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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의원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해야”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방식으로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위커 의원은 29일 국방예산 550억 달러 증액을 주장하며 발표한 국방 투자 계획 ‘힘을 통한 평화’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현황을 거론하면서, 첫째, 새로운 핵공유 합의를 이 지역에 적용하고, 둘째,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다시 가져다 놓는 새로운 선택지를 모색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 나토식 핵공유

핵공유 합의에 관해, 위커 의원은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과 체결한 ‘핵 책임 분담 합의’를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일본·호주가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 국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나토식 핵공유의 큰 골격은 미국의 핵무기를 동맹국들과 함께 운용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작전 기획과 의사 결정을 담당하고, 동맹국들은 핵무기 배치 시설을 제공해 투발 임무 일부를 맡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전술핵 1991년 철수

전술핵의 경우 냉전 시절 수백기가 한반도에 배치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이 옛 소련 견제 목적으로 주한미군에 배치했다가 1991년 소련과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I)을 체결하며 철수시켰습니다.

◾️ “김정은 매년 핵무기 더 만들어”

위커 의원은 이 같은 계획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매년 계속해서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 동맹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더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당장 외교 해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에서 억제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것은 한반도에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하며, 인도태평양에서 핵 공유 협정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이 한반도에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모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수권법안 반영 시도

위커 의원은 다음 달 상원 국방수권법안(NDAA)을 심사할 때 이 같은 제안을 반영하려 시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NDAA는 미국의 한해 방위 정책 방향과 예산안을 총괄하는 연례 법안으로, 상·하원이 단일안을 만드는 조율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서명합니다.

하원 군사위가 지난 28일 전문을 공개했고, 상원 군사위도 다음달 전체회의에서 표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화 강경파 지지

위커 의원의 이번 제안은 무게감이 작지않다고 폴리티코를 비롯한 정치 전문 매체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 중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입니다.

리시 의원은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아시아에서 확장억제(핵우산)가 특히 약하다”며 위커 의원과 마찬가지로 인도태평양 지역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나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술핵을 실제로 재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아시아의 안보 환경은 나토라는 단일 방위체를 통해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가 이뤄지는 유럽과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핵 확산을 막는다는 기존 원칙과도 맞지 않습니다.

또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새 안보 구상에는 방위비 증액이 수반됩니다. 위커 의원은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인 방위 예산 비중을 앞으로 5~7년간 5%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부채 한도 협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국방 예산 증액 상한은 전년 대비 1%입니다. 최근 하원이 가결한 NDAA 규모도 약 8천840억 달러로 이를 지켰습니다.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지난해 4월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선언에 따라 ‘미한 핵협의그룹(NCG)’ 를 중심으로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통한 대북 억지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기본 기조입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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