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처럼 한국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할 능력은 있지만 강력한 미한 동맹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핵무력을 증강할 경우 제한적 도발을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군사 전문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하마스식 기습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물자가 제한된 반면 북한은 한국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problem of course with the with North Korea is they have a lots of ways to cause damage to South Korea that Hamas really only has much more limited supply to cause damage to Israel. You know, North Korea's got something like 7000 artillery pieces, including rocket launchers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many of which can reach into Seoul. And that could amount to, you know, in the first few minutes firing 15,000 to 20,000 artillery shells and rockets.”
베넷 연구원은 10일 VOA 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로켓포를 포함해 수천 문의 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서울까지 도달할 수 있고, 처음 몇 분간 1만5천~2만발의 포탄과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1천100여문의 장사정포를 DMZ 인근 최전방 지역에 배치해 놨고,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정포는 개전 1시간 내에 최대 1만6천 발의 포탄과 로켓탄을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또 특수부대와 드론,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 수단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외부 세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며 얼마나 심각한 보복이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y've got ballistic missiles, so the north could pose a variety of threats and they're watching how the outside world responds to what Hamas did to Israel to see how serious a retaliation there will be.”
앞서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에 기습적으로 수천 발의 로켓포를 쏟아부었고, 패러글라이더와 오토바이 등을 활용해 게릴라전을 펼쳤습니다. 하마스는 민간인까지 납치해 인질로 삼아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오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초기 평가로는 하마스의 기습작전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단시간 내 수천 발의 로켓포 공격에 이스라엘 ‘아이언 돔’(로켓 방어시스템)의 방어 효과는 미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모사드 등 정보기관이 기습 공격 예측에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예상 시나리오로 ‘하마스식 전술’을 활용한 기습 공격을 꼽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그 같은 공격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한국의 대대적인 반격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 2023년 세계 군사력 지수를 보면, 한국은 세계 6위입니다. 세계 최강 미국 1위, 러시아 2위, 중국 3위, 인도 4위, 영국 5위 등 사실상 핵 보유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 강국으로 꼽힙니다. 반면 북한은 경제난에 국방 예산이 줄고, 무리한 핵 개발에 치중하면서 재래식 군사력이 크게 약화돼 올해 순위는 34위를 기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0일 VOA와의 통화에서 강력한 미한 동맹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etween Hamas and Israel, compared to North and South Korea, so you know, yes, of course the North has options for a surprise attack, but I think the North Korea has been extremely cautious about taking any actions that could lead to a general conflict with South Korea, because South Korea so much stronger than the North, especially when you add the US forces and US extended deterrenc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남북한과 비교하면, 물론 북한이 기습 공격 수단을 갖고 있지만 미군과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더하면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과의 전면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행동을 하는 데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미한 정상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 신설과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등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만약 북한 김정은이 자살하고 싶다면, 나머지 가족들과 함께 죽기를 원한다면, 김정은은 한국과 전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핵무기 사용도 포함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북한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North Korea wanted to, if Kim Jong-un wanted to commit suicide, if they wanted to die along with the rest of his family, then he could start a war with South Korea. And that could include the use of nuclear weapons. But the consequence of that would be the destruction of North Korea.”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10일 VOA와의 통화에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And I think it also informs us that our intel systems and the information sharing that we do, it's we gotta stay very strong on that and it serves as a reminder that you can never let your guard down.”
서먼 전 사령관은 “이것은 우리가 정보 공유를 매우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항상 전투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굳건한 미한동맹은 역내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며 철통같이 우리의 안보 공약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And you know, so we gotta keep a strong deterrent to North Korea. And that means that we stay, iron clad and our commitments because in that region the ROK-US alliance is fundamental to keeping the peace.”
그러나 북한이 핵무력을 고도화할수록 미한동맹의 억지력을 무시하고 제한적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핵무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은이 제한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미한 양국은 핵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보복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Meanwhile, the north is also growing its nuclear weapon force, and as that nuclear weapon force gets largely the academic literature says at some point Kim will feel like he has a nuclear shadow.
Where which will allow him to carry out limited attacks, and the South Korea and US will be reluctant to retaliate for fear that that retaliation could escalate into nuclear conflict.”
베넷 연구원은 이어 “그래서 미한 양국은 북한이 제한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더 구체적인 억지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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