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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협력’ ‘미한일 공조’ ‘중국 견제’…의회 관심사 표출된 한반도 청문회


21일 미국 상원 군사위에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 예산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21일 미국 상원 군사위에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 예산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미국 의회에서 최근 열린 한반도 안보 관련 청문회는 미한 양국 현안과 관련해 의원들의 관심사가 종합적으로 드러난 자리였습니다. 특히 북러 협력과 미한일 공조, 그리고 중국 견제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약 1년 만에 열린 상원과 하원 군사위원회의 한반도 안보 태세 점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은 무엇보다 북러 군사 협력 문제에 쏠렸습니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받는 지원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녹취:로저스 위원장] “I am very concerned the advances in Kim’s missile technology is the result of a strengthening alliance with Putin. Since August, North Korea has shipped millions of artillery shells, rockets, and ballistic missiles to Russia, while Russia supplies energy to North Korea. Putin is testing Kim’s missiles on the battlefields of Ukraine. And Kim is using this first-hand knowledge to improve his missile technology and tactics; something he’ll rely on if war erupts on the Korean Peninsula.”

로저스 위원장은 20일 열린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김정은의 미사일 기술 발전이 푸틴과 동맹 강화의 결과라는 점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수백만 발의 포탄과 로켓, 탄도미사일을 보냈고 러시아는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김정은의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고 김정은은 미사일 기술과 전술을 개선하기 위해 이런 실전 지식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는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러 협력 강화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는 적국들 간 유대 심화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제기됐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왼쪽)과 애덤 스미스 군사위 민주당 간사.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왼쪽)과 애덤 스미스 군사위 민주당 간사.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는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위원장 성명의 요점 중 하나를 정말 강조하고 싶다”며 “그것은 북한, 중국, 러시아, 그리고 우리의 적들이 점점 더 연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미스 의원] “I want to really emphasize sort of one of the points of the chairman's statement, and that is North Korea, China, Russia, and how our adversaries are beginning to more and more aligned...I hope we all recognize how interconnected it all is at this point.”

그러면서 “우리가 모두 이 시점에서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서로 연결돼 있는지 인식하기를 바란다”며 억지력 강화를 위한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의회에서는 북러 군사 협력에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입법 조치가 초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북한의 군수품 제공에 연루된 모든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도록 하는 ‘북러 협력 제재 법안’은 지난해 12월 하원 외교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해 현재 본회의에 계류 중입니다.

청문회에서는 또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미한일 3국 공조가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한 의원들의 높은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
민주당 소속인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은 21일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주한미군 태세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또 다른 요소”라면서 “나는 최근 한국, 일본, 미국 3국 관계에서 나타난 진전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리드 위원장] “Key to our success in competition with China the posture of our forces in South Korea is another vital factor. I am encouraged by the recent progress we have seen in the trilateral relationship between South Korea, Japan, and the United States...I hope that developments like these will provide more opportunities to engage other regional partners.

그러면서 “이런 발전이 다른 역내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회 내에서는 북한과 중국이라는 역내 공동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한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초당적 공감대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상원과 하원에서는 미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3국 공조 강화를 독려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각각 발의됐고, 결의안은 현재 각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미한일 협력과 관련해 이번 청문회에서는 3국 협력의 중대성에 대한 미국 대중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에서는 그다지 큰일로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다”며 그러나 “일본과 한국은 험난한 역사를 거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정치적, 군사적 차원 모두에서 점점 더 긴밀해지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케인 의원] “In the U.S., I don't think it was seen as a big deal, but it is a big deal because Japan and South Korea have had a lot of challenges based on tough, tough history. The increasing closeness of that relationship, both at the political level and at the military level, is a big deal.”

케인 의원은 그러면서 청문회에 출석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공개 청문회인 만큼 이 자리에서 미한일 3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역내 위협이 점증하는 가운데 주한미군에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견해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녹취:슈밋 의원] “I know that traditionally there's been a sort of 'the Korean Peninsula was its own sort of thing; the South China thing was its own sort of thing.' I think that we've realized that this is all obviously very interconnected...Because clearly what we do, our friends and our allies and the support that we have in the Korean Peninsula and those strategic alliances that we do have matter, I think, for deterrence with China.”

공화당의 에릭 슈밋 상원의원은 “전통적으로 '한반도는 한반도만의 문제, 남중국해는 남중국해만의 문제'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이 모든 것이 분명히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한국 등 역내 우방국과의 전략적 동맹과 이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국에 대한 억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인식 변화에 대한 러캐머라 사령관의 견해를 물었습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21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21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에 러캐머라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외 역내 다른 분쟁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러캐머라 사령관] “I think that what starts locally goes regional and globally pretty quickly...Our focus is on protecting the Korean people, and as the United Nations commander, it's to maintain the Armistice...The inherent right of self-defense never goes away, so we will protect ourselves. Response requires consultation with our Korean allies. And then any kind of retaliation or further escalation, I think we've always got to be prepared for, if somebody tries to take advantage of an incident or crisis in someplace else in the Indo Pacific.”

러캐머라 사령관은 “지역적으로 시작된 것은 역내,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초점은 한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고 유엔군 사령관으로서는 정전을 유지하는 것이며 고유한 자위권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므로 우리는 스스로(미국)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응에는 한국과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인도태평양 역내 다른 곳에서 누군가 사건이나 위기를 이용하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종류의 보복이나 긴장 격화에 늘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의 임무는 한반도에 고착되지 않으며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시 다양한 지역으로 유연하게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태세와 역량을 갖추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번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보고에서는 주한미군 준비태세와 관련해 “한반도 안팎에서 실시하는 양자, 3자, 다자 훈련을 포함해 2만8천500명의 주한미군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이번 청문회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특히 로저 위커 상원 공화당 간사는 북한의 대남 공격 가능성에 대한 러캐머라 사령관의 평가를 듣고 싶다면서 이어 열리는 비공개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상원과 하원 군사위원회는 매년 3~4월쯤 예산안 작성에 앞서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안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주한미군사령관과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출석하는 청문회를 각각 개최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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