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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핵공격잠수함: “조잡하나 무시할 수 없어”


북한은 지난달 9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며 진수식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며 진수식 장면을 공개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지난 9월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기형적인 형태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잠수함이 머잖아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정권 수립 75주년(9.9절)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8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열린 ‘김군옥 영웅함’ (제841호) 진수식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진수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앞으로는 수중에서 적대국을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게 됐다며, 핵잠수함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중방] “일거에 기존 잠수함을 핵잠수함화를 실현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핵 추진 잠수함 건조에 박차를 가햐여…”

미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김군옥함이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최초로 핵무기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y have submarine seems to be able to launch nuclear weapon. Although not yet proven…”

눈길을 끈 것은 잠수함의 특이한 형태였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잠수함 함교탑 뒷부분을 크게 만들어 대형 발사관 4개, 소형 발사관 6개 등 총 10개의 수직발사관을 설치했습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인 서울안보포럼의 정경운 연구기획실장은 대형 발사관 직경은 1.4m, 소형 발사관은 70cm로 추정된다며, KN-23 미사일을 개량한 소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직경 90㎝)과 전략순항미사일(직경 50-60㎝) 탑재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경운 실장] ”앞에 큰 것은 직경이 1.4m 정도이기 때문에 거기에 적당한 것은 KN-23을 개량한 미니 SLBM이 있고, 뒤에 6개 뚜껑 직경은 70cm 정도로, 직경에 50-60 cm 되는 것을 실어야 되는데,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화성-11형이라고 부르는 KN-23 미사일을 개량한 소형 SLBM은 북한이 2021년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600km 정도입니다. 한국 전역을 겨냥한 무기입니다.

전략순항미사일도 북한이 올 3월12일 잠수함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입니다. 최대 사거리는 1천500-2천km로 한국과 주일미군 기지 타격이 가능합니다.

반면 북한이 그동안 잠수함용으로 개발해온 ‘북극성 미사일’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며 진수식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며 진수식 장면을 공개했다.

과거 한국 해군에서 손원일급 잠수함 함장을 지낸 잠수함연구소 최일 소장은 북한이 중형 잠수함으로는 대형 북극성 미사일을 쏠 수 없다고 판단한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ISSUE 1016 WKC ACT4>[녹취: 최일 소장] “대형 SLBM (북극성)을 신포급에서 한번 쏘아보니까, 얘들이 갖고 있는 잠수함으로는 선체가 버틸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핵탄두를 작게 만들어서…”

특이한 것은 또 있습니다.
김군옥함은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겁니다.

로미오급 잠수함(76.6m) 가운데를 잘라 수직발사관 10개를 설치했기 때문에 전체 길이가 85m 정도가 됐습니다.

그러나 잠수함의 직경은 그대로여서 잠수함의 길이와 직경의 비율인 ‘장폭비’ 가 12.7대1 정도 됩니다. 통상적인 잠수함 장폭비는 10대 1 정도입니다.

장폭비가 이렇게 크면 수중에서 기동성과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과 미국에서는 북한이 만든 김군옥 잠수함을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잠수함 공개 후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도 북한의 잠수함을 혹평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에서 30년 간 복무하며 잠수함장을 역임한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수석정책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새 핵잠수함이 “기괴한 겉모습을 하고 있다”면서 “전혀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틴 소장] “It is a bit bizarre in its appearance. I don't think this is going to pose a whole lot of challenge to anybody else.

또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인 ‘워존’(War Zone)은 북한의 잠수함이 기괴하게 생겼다는 뜻에서 ‘프랑켄서브’(Frankensub: 프랑켄슈타인 잠수함)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이 기형적인 모습이라고 해서 그 군사적 잠재력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치와 핵무기 저장고, 핵 시설 등 지상에 있는 거의 모든 핵과 미사일 소재지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 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시 미국과 한국은 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로 이를 삽시간에 파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수함은 사정이 다릅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북한은 김군옥잠수함을 동해 바다 속에 숨겨둘 수 있습니다.

잠수함이 일단 잠수하면 찾아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다시 정경운 연구기획실장입니다.

[녹취: 장경운 실장] ”성능이 떨어진다 해도 물속에 들어가면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협이죠.”

김정은 위원장이 진수식에서 밝힌 것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기존에 갖고 있는 로미오급 잠수함을 모두 핵 탑재가 가능한 전술핵 공격잠수함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9월13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와 함께 인공위성과 핵잠수함 기술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9월 1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둘러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진하는 핵 추진 잠수함 사업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는 그동안 핵잠수함 기술을 외국에 제공한 전례가 없다고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러시아가 자국 기술을 해외에 넘겨준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술 그대로 넘겨준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죠.”

잠수함연구소 최일 소장은 러시아가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해도 북한의 산업 수준으로는 핵잠수함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일 소장] ”러시아가 기술을 준다고 해도 핵 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닙니다. 북한의 산업 인프라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신형 잠수함 건조가 힘들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 5-10년 간 기존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전술핵 공격잠수함으로 개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몇 척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추가로 만들면 문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일 항구에 있던 북한 잠수함이 사라지면 이를 찾아내 감시, 추적해야 하는데 상당히 어렵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Once they got out of port we are unable to find them, very difficult to track them.”

김정은 위원장이 2021년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5대 국방과업 중 하나인 핵잠수함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이 앞으로 남북 군사력 균형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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