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양국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 유포 등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미국은 일본과도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알렌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및 공보담당 차관과 홍석인 한국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일 서울에서 ‘한미 공공외교 협의’를 열고 최근 인도 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증가하고 있는 해외의 정보 조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두 차관은 이러한 위협에 양국이 공동 대응하는 데 강력한 기반이 될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국무부 보도자료] “The Under Secretary and the Deputy Minister also discussed enhancing cooperation on countering 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an increasing threat in the region, and globally. At the conclusion of the dialogue, Under Secretary Allen and Deputy Minister Hong signed a 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 that will serve as a strong foundation for both countries to work together against this threat.”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양해각서 체결의 의미를 묻는 VOA의 질의에 “외국의 정보 조작은 국경을 초월한 초국가적 문제이자,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자유롭고 개방된 정보의 진실성을 확보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가진 모든 국가들이 함께 동참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MOU 체결은 외국의 정보 조작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협력과 공통의 접근, 상호 강화된 정책 솔루션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 인식의 명백한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is a transnational problem and threat to our national security that doesn’t adhere to international borders. Securing the integrity of a free and open information environment is a shared responsibility that all like-minded countries need to join in together.
The signing of this MOU is an unmistakable expression of our shared recognition that 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is a national security threat, and one that we can counter most effectively through cooperation, common approaches, and mutually reinforcing policy solutions.”
그러면서 “이번 MOU를 통해 미한 양국은 외국의 허위 정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공동의 접근법을 개발하고, 이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역내 및 전 세계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외국의 정보 조작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MOU will enable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to develop a shared approach to better understanding foreign disinformation and to build collaborative mechanisms to counteract this threat. It also provides a basis for engaging with other like-minded nations within the region and globally to counteract 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앞서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들은 해외의 정보 조작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었습니다.
3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해외 정보 조작과 감시 기술의 오용이 제기하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인식하면서 우리는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노력을 조율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보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윤 대통령]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법의 지배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유가 공존하는 방식이며, 의회민주주의에 의해 뒷받침됩니다.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 국가정보원은 중국 업체 등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해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언론홍보업체 ‘하이마이(Haimai)’와 ‘하이준(Haixun)’은 정상적인 한국 내 언론사 사이트로 위장하기 위해 언론사명·도메인을 실제 지역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한 뒤 한국 언론사 기사를 무단으로 게재하며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했습니다.
정체가 불분명한 또 다른 한 곳은 해당 사이트들과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인 뉴스와이어를 활용해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 ‘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등 친중·반미 콘텐츠를 유포해 한국 내 여론 조성에 악용하기도 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이어 “(구글 클라우드 자회사인 글로벌 사이버 보안기업) ‘맨디언트’의 ‘중국의 영향력 활동’ 보고서에도 이번 활동과 유사한 사례가 있다”면서 “중국의 국내 사이버 영향력 확대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 글로벌관여센터는 지난 9월 발표한 ‘중국이 글로벌 정보 환경을 재편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은 국제 정보 환경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다양한 기만적이고 강압적인 방법들을 사용한다”며 “중국의 정보 조작은 선동과 허위 정보, 검열을 통해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를 방치할 경우 중국의 정보 조작 노력은 글로벌 정보 지형을 재편하고, 편견과 격차가 생겨 각국이 경제와 안보 이익을 중국에 종속시키는 결정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글로벌관여센터 보고서] “The PRC employs a variety of deceptive and coercive methods as it attempts to influence the international information environment. Beijing’s information manipulation spans the use of propaganda, disinformation, and censorship. Unchecked, the PRC’s efforts will reshape the global information landscape, creating biases and gaps that could even lead nations to make decisions that subordinate their economic and security interests to Beijing’s.”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30일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겨냥해 점점 더 기만적인 온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매콜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은 악의적인 의도를 퍼뜨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틱톡만이 민주주의에 대한 유일한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입니다.
미국 내 사용자만 1억5천만 명에 달하지만, 틱톡이 사용자 정보를 중국에 넘기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서 퇴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매콜 위원장은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정보) 조작 노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고 이런 종류의 침략을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매콜 외교위원장] “I condemn the CCP’s increasingly deceptive online campaigns targeting the U.S. and other countries. The CCP has made clear it will use every tactic to spread its malign intent. TikTok is not the only threat to democracy. The Biden administration must stay vigilant against Beijing’s manipulation efforts and not tolerate this kind of aggression.”
한편 앨런 차관은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해 외무성 관리들과 악의적인 해외 정보 조작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공동 대응 노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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