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북한산 탄도미사일에서 미국과 유럽의 부품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밝혀지자, 제재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이중용도 품목의 북한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부품 제조사들에게는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북 거래 가능성을 경고하고, 유관국들은 더 적극적인 법 집행과 교란 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영국의 분쟁군비연구소가 최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회수한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조사한 결과 8개 나라에 본사를 둔 26개 회사의 제품이며, 특히 75%가 미국 회사가 제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면서 탄도미사일에 미국 등 서방국 제조사들의 부품을 사용한 것입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은 22일 VOA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이번 북한산 탄도미사일에서 발견된 미국과 유럽 부품들은 대부분 이중용도 품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부품의 조달 경로를 추적하기는 어렵지만 이중용도 품목 중에서도 조달 경로 추적이 가능한 품목들이 있다면서, 핵심은 불법 네트워크의 주요 지점을 식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방정보국 DIA 정보분석관을 역임하고 각국의 북한 제재 회피 활동을 추적해 온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이중용도 물품의 북한 유입을 막기 위해 제조사들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활용하는 위장회사 목록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국제 통상 분야에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 엔젤로주립대 교수
“북한이 이런 물품을 구입하려 한다는 것을 제조사들에게 알리고, 중개인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도록 해야 합니다. 중개인들의 적법성도 확인하도록 해야 합니다.”
랜드연구소의 찰스 킹 말로리 국제 위험∙안보 국장은 제재의 모든 구멍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 유입을 막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킹 말로리 / 랜드연구소 국제 위험∙안보 국장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손에 넣기 힘든 기술들이 있습니다. 미사일 본체의 필라멘트를 감는 기계, 핵무기와 미사일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컴퓨터 제어 선반, 특정 고속 전자스위치 등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애셔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불법 조달 활동을 단속하기 위한 미국 사법 당국의 법 집행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애셔 /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상무부뿐 아니라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개입해 부품이 어떻게 유입되는지 조사하고,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애셔 연구원은 특히 북한의 공급망에 침투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