전 세계 17개국 54개 비정부기구와 전 유엔 특별보고관 등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에 앞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탈북민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국제법은 북한과 중국이 맺은 조약보다 우위에 있고 강제북송은 인도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과 한국, 영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네팔 등 17개국 54개 비정부기구와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등 국제 인사 7명이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이틀 앞두고 보낸 이 서한은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로 작성됐으며,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를 일관적으로 밝힌 유엔의 여러 기구들과 전문가들의 입장을 근거로 탈북민 송환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이 중심입니다.
서한은 특히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사람들에 대해 반인도 범죄를 자행하고 있지만 중국은 계속 탈북민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억류하고 있다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COI 보고서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탈북민을 강제 송환하는 것을 삼갈 것을 권고했지만 중국은 이행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한은 또 유엔의 주요 특별보고관들이 지난 2021년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비롯해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과 고문방지위원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조약기구들이 탈북민들에 대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적용할 것을 중국 정부에 지속해서 권고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출경입경관리법’과 북한과의 양자조약에 따라 북한 출신 국적자들에게 망명 심의 절차나 임시 신분증을 제공하지 않은 채 강제북송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공개서한을 주도한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전 세계 다양한 단체들이 서한에 동참한 것은 이 문제가 국제사회의 우려 사안임을 분명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희석 /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공동서한에) 강제실종 관련된 국제 네트워크, 그리고 사형제 폐지 관련된 국제 인권 네트워크 통해서 그 네트워크에 가입된 전 세계 NGO들이 많이 동참했습니다. 재중 탈북민 문제가 단순히 한국에서만 보는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 인권계에서 심각한 강제실종이라든가 생명권 박탈 문제로 간주하고, 이에 대해서 중국 정부, 시진핑 주석을 상대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해결해라…”
서한은 특히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있다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공식 슬로건을 빗대 시진핑 주석의 마음과 양심에 호소한다면서 탈북민 강제송환 정책을 공식적으로 종식하고 난민지위 개별 판단 절차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전 세계 57개 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20회 북한자유주간과 탈북 난민의 날을 맞아 22일 세계 20여 개 나라 중국 외교공관 앞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