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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서 북한 비판 이어져…터너 특사 “인권 개선 거부 북한 강력 규탄”


미국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5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미국 북한인권특사는 인권 개선을 거부하는 북한을 강력 규탄하고 중국에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18일 개최한 북한에 관한 상호대화에서 인권 개선을 계속 거부하는 북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엘리자베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2014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 지도부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도적으로 선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지금도 진행 중인 이러한 범죄를 인정하고 해결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계속해서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Following the Commission of Inquiry report in 2014,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verwhelmingly declared that the DPRK’s leadership must be held accountable for its systematic and widespread human rights violations. We continue to condemn in the strongest terms the DPRK’s refusal to acknowledge and address these ongoing crimes.”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불거진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해서는 “COI 와 일관되게 우리는 중국과 다른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 국적자들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강제송환된 사람들은 종종 고문이나 박해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Consistent with the COI, we call on the PRC and other Member States to respect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of DPRK nationals, especially because those forcibly repatriated often face torture or persecution. Special Rapporteur, how can we advocate for neighboring states to respect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터너 특사는 그러면서 살몬 보고관에게 ‘주변 국가들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하도록 우리가 어떻게 옹호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20여 개 서방국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았지만 북한 인권 상황에 개선이 거의 없었다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평가와 관련해 북한의 현실이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럽연합(EU) 대표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대표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대표는 “안타깝게도 COI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매우 암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EU 측 대표] “Sadly, 10 years after the COI presented the report to this Council,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remains very grim. The EU continues to be appalled by the past and ongoing widespread and systematic human rights violations, some of which may constitute crimes against humanity.”

이어 “EU는 과거와 지금도 진행 중인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 그중 일부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인권 침해에 계속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지도부의 코로나 팬데믹 정책이 “북한을 거의 완전한 고립으로 몰아넣었다”며 “EU는 표현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증가하고 광범위한 강제 노동 관행이 지속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EU 측 대표] “The EU strongly condemns the increased repression of the rights of freedom of expression and movement and the persistence of widespread forced labor practices.”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식량, 의약품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고 국제 요원과 인도주의 기구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의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의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역시 COI 보고서 발간 1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A decade later, however, its human rights situation remains dire. The human rights in the DPRK is inextricably linked to international security. The DPRK regime is pursuing its nuclear ambitions by diverting its resources at the expense of the rights of its people.”

이 대사는 이어 “북한 인권은 국제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주민의 권리를 희생시키면서 재원을 전용해 핵 야욕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My government calls for immediate action from the DPRK regarding the issue of abductees, detainees, and unrepatriated prisoners of war. Furthermore, the reports of the North Korean escapees being forcibly repatriated are highly disconcerting. We call upon all UN Member State to respect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이 대사는 또 “더욱이 탈북민들이 강제 송환됐다는 보도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사는 그러나 터너 특사와 달리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일본은 납북자와 북한 당국의 재원 전용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일본 측 대표] “We remain deeply concerned about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In particular, the issue of abduction by North Korea is a grave violation of fundamental human rights. The families of the victims are now all advanced in age and many have passed away. There is no time to lose….It is extremely regrettable that North Korea is accelerating its nuclear and missile development at the expense of its people.”

일본 측 대표는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여전히 깊이 우려한다”며 “특히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근본적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해자 가족들은 이제 모두 고령이고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며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이날 다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북한이 주민들을 희생시키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북한의 우방들은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특별보고관 제도에 반대한다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습니다.

중국 외교관이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 외교관이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 외교관은 특히 “중국은 북한 주민들의 중국 입국을 언급하는 이 (살몬 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 사람들(탈북민)은 절대 난민이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녹취: 중국 외교관] “China is concerned about the report, where it mentions the entry into China by the people of DPRK. These people are by no means refugees. They have violated China's law and China's immigration control order… We reject the attack by countries, including the USA.”

중국 대표는 “그들(탈북민들)은 중국의 법과 중국의 출입국 관리 질서를 위반했다”며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공격을 거부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탈북민 강제북송에 우려를 나타내며, 어떠한 당사국도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다른 나라로 개인을 추방,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고문방지협약 3조에 따라 탈북민을 송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가 더 열악해지고 있다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비상방역법 등 새로운 법률을 가혹한 처벌과 공개재판을 통해 시행해 표현의 자유와 기타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강화됐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한편 이날 상호대화에는 정부 대표들뿐 아니라 여러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탈북민이 발언권을 통해 악화하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영국 의회에 근무 중인 티머시 조 씨는 민간단체인 ‘UN Watch’를 통한 화상 발언에서 “북한 당국이 저지르는 반인도적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굶주림, 박해, 투옥, 송환, 고문, 처형 및 기타 범죄는 우리(북한 주민들)를 깊이 괴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티머시 조 씨] “The crimes against humanity committed by the DPRK authorities haven’t decreased; they’ve only increased. Starvation, persecution, imprisonment, repatriation, torture, execution, and other crimes have deeply troubled us. Please stand with us, millions of voiceless people, in telling the DPRK that enough is enough.”

조 씨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북한 정부에 ‘이제 충분하니 그만하라’고 말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살몬 보고관의 보고서와 이날 상호대화를 토대로 유엔 인권이사회에 조만간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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