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사용한 탄도미사일이 북한산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과거 북한에서 포착된 탄도미사일과 우크라이나에서 수거된 미사일 잔해 사이에 많은 유사점이 확인됐는데, 양국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국방정보국DIA가 기밀 해제한 보고서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사실을 공식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특히 29일 공개된 이 보고서는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찰 당시 포착된 북한 미사일 사진과 지난 1월 2일 우크라이나 하루키우 지역에서 발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잔해 사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두 미사일 사이의 유사점을 설명했습니다.

유사점은 전방과 후방 엔진 부분, 그리고 배선관과 미사일 연결부 등에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전방 엔진 부분의 경우, 두 미사일 모두 바깥 축을 따라 8개의 접합 부위가 있으며, 가운데 부분엔 20개의 구멍이 뚫린 원 형태의 점화 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당시 포착된 미사일은 후방 엔진 부분이 나팔 모양의 원통형 물체가 미사일 바깥으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미사일 뒷면과 닮았습니다.

그 밖에 미사일의 몸통을 따라 이어진 배선관과 미사일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일 때 사용되는 고정 장치 연결부가 동일한 위치에, 같은 비율로 자리하고 있는 사실이 두 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미사일에서 발견된 유사점은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가 북한 탄도미사일의 것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며 더 진화되고 강화된 북러 관계를 조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사용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존 커비 / 미국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지난 1월 4일)
“지난해 12월 30일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 탄도미사일 중에 1개가 자포리자 지역 개활지에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1월 2일 러시아는 야간공습의 하나로 우크라이나에 여러 발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추가 미사일들의 영향을 계속 평가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우드 /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 (지난 3월 안보리 회의)
“2023년 12월 말부터 러시아군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에서 조달한 북한제 탄도미사일 40발 이상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습니다. 이 공격은 최소 10차례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구체적인 무기거래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두 나라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 2월 유엔총회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라고 주장하면서, 불법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