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단하고 북한은 탈북민에 대한 고문 등 인권 유린 행위를 중단하라고 태영호 한국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들이 촉구했습니다.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이들은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서 북송 위기에 내몰린 탈북민들을 구출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북한자유연합 등 북한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16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녹취: 구호 소리] “Stop forcible repatriation! Stop forcible repatriation! Stop forcible repatriation! 강제 북송을 당장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집회 참가자들은 ‘시진핑은 한국인 살해를 멈추라(Xijinping stop killing Koreans)’ ‘중국은 탈북민 북송을 멈추라(Stop China sending back North Korean defectors!)’ 등의 구호가 쓰인 피켓을 들고 중국 정부에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중국이 중국 내 억류 중이던 탈북민 수백 명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강제 북송했다고 말했습니다.
태 의원은 이날 집회에서 “오늘 우리 모두는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지난 몇 주간 중국 정부는 탈북민 수백 명을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얼마나 많은 탈북민이 중국 감옥에 구금돼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의원] “Today we are all here to express our strong protest and want to urge the Chinese government to stop its forcible repatriation of North Korean refugees and defectors back to North Korea. It is reported that in the last few weeks, Chinese government has deported and repatriated several hundreds of North Korean defectors back to North Korea, and we are not quite sure yet how many more North Koreans are still detained in Chinese prisons.”
복수의 북한 인권 단체와 탈북민 가족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일 밤 수백 명의 탈북민들을 북중 접경지역을 통해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강제 북송된 탈북민의 구체적인 숫자는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다수의 북한 주민이 중국 동북3성 지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태 의원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히틀러의 유대인 학대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태 의원은 “우리는 (북중) 두 나라 모두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 공식 기소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하는 것은 (나치)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추방한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 의원] “We are very well aware that and in both countries, defectors who were forcibly repatriated back to North Korea, they would face the torture arbitration, even official prosecution inside North Korea. Forcible repatriation by Chinese government back to North Korea is really this similar like Hitler's deportation of Jews back to concentration camps. Silence is the dead. We should raise our voices to officially protest.”
태 의원은 이어 “침묵은 죽음”이라며 “우리는 소리 높여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유엔난민협약 및 의정서와 고문방지협약의 당사국입니다. 유엔난민협약은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난민을 추방하거나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문방지협약 또한 “어떤 당사국도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다른 나라로 개인을 추방ㆍ송환ㆍ인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한 양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계속된 강제 북송 중단 촉구에도 최근 수백 명의 탈북민을 강제 북송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에는 이른바 ‘탈북민들’이 없다”며 중국 정부는 탈북민 문제에 대해 “항상 책임 있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태 의원은 최근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요청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도 중국의 강제 북송 중단 압박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태 의원] “So this shows that South Korea alone cannot stop this forcible repatriation. American government should help us to join in this campaign and urge Chinese government to stop it. We are standing in front of White House now. I want to appeal to President Biden and American government as well to join us, urge Chinese government to stop this forcible repatriation.”
태 의원은 또 지난주 VOA 보도를 통해 강제 북송 사실이 알려진 김철옥 씨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서 김 씨 구출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했던 지난 1998년 열다섯 살의 나이에 중국에 팔려가 자신보다 서른 살가량 많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딸을 낳고 살다가 지난 4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25년 만에 강제 북송됐습니다.
[녹취: 태 의원] “우선 저는 그 국제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저는 해야 된다. 그래서 각국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이 문제를 좀 크게 떠들어서 중국 정부가 최소한 그 김철옥 씨에 대해서 북한에 그를 처형하거나 뭐 수용소에 보내지 말라고 중국이 요구하게 하고, 또 북한도 이제 그를 처형하거나 수용소에 보내지 않도록, 결국은 외부에서 이렇게 캠페인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NKFC) 의장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은 “매우 끔찍한 상황이고, 이것은 가족에 관한 일”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한 일은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며,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t's a horrible situation and this is about families. And what Xi's done is inhumane, barbaric and illegal.”
숄티 의장은 또 “우리는 (강제 북송에 관련된) 이들을 제재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국과 우리(정부)가 그렇게 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We need to sanction them and hold them accountable. And South Korea needs to do that. We need to do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that. And I also believe long term, we need to boycott China. We should boycott China. I know that's hard. Everything's coming from China, but we need to boycott China until they end this cruel action taking.”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보이콧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중국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어렵다는 건 알지만, 중국이 이 잔인한 행위를 멈출 때까지 보이콧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캠페인과 함께 미한 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중국이 반인도적인 강제 북송 행위를 멈추도록 중국 상품 보이콧 등 경제적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날 집회에는 최근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김모 씨의 고모 김 에스더 씨도 참석했습니다. 김 씨는 탈북민들의 구출을 위해 미한 양국이 좀 더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 에스더 씨는 “한국 헌법에 따르면 탈북민들도 한국 국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고 외교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나서서 이 무력한 탈북민들을 구출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에스더] “Korean Government should have been more active and more diplomatically effective to negotiate with China to rescue those helpless NK escapees, because they are also Korean citizens according to the Korean constitution.”
한국의 탈북 여성 단체인 뉴코리아여성연합의 북한 여군 출신 이소연 대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인권 침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탈북을 시도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극심한 박해를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이소연 대표]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그 안에서 한국으로 가려고 했다, 탈출을 시도했다라는 것 하나 때문에 정치범 수용소에 가서 평생 나오지 못하고 갖은 고문과 폭행과 또는 성폭행과, 정말 먹고사는 것조차 해결이 안 돼서 정말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려야 될 것이고요.”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행사 말미에 “중국은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고 영어와 한국어로 반복해 외쳤습니다.
이들은 중국이 탈북민 강제 북송을 멈출 때까지, 그리고 북한이 북송된 탈북민에 대한 박해를 중단할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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