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미사일 등을 다루는 특수 병력의 복무기간이 최대 13년에 달한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북중 국경지역의 철책과 장벽이 더 확대돼 국경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새 CIA 정보 보고서에 담긴 북한 관련 내용을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CIA는 최근 갱신한 ‘월드 팩트북’에서 북한군의 복무기간이 5~13년으로 다양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23년 기준 전투 부대 병사의 복무기간은 최대 10년이고, 미사일을 다루는 전략군 등 특수 부대의 복무기간은 최대 13년(여군 7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CIA 월드팩트북] “17 years of age for compulsory military service for men and women; service obligation varies from 5-13 years; reportedly up to 10 years (7 for women) for those serving in combat units and 13 years (7 for women) for specialized combat units, such as missile forces (2023)”
이는 병과와 관계없이 현역병 복무기간이 18개월인 한국 육군 병사의 거의 9배 수준입니다.
17세에 전략군으로 입대했다면 청년기를 모두 군대에서 보낸 뒤 30세가 돼야 제대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망명한 뒤 지난 2010년 타계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과거 워싱턴을 방문해 가진 강연에서 북한 군인들을 현대판 노예에 비유했었습니다.
[녹취: 황장엽 전 비서] “군대는 원한의 뼈에 사무쳐 있습니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10년, 13년씩 나가서 김정일을 위해 죽는 연습 하다가 끝나게 되면 또 탄광 등에 보내 또 그 생활 하게 하고. 일생을 망치게 한다고. 이보다 더 큰 인권 유린이 없어요.”
CIA는 전략군 등 특수 병력의 장기 복무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하는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영하는 부대라는 점이 주목됩니다.
앞서 ‘데일리 NK’ 등 일부 대북 매체들도 지난해 북한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비전투단위 남성들은 복무기간 7년, 전투단위는 10년이지만 대체로 전략군을 의미하는 특수 병종은 최대 13년까지 복무하는 형태로 변화됐다고 전했었습니다.
CIA는 16세에서 54세 사이의 북한 남성 중 20%가 군 복무 중이고 예비군이나 준군사부대를 제외하면 18세에서 27세 사이 남성 중 최대 30%가 군에 복무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여성은 군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추산치도 소개했습니다.
북한의 군사비 지출에 대해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20~25%를 차지했으며, 북한 정부가 지난해 국가 지출의 약 16%를 국방비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10년대와 2020년대 북한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를 포함한 불법 활동에 점점 더 의존하여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IA 월드팩트북] “between 2010 and 2019, military expenditures accounted for an estimated 20-25% of North Korea's GDP annually; in 2023, North Korea announced that it would spend nearly 16% of state expenditures on defense; North Korea in the 2010s and 2020s has increasingly relied on illicit activities — including cybercrime — to generate revenue for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to evade US and UN sanctions.”
아울러 김정은 정권이 북중 국경 지역 경비도 계속 강화하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북한은 국경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 철조망, 장벽, 감시초소를 새로 설치하거나 개량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국경 보안을 강화한 것은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꾸준히 확인돼 왔습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5월, 2019~2023년 초까지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와 함께 북한 국경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최소 489km에 걸쳐 철조망과 콘크리트 장벽, 이중 울타리 등이 새로 설치됐거나 확장됐다고 전했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팬데믹을 빌미로 통제 강화를 위해 국경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철조망과 초소가 대폭 늘어난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CIA는 구체적인 기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수만 명의 북한 주민이 체포, 투옥, 추방(북송)의 위험을 무릅쓰고 기근, 경제적 궁핍, 정치적 억압을 피해 1천 40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갔다”고 지적해 사실상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의도 등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북한 인구는 2023년 기준 2천 600만여 명으로 5천190만 명인 한국 인구의 절반가량, 수도 평양의 인구는 315만 명으로 998만 명인 서울 인구의 3분의 1 정도로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남북 모두 저조한 출산율로 인구 증가율은 북한이 지난해 기준 0.4%로 세계 162위, 한국은 0.23%로 174위에 그쳤습니다.
북한의 영아 사망률은 지난해 기준 인구 1천 명당 16.2명으로 2년 전의 22.42명에서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았고, 한국은 1천 명당 2.8명으로 선진국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또 북한인들의 기대수명은 지난해 기준 72.9세로 한국의 30년 전 수준에 그쳤습니다.
한국인들의 기대수명은 지난해 기준 83.2세, 특히 여성은 86.4세로 나타났다고 CIA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의 기대수명은 세계에서 15번째로 길며 북한은 151위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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