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이 20억 달러를 넘어서며 코로나 사태 이전의 82%까지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대북 제재 본격화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이 22억9천538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1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20억350만 달러어치를 수입하고, 2억9천189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습니다.
양국 교역액이 2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 한 해 북중 교역액은 전년(10억2천772만 달러) 대비 123% 증가했고,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27억8천902만 달러) 대비 82%까지 회복했습니다.
북중 교역액은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지난 2020년 5억3천906만 달러로 급감했고, 이듬해인 2021년엔 약 2억 달러 줄어든 3억1천804만 달러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이후 2022년 1월부터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서 2022년 양국 교역액은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긴 10억2천772만 달러로 반등했고, 지난해엔 가발과 속눈썹, 인조 수염 등 저가의 인조 모발 가공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2016년 양국 간 교역액은 53억7천272만 달러로,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28억3천344만 달러어치를 수입했고, 25억3천928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었습니다.
지난해 교역액은 2016년의 43% 수준에 그칩니다.
대북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북중 교역액은 24억3천80만 달러로 전년의 48%로 반토막 났고, 2019년 이후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양국 간 교역액은 더욱 급감했었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18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전반적으로 2023년 북한의 교역은 크게 늘었다”면서 “북한은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았음에도 2018년 유엔 제재가 완전히 이행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수출을 기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그러나 북한의 수출 반등은 상당히 취약한 기반 위에 구축됐다”며 “북한 수출의 50% 이상이 가발과 기타 인조 모발 제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몰리브덴, 텅스텐, 합금철과 같은 광물 수출이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가발을 제외한 북한의 수출 품목은 상당히 제한적이란 설명입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 “On the whole, 2023 saw significant growth in North Korea’s trade. North Korea recorded its highest level of exports since UN sanctions were fully implemented in 2018, despite not completely reopening its borders. (중략) However, North Korea’s export rebound is built on a fairly weak foundation. More than 50 percent of North Korea’s exports are wigs and other fake hair products. There is some growth in exports of minerals such as molybdenum, tungsten, and ferroalloys, but North Korea’s exports beyond wigs of any significance are a fairly narrow set of goods.”
앞서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VOA에 지난해 북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로 제한됐던 시장이 서서히 회복하고 있고 봉쇄됐던 국경이 열리면서 중국으로부터 소비재 수입이 재개돼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조금이나마 개선됐다”면서도 “북한이 (경제 발전을 이루려면) 빨리 개혁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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