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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4년 만에 중국 ‘인권 검토’…다양한 ‘침해 사례’ 제기 전망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인권이사회가 23일 중국에 대한 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를 실시합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전문가들은 탈북민 강제북송 등 중국 당국의 인권 침해 행위가 공론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국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권 또한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이 유엔에서 4년여 만에 공개적 인권 조사를 받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실시하는 14개국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대상에 중국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UPR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약 4년 6개월마다 193개 모든 유엔회원국의 보편적 인권기준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토해 개선 방안을 찾는 제도입니다.

국제 인권 조약 위반 행위에 대해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논란이 적지 않지만 유엔이 모든 회원국의 인권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차원에서 그나마 가장 긍정적인 제도란 평가도 나옵니다.

중국은 2009년, 2013년, 2018년 11월에 이어 오는 23일 4차 수검을 받습니다.

미국 내 중국 인권 옹호 단체인 ‘중국 인권 수호자’의 윌리엄 니 연구옹호담당관은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UPR은 유엔 회원국들이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권고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드문 기회 중 하나”라며 “그런 관점에서 이번 UPR은 특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니 담당관] “The Universal Periodic Review is one of the rare opportunities for U.N. member states to give recommendations or comments on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China, so from that point of view, Tuesday’s review is unique,”

유엔 인권이사회 UPR 실무그룹은 23일 3시간에 걸쳐 진행될 중국에 대한 UPR에 앞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제기한 우려 사안을 요약한 이해관계자 보고서, 유엔 조약기구들의 중국 인권 상황 평가 요약 보고서, 중국이 제출한 국가 보고서 등 세 가지 보고서를 별도로 발표했습니다.

국제 시민사회단체들은 보고서에서 중국이 국제 인권 조약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중국 시민의 기본권을 존중하거나 보호하지 않으며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 내 다양한 인권 침해 문제와 더불어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는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도 포함돼 있습니다.

중국은 국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차 UPR에서 각국의 권고안 중 80% 이상을 수용했고 인권 보호를 국가 통치의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가 4년 전보다 더 악화했다고 지적합니다.

세계 15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앰네스티의 세라 브룩스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중국이 2018년에 수용했다고 밝힌 (권고안) 내용을 보면 표현의 자유 보호와 소수자 권리 보장 분야에서 거의 정반대의 내용을 볼 수 있으며, 기업과 인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부국장] “If we look at what Beijing said they had accepted in 2018, we see almost the opposite in the area of protection of freedom of expression, in ensuring rights of minorities and some concerns were raised around business and human rights,”

국제앰네스티 등 여러 인권 단체는 중국이 지난 몇 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티베트 출신 아이들을 공산당이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고, 위구르족에 대해 대규모 박해를 가했으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 수십 명을 검거하기 위해 현상금을 내거는 등 다양한 종류의 인권 침해를 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세계 위구르 회의(World Uyghur Congress)의 줌레타이 아킨 대변인은 VOA에 유엔 회원국들이 중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23일 UPR에서 이런 문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킨 대변인] “We want to see U.N. member states refer to the different types of abuses that China has committed against the Uyghur people, including the detention camps, bilingual education policies, boarding schools, forced sterilization, and the repressive system that’s still in place,”

특히 “유엔 회원국들이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학대 행위를 언급하기 바란다”며 “구금 수용소, 이중 언어 교육정책, 기숙 학교, 강제 불임 수술, 여전히 시행되고 있는 억압 체제 등”을 실례로 들었습니다.

중국은 그러나 국가 보고서에서 국내 모든 민족이 “법에 따라 모든 영역에서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이러한 소수 민족 문제뿐 아니라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서도 유엔과 국제 감시단체들의 평가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유엔 인권기구(OHCHR)에 보낸 탈북민 강제북송 관련 답변서에서 “현재 북한에서 고문이나 소위 ‘대규모 인권 침해’가 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강제송환금지 원칙의 적용을 위한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하지만 세계 100여 개국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북한에 고문이나 대규모 인권 침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노골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부국장] “The Chinese government is engaging in blatant lies when it claims that there is no torture or massive human rights violations in North Korea. Such assertions are laughable, and make Beijing look like a bunch of foolish propagandists doing anything they can to justify the rights abuses of their ally in Pyongyang.”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러한 주장은 우스꽝스럽고 중국이 동맹인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정당화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어리석은 선동가처럼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23일 UPR에서 얼마나 많은 정부 대표들이 탈북민 강제북송을 비롯해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에 문제를 제기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 인권 수호자’의 니 담당관은 “중국은 가능한 한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인권 기록에 대해 부드러운 질문을 하거나 칭찬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UPR을 맞아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탈북 여성 인권 옹호 활동을 하는 통일맘연합회의 김정아 대표는 22일 VOA에 “유엔 유럽본부 벽에 설치한 포스터가 일부 사라지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수십 명이 22일 중국 정부의 인권 정책을 옹호하는 여러 부대 행사를 열었다”면서 “서방 인권단체들은 이런 행사 뒤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것을 유엔이 알고서도 막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에 대응해 유엔 유럽본부 건물 안팎에서 티베트, 위구르족 인권 문제 부대 행사와 언론 브리핑 등을 공동 개최하고 있습니다.

소피 리처드슨 전 휴먼라이츠워치 중국 담당 국장
소피 리처드슨 전 휴먼라이츠워치 중국 담당 국장

휴먼라이츠워치의 소피 리처드슨 전 중국 담당 국장은 VOA에 “이러한 (단체들의) 노력은 중국 정부의 행태를 가장 명확하고 사실에 근거해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슨 국장] “These efforts are very important because they are some of the clearest and most factually grounded representations of the Chinese government’s conduct…The scope and scale of human rights violations in China is clear, and the question is whether concerned governments are willing to come together and try to do something about it,”

리처드슨 전 국장은 “중국의 인권 침해 범위와 규모는 분명하며, 문제는 관련국 정부가 함께 모여 이에 대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부 유엔 회원국이 제기하는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일축할 가능성이 높지만, 관련국 정부가 중국이 저지른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계속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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