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북러 조약 체결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쓸 탄약과 미사일 등 무기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기로 한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북한군의 직접 파병까지는 바라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단의 군사 원조’에 핵무기까지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다만 이번 조약 체결로 김정은이 자신감을 얻어 국지적 도발을 벌일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주요 목표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상당한 양의 포탄과 미사일, 기타 지원을 계속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미국, 미국 주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동맹 체제에 대항하는 푸틴의 투쟁에 북한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했고, 김정은은 이런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냉전시대 구소련과 북한 관계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북러 동맹∙파트너십이 구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요청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푸틴은 북한에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김정은은 한국과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한반도에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파병한다면 매우 놀랄 겁니다.”
북러 조약 4조에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핵무기까지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서류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가 북한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 겁니다. 그것은 분명히 미국과의 핵 충돌을 의미하고, 아시다시피 러시아도 미국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러시아가 그렇게까지 갈 의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도나 계획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북한을 방어할 역량이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김정은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잠재적 지원에 대한 자신감으로 2010년 연평도 포격 같은 재래식 공격을 더 감행할지도 모른다면서 김정은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