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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보기] 북한인권박물관


[탈북민의 세상보기] 북한인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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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북한인권정보센터에 한국 최초로 북한인권박물관 상설 전시실이 마련됐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요.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개입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북한인권박물관'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북한인권정보센터에 한국 최초로 북한인권박물관 상설 전시실이 마련됐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요.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개입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북한인권박물관’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영상 현장음]

북한인권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 가운데 한 영상 전시물에서 탈북민 강철환 씨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박물관은 북한인권정보센터 3층에 조성됐는데요. 20여 년 동안 북한인권 침해 사례를 기록해 온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박물관을 조성하게 된 취지는 무엇일까요? 북한인권박물관을 담당하는 안하영 연구원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안하영 연구원] “2003년부터 북한인권정보센터라고 북한 인권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복원하고 또 피해자분을 지원하는 일을 지속해 왔는데 이 목소리들을 대중에게 더 많이 알리고 더 북한 인권 개선에 많은 분이 참여하셨으면 좋겠기에 박물관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인권박물관이 현재 진행 중인 북한 인권 침해를 알리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공간은 박물관 전시뿐만이 아니라 조사하는 공간도 옆에 함께 있고, 연구원이 활동하는 공간이 같이 있고요. 또 옆에는 시민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공간도 함께하고 있어서 이 모든 전체를 박물관의 한 형태로 지향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그동안 수집한 인권 침해 증언 자료와 더불어 탈북민과 한국 시민이 기증한 매체 자료와 기록도 볼 수 있는데요.

[녹취: 안하영 연구원] “처음은 북한인권정보센터가 20년 동안 수집하고 기록해 온 것 중에서 일부를 전시하는 아카이브 섹션인데요. 하나원에 들어가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부터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언론에 나왔던 신문 인터뷰 자료들이나 그런 것들도 기록한 거를 보관하고 있고요. 저희가 또 수집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탈북민분이 직접 한국에 오셔서 수기를 쓰시면 그런 것들도 다 수집해서 인권 침해 사례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어서 그런 모든 기록 자료를 다 보관하고 그중에서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소에는 8만 6천여 건의 인권침해 사례와 5만 5천여 건의 인물 기록이 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중 일부를 공개하고 있고요. 그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니 탈북민들의 증언 영상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녹취: 안하영 연구원] “북한에서는 저희처럼 일상적인 말을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말 반동으로 될 수 있는, 자유롭게 말을 표현하지 못하는 현실을 증언으로 전시하고 있는 섹션입니다. 그래서 다섯 분의 북한이탈주민분이 직접 경험하신 사례나 가족의 이야기나 들었던 얘기를 직접 증언해 주는 섹션입니다. 많은 북한 인권 관련한 일들이 대중분이 뉴스나 미디어로 많이 접하고 계시는데 저희는 이 공간을 통해서 경청할 공간을 조성하고 싶었어요. SNS나 유튜브나 이런 곳에서 보는 거는 금방금방 지나가는 하나의 정보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증언을 경청하는 마음으로 들어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현실을 시사하는 섹션이기도 한데요. 다섯 명의 탈북 증언자 가운데 탈북민 현향 씨를 만나 어떤 마음으로 전시에 참여하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현향 씨] “2014년에 북한에서 탈출했어요. 저는 제가 경험한 경험과 목소리를 기증했죠. 뭐 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요. 남한에 와서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살기 위해서 많이 하고 있지만 남북한에 제가 처한 상황들을 알림으로 인해서 우리 한반도 문제 거창하겠지만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제가 북에서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는 거 그거밖에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한 번에 나오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현향 씨는 북한에서 어렸을 적 자신이 겪었던 인권침해 중 한 사례를 전했는데요.

[녹취: 현향 씨] “제가 어릴 때부터 쓰던 일기장을 소각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 역시 인권 침해의 한 종류가 아닌가 생각해요. 일기장이라는 게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그대로 적는다고 선생님께 배워서 적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제 생각을 계속 적는 반복적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었던 거죠. 어느 날 갑자기 거기에 아무도 모르는 내 생각을 계속 적고 있더라고요. 근데 그거를 친구들이 보고 저희 어머니한테 고자질한 거예요. 그래서 어머니한테 혼났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느꼈습니다. 여기서는 내 생각을 마음대로 종잇장 위에도 옮길 수 없는 사회구나, 내가 학교에서 있는 그대로 쓰라고 배웠던 거는 그냥 배움에 불과했구나, 실제 생활에서는 적용되지 않다는 걸 느껴서 그때 두꺼운 책 몇 권을 울면서 소각했던 기억이 나요.”

더불어 현향 씨는 북한인권박물관을 통해 북한 현실을 관람객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길 바랐고요. 그다음 공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음성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마련됐습니다. 다시 안하영 연구원입니다.

[녹취: 안하영 연구원] “여기는 챕터 1 공간 중의 하나인데 아시아 프레스라는 북한 전문 매체에서 기증해 주신 자료를 보여드리고 있어요. 음성 자료인데요. 2013년대에 북한 주민과 직접 통화한 기록을 기증해 주셔서 그 통화 내용을 들어보실 수 있고, 그 내용은 북한에서 10대 원칙이라고 하는 2013년에 한 번 개정이 되었는데 그런 것과 관련해서 북한 주민과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 하나가 있고, 하나는 2013년 당시에 북한의 감시 검열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인터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투리도 저희랑 다른 것도 있고 용어도 생소한 것도 없지 않다 보니까 자막이랑 같이 들으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특별전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탈북민 선무 작가가 그린 ‘봄의 강산’과 임진강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기록한 작가의 글이 선보여지고 있었고요. 그 옆에는 여러 개의 스피커가 설치된 사운드 아트 작품이 있습니다. 김영섭 작가의 설치 작품으로 통제되고 억압받는 현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고요. 특별전을 지나 두 번째 공간으로 가니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북한의 현실에 주목하는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녹취: 안하영 연구원] “1990년대 후반부터 많은 외부 정보가 북한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래서 저희는 밖에서 들어간 말들이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어떤 생각이나 습관이나 그런 것들을 변화시키고 있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외부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이런 거를 알리고 싶어서 이 섹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민복 선생님이라고 북에서 쓰셨던 일기 중에 하나를 기증해 주셨어요. 북한에서 이분도 삐라(전단)를 보고 탈북하셨던 분이세요. 그래서 본인도 그런 정보를 보고 탈북하셔서 지금 한국에 오셔서 이 일을 하시고 계시는 의미가 있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이민복 씨의 생활 수첩과 함께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는 여러 미디어 매체가 전시되고 있고요. 이렇게 전시실에는 탈북민들이 기증한 물건과 익명으로 기증해 준 라디오, 이동식 저장 장치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인권박물관을 운영하는 그 소감은 어떨까요?

[녹취: 안하영 연구원] “처음으로 상설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는 데에 작은 공간이지만 보람을 두고 있고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이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워낙 북한이나 인권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실 수 있도록 풀어내려고 노력했고 실질적으로 이런 북한 인권 활동들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느낄 수 있는 전시물도 있어서 관심을 가지는 게 되게 중요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후기도 많이 남겨주셔서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는 북한 인권에 관심 있어 찾아왔다는 한 대학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최승빈 학생입니다.

[녹취: 최승빈 학생] “고등학교 때도 인문계 학생들을 모아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에 관한 정식은 아니지만 소논문을 제작한 경험이 있고요. 평소에도 북한 관련 뉴스는 나올 때마다 찾아보는 편인 것 같습니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생각하면서 북한 자체에 관한 관심이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북한으로 유입되는 위장 성경과 삐라(전단) 전시물이 인상 깊었는데요. 표지가 ‘경외하는 김정은 동지의 백두산 혈통은 어떻게 완성되는가’로 숨겨져 있고 펼쳐보면 성경이 나오는 책인 것 같은데 억압 속에서도 진실을 추구하려는 몸부림처럼 느껴져서 인상 깊었습니다. 80~90년대 이후에 태어나신 분들은 북한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그 이전 세대와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와서 북한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고 또 한반도에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것이 맞는지에 관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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