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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핵무력정책 헌법 명시 ‘상징적’…미한일 강력한 안보협력 지속해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며, 관영 매체들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며, 관영 매체들이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한 것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미국, 한국, 일본이 강력한 안보 협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Putting it in the Constitution is just symbolic. So a way for North Korea to indicate the importance, the vital importance of its nuclear forces to North Korea security, and North Korea's intention to retain those nuclear forces no matter what. But it doesn't change the situation on the ground in any appreciable wa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헌법 명시는 “핵무력이 북한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일이 있어도 핵무력을 보유하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그것이 상황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바꾸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26일과 2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했습니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한 데 이어 헌법에도 명시한 것입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핵보유국으로서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발전을 고도화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이 2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이 2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도 28일 VOA와 영상통화에서 북한이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수사에 불과하며 북 핵 위협의 가속화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헌법에 명기한 내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성명으로 내고 지난해 법령으로 규정한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헌법에 핵무력정책을 명기한 것은 행정적 절차일 뿐이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I would imagine a system like North Korea, everything ultimately can be overturned. So you can imagine, for example, if they ever made a decision to go down another path, they could easily amend the Constitution.”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는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뒤집힐 수 있다”며 “그들이 (비핵화라는) 다른 길로 가기로 결정하면 헌법을 쉽게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방송 정보서비스(FBIS)’에서 북한 언론 분석을 맡기도 했던 사일러 전 분석관은 이번 헌법 개정에 주민 결속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When you see efforts by the regime, to once again, explain the external environment and explain how that justifies the policy decisions the regime is making, there's always a question of whether they're preemptively doing this to shape and control the narrative. So that there's no challenges or doubts whatsoever in the policy, or because the regime feels vulnerable that some people are asking…”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 정권이 외부 환경을 설명하고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려고 할 때, 여론을 형성하고 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런 행동에 나서는 것인지 항상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정책에 대해 도전하고 의구심을 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또는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해 정권이 취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여론을 형성하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2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2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의 여러 조치로 인해 핵 위협이 고조됐지만 헌법 명시가 그 중 하나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As I think back over the last year, I think that the serious developments that have raised the threat level, are really related more to things like pledging an intent to pursue a preemptive strike and the development and showing in the government media, actual prototypes and possible actual tactical weapons that might be used as part of achieving that objective.”

스나이더 국장은 실질적으로 북 핵 위협을 고조시킨 북한의 조치들로 선제타격 의지 공언, 전술 핵무기 언론 공개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한일 해군이 지난 4월 한국 동해상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벤폴드함, 한국의 율곡이이함, 일본 아타고함 등 세 나라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미한일 해군이 지난 4월 한국 동해상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벤폴드함, 한국의 율곡이이함, 일본 아타고함 등 세 나라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가 없다고 다시 밝힌 가운데 미한 동맹의 정책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So the US and the ROK and Japan have to continue to have a strong defense and security cooperation in order to ensure that North Korea understands and the threat or use of nuclear weapons would be fatal to the North Korean government. And I think the Allies have already made that clear. And they'll continue through all of the various mechanisms that they've developed.”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 한국, 일본은 핵무기 위협이나 사용이 북한 정권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국방과 안보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훈련과 미사일 방어 공조 등 이미 마련한 다양한 안보 협력 기제를 통해 협력을 계속하면서 필요시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장기적으로 한반도에서 오판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북한의 위협 고조에 대응해 미한도 추가적 대응을 모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한 동맹은 억지력 강화를 위해 이미 많은 일을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We have made a lot of effort to trying to solidify and strengthen deterrence. But we also have to start thinking long term about how can we get the security environment to be one that is moving in more of a direction of being stable. And it's not, you know, that threats being thrown back and forth and this sort of problem situation that if we get into a crisis, there's a lot more danger of miscalculation misperception.”

그러면서 “미한이 억지력을 공고히 하고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분명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안보 환경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로 위협을 주고 받다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오판의 위험이 훨씬 더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외교적으로 반미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의 외교 전략은 30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이라며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들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자국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궁극적으로 인정받는데 현재 국제 질서 흐름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은 한 번에 한 국가 씩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쿠바, 시리아, 이란 같은 국가들과는 상징적 관계를 맺는데 그칠 것이라며 이런 국가들이 북한에 제공할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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