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엔 인권이사회 담당 대사가 북한 정권이 권력 유지와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지속을 위해 주민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탈북민들은 열악한 북한 주민과 탈북민들의 상황을 증언하며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의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담당 대사는 15일, 20여 개 국제 시민사회단체들이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공동 개최한 북한인권 관련 행사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가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일러 대사는 이날 탈북민들의 증언을 청취한 뒤 10년 전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에 기록된 북한 정권의 잔혹 행위가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며 인권 침해와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이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셸 테일러 / 유엔 인권이사회 담당 미국 대사
“이러한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와 유린은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권력을 유지하고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 국내외 강제 노동과 노동 착취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테일러 대사는 북한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난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표현의 자유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는 무기 개발에 재원을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를 향해 국제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모든 인권 침해와 학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등 유엔 회원국들이 각자의 국제법적 의무를 준수하고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아 이러한 권리를 거부당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옹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캐나다의 패트리샤 맥쿨라 제네바 주재 부대사는 축사를 통해 북한의 실태에 대해 증언하는 탈북민들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패트리샤 맥쿨라 / 제네바 주재 캐나다 부대사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오늘날까지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잔혹 행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증언합니다.(중략)북한에 있는 친척, 친구, 기타 소식통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모든 활동과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활동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한편, 지난해 어선을 타고 서해를 통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일가족 중 한 명인 김 모 씨는 이날 증언을 통해 코로나 기간 악화한 북한 주민들의 실태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김 씨는 코로나 기간 북한 당국의 이동과 장사 통제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했으며, 경제난 가중에 따라 강력 범죄가 증가했고 그 여파로 공개처형도 많아졌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모 씨 / 탈북민 (2023년 서해 통해 한국 망명)
“제가 탈북을 결심한 이유는 코로나 기간 동안 북한의 상황이 더 심각해졌고, 통제와 착취를 겪으며 여기는 나와 내 가족이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지난해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 여성 김철옥 씨의 언니 김규리 씨는 탈북민은 범죄자가 아니고 북한에서 태어난 게 유일한 죄라면서, 북한 주민과 탈북민들을 구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과 그 공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