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가상화폐 돈세탁에 주로 활용되는 이른바 믹서 기술을 통해 송금된 자금과 관련해 금융기관 거래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북한 핵 프로그램 자금의 절반이 가상화폐 탈취 후 믹서를 통한 돈세탁으로 조달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미국 민주당의 션 캐스텐 하원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불록체인 무결성 법안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섞은 후 재분배 서비스를 하는 ‘믹서’를 거친 자금에 대한 금융기관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법안은 지난 7일 발의돼 금융위원회로 회부됐는데, 민주당의 빌 포스터, 브래드 셔먼, 이매뉴얼 클리버 의원 등 의원 3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법안은 믹서 업체를 통해 송금되는 자금에 대한 금융기관의 취급과 사용, 거래를 2년간 금지하는 한편, 이 기간 동안 믹서 업체에 대한 조사 실시를 미국 재무장관에게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그리고 법무부가 믹서를 거친 자금의 불법 사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금융기관의 관련 자금 거래를 일시적으로 막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기간에 관련 거래 취급 등 규정을 위반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각 위반 건당 최대 1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믹서는 가상화폐를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과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가상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의원들은 법안 발의의 배경으로 가상화폐 믹서를 통한 북한의 불법 핵 프로그램 자금 조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캐스텐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믹서는 불법 행위자들이 범죄 목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돈을 들키지 않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옮길 수 있게 해주는 데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가상화폐는 전 세계 테러 공격 자금 조달에 사용돼 왔고 북한 핵 프로그램의 절반은 가상화폐 탈취 후 믹서를 통한 돈세탁으로 자금이 조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인 거래 금지 조치는 가상화폐가 불법적인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더 잘 이해하고 가상화폐로 자금을 조달하는 테러를 예방하며 향후 정책 결정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북한과 러시아 등 적성국들의 가상화폐 탈취 및 자금 세탁 문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2022년 8월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가상화폐 돈세탁에 관여한 믹서 업체 ‘블렌더’를 제재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4억5천5백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가담한 또 다른 믹서 업체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