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가 북러 군사협력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위협이 과거보다 증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직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북러 군사협력이 동북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해리 해리스 전 대사는 당시보다 북한 위협이 더욱 증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16일 미국 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전직 태평양사령관들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It perfected its targeting in my opinion through repeated use of shot-range ballistic missiles and refined these technologies. And now it’s partnered with Russia.”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반복적으로 발사하고 이러한 기술을 개선함으로써 목표물을 타격하는 기술을 완성했다”며 북한이 전략 미사일 능력, 탄도미사일 역량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이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이 우주 야망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협력에 나선 미한일 정상이 이러한 북한 위협 증대를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3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연 것은 상징적인 의미 뿐 아니라 실질적인 의미도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확장억제 계속 강화해야… 전술핵 재배치는 실수”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Our allies don’t trust the U.S. enough on extended nuclear deterrence. I think we were better in the past few years than we were before, and that matters because when they lost that trust, when they believe that we’re not going to extend our nuclear deterrent to them, that’s when they will proliferate and build their own nuclear weapons. So you can’t blame them for that.”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동맹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수준이 몇 년 전보다 낫다면서도 “만약 그들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 그때가 자체적인 핵무기를 만들고 확산하는 때로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동맹인 일본, 한국, 호주 등에 확장억제 공약을 지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핵 폭격기,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등 미국의 3대 핵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관련해 지난 7월 미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에 대해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I think it is a mistake to put nuclear weapons, American nuclear weapons, tactical nuclear weapons on the Korean peninsula or in Japan or in the Philippines.”
해리스 전 대사는 “합리적인 이유로 한국에서 (전술핵을) 철수 시켰다”며 “우리가 그 곳에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괌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한반도나 일본, 필리핀 등 외국 땅에 전술 핵무기를 두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확인하며 미한 간 확장억제 확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한일 관리들…북러 무기거래 우려해야”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VOA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우려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위험한 변화는 러시아와 북한이 우선순위를 일치시켜 간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Both are arming, for its part, you know, Putin, for his part, he's trying to sustain a war. he sees value in that. Kim Jong un is trying to enhance capabilities in the conventional and WMD round. Both are openly confronting the international order and defining it and rejecting its basic fundamentals. And both are seeking to justify their actions by demonstrating some emerging bloc.”
사일러 전 분석관은 “두 나라 모두 무장 중”이라며 “푸틴은 전쟁을 지속하려 하고 김정은은 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두 나라 모두 국제 질서에 공공연히 맞서면서 그 기본 원칙을 거부하고 있으며, 새로 떠오른 연합을 과시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다만 북러간 밀착은 아주 초기 단계로 되돌릴 수 있다며, 특히 중국 등과의 강력한 외교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도 북러의 군사 협력에 대해 “확실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미한일 국가 안보 관리들이 확실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It's hard to overstate the degree to which the war in Ukraine has fundamentally changed Japan's security perspective and the perspective of the Japanese public. And this only adds to it.”
존스톤 석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본 정부와 국민의 안보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이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러 협력은 이런 관점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고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은 일본의 국방력 강화 추세를 증폭시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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