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노르웨이와 스페인,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국가주석에 또 럼 공안부 장관이 선출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팔레스타인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22일 팔레스타인에 아주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 나라들인 노르웨이와 스페인, 그리고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오는 28일부로,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22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외에 스페인과 노르웨이도 같은 조처를 각각 발표한 건데요.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이번 조처가 다른 두 나라와 조율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가 이번 조처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이날(22일) 노르웨이에서 가장 먼저 발표가 나왔습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는 “수만 명이 죽거나 다친 전쟁 와중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에게 정치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유일한 대안, 즉 서로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 팔레스타인을 나라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고, 이를 실현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이날(22일) 의회에서 “하마스 테러분자와의 싸움이 적법하고 필요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너무 많은 고통과 파괴, 분노를 불러와 두 국가 해법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일랜드 쪽에서는 어떤 설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해리스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1919년 아일랜드 독립과의 유사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아일랜드가 영국 통치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이것이 결국 정식 국가 지위로 이어진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우리 역사를 통해 독립이 어떤 의미인지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 발표에 대해 이스라엘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역사는 세 나라가 10대 소녀들을 성폭행하고 아기들을 불태운 하마스 살인자들과 성폭행범들에게 금메달을 주기로 했다고 기억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세 나라를 질책하기 위해 이들 나라 대사를 즉각 초치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스라엘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이번 조처가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간 이스라엘은 독립 국가가 된 팔레스타인이 자국 생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한 세 나라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나라들도 “가능한 한 빨리 이런 원칙적인 결정을 내리라”고 성명은 촉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alestine Liberation Organisation: PLO)’ 집행위원회의 후세인 알셰이크 사무총장은 이번 조처가 “자유세계가 진실과 정의를 위해 승리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참고로 PLO는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여기는 조직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인 하마스 측에서도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 고위 인사인 바셈 나임 씨는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이런 연이은 조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용감한 저항과 전설적인 확고함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국제적 입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나임 사무총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전에 유럽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불가리아와 키프로스. 체코공화국, 헝가리, 폴란드와 루마니아, 그리고 스웨덴 등 7개 나라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많이 사는 스웨덴이 지난 2014년에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는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에서 팔레스타인을 인정한 나라가 몇 나라나 됩니까?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최소한 140개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지만,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직접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22일 같은 입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정부가 AFP통신에 성명을 보냈는데요. 성명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에 지금이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는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나요?
기자) 네. 2012년부터 ‘참관국’ 자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그간 몇 차례 유엔 정식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지만,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매번 거부권을 행사해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EU가 결국 러시아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이사회가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21일 승인했습니다. 앞서 EU 회원국 대사들이 지난 5월 초에 이 방안에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묶여 있는 러시아 자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주요 7개국(G7)은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 약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재정자산을 동결시켰습니다. 한편 EU는 앞으로 2027년까지 동결 자산에서 160억∼220억 달러의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오는 7월에 첫 지원금으로 약 38억 달러를 받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동결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이 구체적으로 어느 부문에 지원되는 건가요?
기자) 네. 90%는 EU가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기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10%는 다른 방식으로 크이우 정부를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진행자) EU가 이번 지원안을 승인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EU 측에 감사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최종 목표가 단지 이자 수익이 아니라 러시아 재정 자산의 압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자들에게 수익이 동결된 자산 규모에 상응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자신들이 연초부터 말해온 세 번째 단계가 실질적으로 자산 자체의 몰수가 돼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쿨레바 장관이 언급한 자산 전체 몰수는 논란이 있는 요구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자산을 모두 몰수하는 것이 국제법 위반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만일 EU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몰수하면 자국 내 EU 자산도 모두 몰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 이번 EU 조처에 관해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키릴 로그비노프 EU 주재 대표 대행이 EU 방안은 유로존과 블록 회원국들 경제, 그리고 투자 환경에 분명히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전술핵 훈련을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21일 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명령한 전술핵무기 훈련을 시작했다고 발표하고, 훈련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성명은 우크라이나 근처에서 시행된 이번 훈련이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핵훈련이 우크라이나 근처에서 진행됐군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1단계 훈련이 남부전구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는데요. 남부전구는 러시아 남부의 많은 지역과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안에서 점령하고 있는 지역들을 포함합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상황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종종 시사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시작한 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개입하는 것을 생각하는 나라들이 “그들 전체 역사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트남에서 새 국가주석이 선출됐군요?
기자) 네. 베트남 국회가 22일 또 럼 공안부 장관을 새 국가주석으로 선출했습니다. 베트남의 국가주석은 권력 서열 2위의 자리로, 베트남 권력 서열은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순입니다.
진행자) 베트남의 국가주석은 대내외적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에 해당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베트남은 불과 1년여 사이에 국가주석이 두 명이나 불명예 퇴진하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응우옌 쑤언 푹 주석에 이어, 올해 3월에는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특히 보 반 트엉 전 주석은 1년 만에 하차해 최단명 주석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베트남 공산당은 트엉 전 주석의 ‘결함’이 당과 그 자신의 명예를 해치는 당규 위반으로 이어졌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럼 새 국가주석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올해 66세로, 수십 년간 공안부에서 일해온 공안통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6년 공안부 장관직에 올랐는데요. 그러면서 이른바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대규모 반부패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독일에 체류하고 있던 베트남 기업인을 비리 혐의로 강제 납치해 독일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고요. 사치스러운 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부패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 사치스러운 일로 논란을 빚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당시 공안부 장관이었던 람 주석이 국제회의 참석차 런던에 갔다가 유명요리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용 금박이 박힌 스테이크를 먹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식사 비용만 1천 달러가 넘었을 거라는 추정인데요. 이를 풍자한 영상을 올린 베트남 상인은 반국가 선동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불타는 용광로’라는 반부패 운동은 응우옌 푸쫑 공산당 서기장이 주창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80세의 푸쫑 서기장은 지난 2021년, 5년 임기 서기장에 세 번째 선출돼 집권 중인데요. 베트남에 만연한 부정부패 척결을 주창하며 수년째 사회 정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공안부 수장이 새 국가주석이 됨에 따라 베트남의 반부패 운동이 더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반부패 운동이 해를 거듭하면서 여파도 만만치 않다고 하죠?
기자) 네. 우선 해외 투자가 위축되는 등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인데요. 베트남의 안정적인 정치를 장점으로 꼽았던 투자자들이 베트남의 정국 불안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반부패 운동을 앞세워 정적들을 숙청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불타는 용광로가 통째로 나라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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