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면서 보다 효과적이고 유연한 핵 전략 실행에 진전을 내고 있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가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중대한 국익에 대한 북한의 위협 수준은 올해도 ’높음’으로 평가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은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는 것은 전략, 전술, 전장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타격 등 보다 효과적이고 유연한 핵 전략 실행에 상당한 진전을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 “The increasing rate and diversity of North Korea’s missile launches shows that Pyongyang is making significant progress toward implementing a more capable and flexible nuclear strategy, including preemptive strikes with strategic, tactical, and battlefield nuclear weapons.”
헤리티지재단은 24일 공개한 ‘2024 미국 군사력 지수(2024 Index of U.S. Military Strength)’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가장 큰 군사적 위협으로 꼽으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제 핵무기로 미국 본토와 아시아 내 미군과 동맹국 모두를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신형 무기는 미사일 방어 체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한 동맹군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더 정확하고 생존 가능하며 미사일 방어를 회피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 이동식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은 진화하는 핵과 미사일 전력으로 기습 선제공격, 보복 선제공격, 전장 대응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에서는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확장억제 보장이 약화됐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은 군사행동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능력 증가가 동맹의 기존 군사 계획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핵 공격을 감수하고 동맹국을 방어하려는 미국의 의지에 대한 동맹국의 우려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의 생존력이 높아지면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피하는 면책권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더욱 호전적으로 행동하고 핵 위협을 통해 한국이 북한 정권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가장 큰 군사적 위협으로 핵과 미사일 병력을 꼽은 반면 해군과 공군은 한국, 미국과의 분쟁에서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지상군은 대부분 구형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그 규모가 크고 전진배치돼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비무장지대 근처에 배치된 수천 개의 방사포는 연합군이 공격하기도 전에 서울을 포함한 한국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올해도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 비국가 행위자들과 함께 미국의 중대한 국익을 위협하는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 등 이들 나라들의 미국의 국익에 대한 위협 수준은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severe) 보다 한 단계 낮은 ‘높음’(high)’으로 분류됐습니다.
또 북한의 전체적 위협 수준과 관련해 ‘위협 행동’(behavior of threat) 측면에서는 5단계 중 3번째 단계인 ‘시험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위험 역량’(Capability of threat) 측면에서는 5단계중 2번째로 높은 ‘강화 중’으로 분류했습니다.
[보고서] “North Korea is a perennial problem in Asia because of the regime’s consistently provocative behavior and enhanced missile, nuclear, and cyber capabilities, all of which pose a threat to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These actions and capabilities, though not on the same existential scale as the threat posed by China or Russia, threaten to undermine not only regional stability and security, but the American homeland itself.”
보고서는 “북한은 아시아에서 고질적인 문제”라면서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적 행동과 미사일, 핵, 사이버 능력 강화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역량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기하는 위협과 같은 실존적 규모는 아니지만, 지역 안정과 안보 뿐 아니라 미국 본토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 본토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역량은 미국 본토를 보호하는 제한된 미사일 방어 체계를 압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5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몇 년간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화성-17형 ICBM을 실험했고, 다수의 ICBM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공개해 미국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의 지상기반 요격미사일(GBI)들을 압도할 수 있는 위협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특히 한국 사람들은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시애틀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느냐’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So that raises great concerns particularly in South Koreans’ minds about ‘would we really risk Seattle for Seoul’ is the common phrase. And so you know that that concern has led to growing advocacy by some in South Korea for an indigenou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the US tried to dissuade them. And, you know, at the at the April Summit, President Yoon firmly closed the door on an indigenous South Korean nuclear weapons program.”
이어 “이로 인해 한국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미국이 이를 단념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해 4월 미한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독자적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해 문을 굳게 닫았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도 핵협의그룹(NCG)과 다른 군사적, 외교적 수단을 통해 억지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동맹의 확신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But the US has to continue its efforts through the Nuclear Consultative Group and other military and diplomatic means to not only strengthen deterrence but also to try to strengthen the reassurance to our allies.”
클링너 연구원은 향후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북한이 핵탄두 숫자를 계속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리고 성능이 뛰어난 미사일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이 경우 핵무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더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단순히 억지력이나, 공격이 예상되는 경우에 선제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쟁 수행 능력에 더 가깝다”며 북한이 앞으로 한국, 일본, 미국에 외교적, 군사적으로 더 강압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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