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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서 ‘아시아판 나토 결성 검토’ 법안 발의…전문가들 “아직 비현실적”


마이크 롤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크 롤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미국 하원에서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나토 같은 집단 방위 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나토와 같은 동맹 결성은 아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공화당의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같은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13일 의회 기록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발의된 법안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상황을 분석하고 미국과 역내 파트너 간 나토와 같은 연합체 결성이 중국과 북한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도록 했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롤러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 초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한국, 일본, 타이완을 방문했다”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만남에서 역내 전체에서 중국의 침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이 부각됐다”고 말했습니다.

[롤러 의원] “Our meetings with partners and allies underscored the growing concern over China’s aggression throughout the region. Our adversaries - China, Russia, Iran and North Korea - have forged an unholy alliance to disrupt and destabilize the globe. It’s crucial that the democracies of the region and world work in unison to combat this rising threat.”

이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우리의 적들은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불순한 동맹을 맺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런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집단안보 협정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격을 억제하고 민주주의 세력을 보호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이 중요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 계속 대화하고 동료 의원들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롤러 의원] “A collective security agreement has the potential to deter aggression and protect the forces of democracy in the Indo-Pacific,” concluded Congressman Lawler. “I look forward to continuing the dialogue with our partners and working with my colleagues to get this important legislation passed.”

미국은 2차 세계 대전 후 당시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 나토를 결성했습니다. 특히 ‘나토 집단 방위 조약 5조’에 입각해 회원국 일방이 공격당하면 이를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하는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등과 양자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와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를 결성한 데 이어 미한일 3국 안보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나토와 같은 강력한 집단 방위 체제 구축은 아직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미국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13일 VOA에 “아시아에서 나토와 같은 주로 중국을 겨냥한 다자 안보 동맹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성이 낮고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잠재적 파트너 중 어느 나라도 중국과의 다른 중요한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과 공식적인 다자 협정을 통한 동맹을 맺어 정치적, 군사적으로 중국에 맞설 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A NATO-like multilateral security alliance in Asia, directed primarily at China, is unlikely and unrealistic for the foreseeable future. None of the potential partners to the United States is willing and able to politically and militarily ally itself against China in such a formal multilateral arrangement with the U.S. given other important equities each has with the PRC. There would also be concern in allied partner capitals that a formal regional security alliance could/would dilute U.S. commitments under longstanding bilateral treaties.”

랩슨 전 대사대리는 또 “공식적인 역내 안보 동맹은 오랜 양자 조약에 따른 미국의 공약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맹 파트너 국가들 사이에서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이 역내 안보 우려와 이해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수단으로 오커스나 미한일 3국 협력 같은 소위 '미니 양자' 관계를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데 계속 집중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Best bet would be for the U.S. to continue with its focus of incrementally building out the so-called “mini-laterals” (e.g., AUKUS, US-RoK-Japan trilat cooperation, etc.,) as a more realistic and pragmatic means to address its security concerns and interests in the region. It will be important for the US not to overreach with its allies and partners as the Republican-proposed legislation would do.”

그러면서 “공화당 의원이 제안한 이 법안처럼 미국이 동맹국 및 파트너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아시아에서 나토 같은 동맹이 결성되면 중국과 북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지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관계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인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나토 같은 강력한 안보 동맹을 맺을 만한 국내 여론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나토는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모든 회원국이 방어에 나서는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아시아의 상황을 보면 지도자들이 그런 조약을 맺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일본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한국을 방어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도 중국과 일본이 충돌할 경우 일본을 방어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 think it would be effective, but unfortunately, I don't think it's feasible right now. Because under the NATO's structure, all of the countries commit to defend each other in case any one of them is attacked, but the conditions in Asia just don't make it possible for the leaders to make that kind of a treaty commitment… for example, Japan is not willing to pledge to help defend South Korea if it's attacked by North Korea, and Korea is not willing to commit to defend Japan if there's a conflict between China and Japan…maybe over time, that will develop, um, as the, you know, trilateral alliance becomes stronger. But right now, I just don't think the. It's just not possible from a political standpoint.”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미한일 3국 관계가 더 강해지면서 (나토 같은 안보 동맹이 결성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정치적 관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시아에도 나토와 같은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미국 내 견해는 소수라며 “대부분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Most people don't see the need for a NATO-like alliance that strong. But I think most people see a need for a partnership...I think it will take quite a while to become a strong alliance, but to become a looser alliance, I think that could be done in the near term... We cooperate together. We do lots of exercises together. We share information. We haven't made a formal alliance because politically, that would be difficult.”

이어 “(나토와 같은) 강력한 동맹이 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느슨한 동맹은 단기간에 결성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한국, 일본의 경우 “정치적으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동맹을 맺지는 않았지만 안보 측면에서는 꽤 좋은 파트너십”이라 미국은 아시아에 이런 수준의 안보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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