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국제 비확산 체제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복귀할 것도 거듭 촉구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6일 “미국은 한국, 일본 등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비확산 체제를 위협하고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들과 이러한 불법 행위를 막기보다 힘을 실어주기로 선택한 모든 행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nd so — with partners like the Republic of Korea, as well as Japan, now by our side–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work in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to hold responsible those threatening the nonproliferation regime, and destabilizing the region - as well as any actor that chooses to empower this unlawful behavior, rather than prevent it. And that includes Russia and China. Both countries continue to use their positions in the Security Council to shield the DPRK from accountability; and, most recently, to prevent all UN Member States from learning about the DPRK’s unlawful weapons program and sanctions evasion efforts.”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한국 서부전선 최전방 비무장지대(DMZ) 내 유엔군사령부 관할 부대 ‘캠프 보니파스(Camp Bonifas)’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여기에는 러시아와 중국도 포함된다”며 “두 나라는 안보리에서 북한을 책임 추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지위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가장 최근에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제재 회피 노력에 대해 알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실을 숨긴다고 그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은 그것을 독려할 뿐”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방향을 전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 이행을 감독해 이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기권하면서 최종 부결됐으며, 이에 따라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전문가패널의 활동은 중단됩니다.
한편 DMZ를 찾은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북한을 향해 “우리는 의미 있는 외교를 위한 문을 열어놓았으며, 전제조건 없는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에 열려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녹취: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have held the door open for meaningful diplomacy. And we remain open to dialogue — real, productive dialogue — without preconditions. Let me be clear: the United States harbors no hostile intent towards the DPRK. We have repeatedly asked Pyongyang to reject provocation, and embrace dialogue. All the DPRK has to do is say yes — and show up to the table in good faith. Because our goal, ultimately, is to achieve a peaceful and stable peninsula, and a peaceful and stable world.”
이어 “분명히 말하건대,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지양하고 대화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해야 할 일은 그저 ‘좋다’고 답하고 선의로 대화 테이블에 나타나는 것 뿐”이라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반도와 세계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같은 목표를 위해 한국 군 및 다국적군 병력들과 함께 복무 중인 2만8천500명의 주한미군에게 미국 정부를 대표해 사의를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미국과 한국의 희생으로 탄생한 확고한 안보 파트너십과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미국 대통령 등 최고위급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 방문 시 꾸준히 DMZ를 찾았습니다.
1983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DMZ를 방문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인 1993년 7월 DMZ를 찾아 판문점과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3월에 각각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불과 25m 떨어진 캠프 보니파스의 최북단 초소 ‘오울렛 초소(OP∙관측소)’에 올라 쌍안경으로 북한 측 움직임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DMZ를 방문했었고, 가장 최근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2년 9월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하루가 지난 시점에 판문점 DMZ를 찾은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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