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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등 북한인권 다룬 영화 제작 증가…장르·소재도 다양화


24일 영국 런던 중심가 '커즌 시네마(Curzon Cinema)'에서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 김성은 목사 제공.
24일 영국 런던 중심가 '커즌 시네마(Curzon Cinema)'에서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 김성은 목사 제공.

탈북민 강제북송 등 북한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 제작이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장르와 소재도 다양화되면서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4일 영국 런던의 중심가인 커즌 시네마(Curzon Cinema)에서 열린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

[녹취: 영화 트레일러]

두 탈북민 일가족의 목숨을 건 탈출과 엇갈린 운명을 생생하게 그린 이 영화의 제작진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자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냅니다.

[녹취: 관객들 박수 소리]

선댄스 영화제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 등을 수상한 이 영화는 이번 주 영국의 킹스컬리지 등 3곳에서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중 한 장면. 사진 제공 = Fathom Events.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중 한 장면. 사진 제공 = Fathom Events.

영국의 ‘BBC’ 등 유명 방송국들과 ‘가디언’ 등 언론 매체들은 앞다퉈 주인공 중 한 명인 탈북민 엄마 이소연 씨와 탈북민을 구출하는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를 인터뷰해 크게 보도했습니다.

10여 개 언론 매체와 인터뷰했다는 김 목사는 탈북민 구출을 펼친 20년 이상의 기간에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많이 놀랐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그러나 할 정도로 사람들이 너무 울어서 제가 다 미안하더라고요.”

제작진은 이 영화가 탈북민 참상을 폭로할 뿐 아니라 아들을 향한 모성애, 3대에 걸친 가족 사랑, 북송 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아들에 대한 죄책감과 눈물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이 영화는 이미 이번 주 미국에서 개봉돼 언론 매체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맥스 부트 씨는 20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X’에 “비욘드 유토피아는 영웅적인 한국인 목사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 스릴러로,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영화”라고 호평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꼭 보라고 추천했습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X에 북한 관련 일을 많이 하지만 “비욘드 유토피아 같은 강렬한 영화는 본 적이 없다”며 친구들과 이 영화를 볼 것을 추천했습니다.

[차 석좌] “I do a lot of North Korea and have never seen such a powerful film @BeyondUtopiaDoc before. Go see it. Take your friends. All of you @BLACKPINK Blinks and @BTSW_official learn about what the other half of Koreans must endure.”

차 석좌는 한국의 세계적인 아이돌 스타인 블랙핑크와 BTS의 X 계정을 링크하며 “한국인의 나머지 절반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배워보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조현동 대사가 지난 17일 이 영화의 프로듀서인 수미 테리 전 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 등 “용기 있는 비욘드 유토피아 제작진과 출연진을 만났다”며 “북한 인권 문제의 참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 “Amb. Cho connected with the courageous Beyond Utopia crew and cast today. Brace yourself for a documentary that vividly captures the stark reality of human rights issues in North Korea. Find your nearest theater,”

영국에서 막 홍보 행사를 마친 테리 전 국장은 27일 VOA에 영화라는 매체의 강력한 힘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국장] “These films have the power to reach many, many more people, ordinary people, the Americans, the foreigners, the Europeans, the English. By watching a film, they understand what is happening in North Korea. So, it increases their awareness on the humanitarian crisis that is unfolding in North Korea.”

“이런 영화들은 미국인, 외국인, 유럽인, 영국인 등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리 국장은 그러면서 “영화를 보면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며 “ 따라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과 지도자 등 기괴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언론 매체 보도에 익숙한 청중에게 북한 주민들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선 이 영화 외에도 지난 21일 북한인권 뮤직토크콘서트를 통해 올해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SLIFF)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영화 ‘엄마의 낯선 땅’이 상영됐고 25일에는 세계 최대의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영국본부에서 ‘유돈노우(You Don’t Know)’가 상영됐습니다.

영화 ‘유돈노우’는 특히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과거 항일운동 때 불렀다는 ‘자유가’를 서두에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도 배워서 익숙한 이 노래의 자유를 왜 북한 주민들은 누리지 못하는지를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이용남 감독은 27일 VOA에 영화가 주는 독특한 힘이 있다며 최근 1~2년 사이 북한 주민들의 삶과 인권을 다룬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용남 감독] “최근에 나오는 북한인권 영화들을 보면 다양한 장르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고. 이런 다양한 영화 장르의 외연 확장이 북한인권에 대한 기존의 증언 중심이나 분노, 공포, 연민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그분들 삶의 여정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또 크게 담론화할 수 있는 문제를 다루는 등 다양화되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상영회를 개최했던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다룬 일본 영화 ‘트루 노스(True North)’는 애니메이션 장르이고, 탈북민 허영철 감독이 동료 100여 명의 탈북민과 제작 중인 영화 ‘도토리’는 정통 극영화입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첫 상업 애니메이션 영화 ‘트루 노스(True North)’의 한 장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첫 상업 애니메이션 영화 ‘트루 노스(True North)’의 한 장면.

장르뿐 아니라 영화의 소재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18일 ‘유돈노우’ 2편 격인 영화 ‘행복의 발견’을 공개하는 이 감독은 “첫 편이 북한의 진실을 알리는 내용이었다면 2편은 탈북민들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겪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용남 감독] “지금 유돈노우는 3부작입니다. 올해 만든 영화가 두 번째입니다. 창 하나로 볼 수 있는 진실이 있고 또 다른 조금 더 넓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또 다른 진실이 있지 않습니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어떻게 이곳에서 행복을 찾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어서 ‘행복의 발견’이란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최근 열린 북한인권 영화 상영회를 기획했던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과거와 달리 최근 제작되는 북한인권 관련 영화에는 영국인 등 외국인들도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지현 씨] “2019년 이전에 나왔던 탈북민 관련 영화는 너무 아픔만 그리다 보니까 사람들이 접하는데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새롭게 만드는 영화는 필름 에세이처럼 만들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의 아픔과 함께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살아가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는 영화라서 영국인들한테도 많은 질문을 해소하도록 하는 영향을 줍니다.”

김성은 목사도 관객들의 눈물과 큰 호응을 보면서 영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을 알리려는 노력이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잔잔한 물가에 돌을 던지면 그 파장이 이렇게 일어나듯이 영화는 한 편이었지만 북한에 대한 여러 문제들이 파장을 일으키는 느낌? 제가 생각했던 그 어떤 것보다 파괴력이 큰 것 같아요. 그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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