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사당에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은 세계적인 복음주의 전도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약한 자를 돌보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그레이엄 목사의 겸손함을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6년 전 별세한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개신교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동상이 연방 의사당 2층 중앙홀에 세워졌습니다.
그레이엄 목사가 한 손에 펼친 성경을 향해 손짓을 하는 모습이며 받침대에는 요한복음 구절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한 자’라는 글귀가 새겨졌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그레이엄 목사의 고향인 노스캐롤라니아주의 로이 쿠퍼 주지사, 그레이엄 목사의 가족 등 약 300명이 제막식에 참석 그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마이크 존슨 / 미국 의회 하원의장
“그레이엄 목사는 지상의 부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도 오늘 이렇게 큰 동상으로 큰 영광을 누리는 것이 불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겸손함이 바로 하나님께서 그를 높이고 선택해 그토록 높은 자리에 올려준 이유입니다.”
2018년 향년 99세를 일기로 별세한 그레이엄 목사는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6·25 한국전쟁 때인 1952년.
성탄절 시기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5만 명의 신도들 앞에서 집회를 했고, 1973년 서울 여의도 집회 마지막 날에는 110만여 명이 운집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 통역을 맡았던 한국 극동방송의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제막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그레이엄 목사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은 ‘겸손과 복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장환 / 목사, 한국 극동방송 이사장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 때문에 한국 역사가, 교회 역사가 부흥이 됐고. 그 양반이 내가 두 가지를 봤는데. 겸손하고, 복음에 열정이고. 그래서 참 그런 분이 이번에 (의회) 로툰다에 제막식을 한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내가 평양 외국인학교 출신인 그레이엄 목사는 1992년과 1994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고, 김일성 주석과 만나 성경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제막식에는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도 참석했습니다.
김 의장은 1973년 여의도 집회 당시 참석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진표 / 한국 국회의장
“제가 대학 다닐 땐데 대학 졸업할 학년에.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큰 특히 기독교 젊은이들에게, 대학생들에게 굉장히 영적 각성을 주고, 어떤 소명 의식을 주고, 그것이 한국의 기독교 부흥에 큰 계기가 된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시기의 한국은 경제와 또 민주주의가 빠르게 발전했고…”
그레이엄 목사는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지도자 1순위로 뽑혔던 인물입니다.
생전 80년 이상 목회 활동을 하면서 미국 대통령 12명과 세계 지도자 수십 명에 대한 정신적 조언자로 활동하면서 ‘미국의 목사’로 불렸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