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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국, 북한 잔혹행위 자행 결론 필요∙∙∙ 집단학살 여부 조사해야”


지난달 2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군인, 노동자, 청년, 학생들이 북한 평양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전 북한 지도자 동상에 헌화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군인, 노동자, 청년, 학생들이 북한 평양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전 북한 지도자 동상에 헌화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북한 정부가 저지른 반인도 범죄뿐 아니라 집단학살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지속적인 집단 학살과 반인도 범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정권이 잔혹행위를 벌였다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미 전문가가 촉구했습니다.

올리비아 이노스 미 해리티지 재단 연구원.
올리비아 이노스 미 해리티지 재단 연구원.

올리비아 이노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일 발표한 ‘미국은 북한의 잔혹행위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 범위는 북한 정권의 반인도 범죄 조사에 국한됐지만 북한 정권이 집단 학살을 저질렀는지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노스 선임연구원은 “잔혹행위 결론을 내린 뒤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강제 노동 종식, 난민에게 안전한 피난처 제공, 북한 내 정보 접근성 개선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보고서] “While the COI’s scope was limited to investigating whether the Kim regime committed crimes against humanity, a US atrocity determination should investigate whether the regime also committed genocide. (중략) Top priorities should include ending North Korean forced labor, offering safe haven to refugees, and improving information access inside North Korea, among other actions.”

특히 북한에서 기독교인들이 지속적인 집단 학살과 반인도 범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 오픈 도어즈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곳”이라며 “기독교인들은 신앙 때문에 살해당하는 등 심각한 형태의 박해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노스 선임연구원은 “잔혹행위 결론은 미국 정부가 쓸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면서 “후속 조치를 촉진하고 최악의 인권 침해가 발생했거나 계속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과 전 세계 정부가 심각한 잔혹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Atrocity determinations are an incredibly powerful tool at the US government’s disposal. The strength of an atrocity determination lies in its ability to spur follow-on action and to usher in sustained attention to severe situations in which some of the worst human rights violations either have occurred or continue to occur.”

이노스 선임연구원은 앞서 미국의 성공적인 잔혹행위 결론의 예로 ISIS의 잔혹행위와 위구르족과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행위를 들었습니다.

지난 2022년 공개된 로힝야 난민들 사진
지난 2022년 공개된 로힝야 난민들 사진

앞서 토니 블링큰 국무장관은 지난 2022년 3월 21일 버마 군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집단학살과 반인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블링큰 국무장관은 당시 “이는 국무부가 국제엠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 등 독립적이고 공정한 여러 인권 단체의 상세한 자료와 자체적인 엄격한 사실 조사 결과를 포함한 사실 평가 및 법률 분석을 검토한 후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블링큰 장관] “Today marks the eighth, as I have determined that members of the Burmese military committed genocide and crimes against humanity against Rohingya. It’s a decision that I reached based on reviewing a factual assessment and legal analysis prepared by the State Department, which included detailed documentation by a range of independent, impartial sources, including human rights organizations like Amnesty International and Human Rights Watch, as well as our own rigorous fact-finding.”

이보다 앞선 2021년 1월 당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잔혹행위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노스 선임연구원은 “이런 잔혹행위 규탄 결론이 잔혹행위를 종식시킨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다른 정부가 이런 심각한 범죄에 대응하도록 후속 조치를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 “While none of these atrocity determinations ended the atrocities, they did help spark follow-on actions that ensured the US and other governments responded to these severe crimes.”

이노스 연구원은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의 심각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COI 10주년은 미국이 인도 태평양에서 미국의 안보와 가치를 증진하는 방식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헌신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잔혹행위 결론은 주민들과 종교적 신앙에 대한 탄압, 특히 북한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과 억압 등 매우 중요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It matters because it would draw attention to a very important human rights issue, which is the repression of people, of religious faith, in particular the repression and oppression of Christians in North Korea. (중략) So it's important to take the findings of the UN COI report one step further and I think this is an effective way of doing that by seeking grounds for an atrocity determination for Christians in North Korea.”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제재 이행에 중요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재를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그들은 제재를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And we're having difficulty enforcing sanctions now because, particularly Russia and China, who are important in terms of enforcing sanctions, are on good terms with North Korea. They're not going to enforce them. (중략) We're gonna have to continue to press North Korea. We need to continue to put pressure on them. We need to call on them to make changes. It's not going to happen overnight.”

킹 전 특사는 “우리는 북한을 계속 압박해야 하고, 그들에게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의 변화는) 하룻밤 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 분석관은 “이미 10년 전 COI 보고서에서 북한의 반인도 범죄가 규명됐음에도 아직까지 미국 정부가 ‘북한 잔혹행위 결론’을 내리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의아하고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분석관은 “탈북민은 강제 북송되면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정치범수용소 구금 등 반인도 범죄에 노출된다”면서 “지금이라도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인도 범죄 방조, 북한 정권의 탈북민∙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등에 대한 반인도 범죄와 잔혹행위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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