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공적인 행위에 대한 면책 권한은 전임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면책특권을 적용할지 여부를 하급심 법원으로 넘겼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선거 전에 관련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선후보 사퇴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토론을 준비한 참모들의 실책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사 역할을 해온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수감됐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1일 나온 연방대법원 판결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 판단을 하급심 법원으로 넘겼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방대법원이 1일, 전직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재임 중의 공식적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면책특권이 있고, 비공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문에서 미국 헌법상 전직 대통령은 재임 기간의 헌법적인 권한 아래 이뤄진 공식적 행위에 대해 절대적인 면책특권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모든 공식적인 행위에는 추정적 면책특권이 있고, 비공식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은 보수 6대 진보 3, 대법관 성향에 따라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뒤집기 노력, 대선 개입 문제에 관한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11월 대선 전에 해당 사건이 법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을 하급심 법원에 다시 판결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파기환송이라고 하죠. 어떤 행위가 대통령의 공식적인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연방항소법원이 다시 판결하게 됩니다. AP통신은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선거 전에 관련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노트르담대학교 로스쿨 데릭 뮐러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올해 대선 전에는 그런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겨서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법무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공소 취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해당 사건을 되돌려서 정리를 해 주시죠. 선거 결과 뒤집기 혐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4가지 형사 사건 중 하나죠?
기자) 네. 잭 스미스 연방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선거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8월의 일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면책특권이 있어서 무죄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심 법원이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한 데 이어 올해 2월 항소심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대선 전 해당 소송이 재개되지 않는다고 하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결인데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한 큰 승리이며, 미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 성향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고 했는데요. 소수의견을 낸 진보 성향 대법관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다른 진보 성향의 대법관 2명과 함께 낸 소수의견에서 이번 판결은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미국 헌법과 정부 체계의 기본 원칙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한 모든 면책권을 부여했다며, “모든 공식 권한에서 이제 대통령은 법 위에 있는 왕”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1차 TV토론 다음 날, 연방대법원은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람들에 대한 재판에서도 부당 기소 판결을 내렸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한 의사당 난입 사건에 가담한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일부 기소가 잘못됐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4개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됐는데, 재판이 진행되는 것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뿐입니다. 해당 사건은 배심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이 나왔고 이달 11일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사안은 면책특권과 관련이 없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1차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약점인 고령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국정 운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만 키웠다는 보도가 있는데요. 민주당의 대응,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은 현재 당내 동요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문제라기보다 토론 준비가 미흡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토론 이후 바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론을 불식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옛 트위터인 X에 나쁜 토론이었지만, 이번 선거는 여전히 평생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싸운 사람과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 사이의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토론 실패의 원인은 어떻게 분석이 되고 있나요?
기자) 플로리다 출신의 민주당 핵심 기부자 중 한 명인 존 모건 변호사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준비가 과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의 고령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어 타이틀전을 치를 권투선수를 데리고 와서는 15시간 동안 사우나에 둔 다음에 '싸우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외부 활동 없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6일간 격리돼서 토론 준비를 했다고 하더군요.
기자) 존 모건 변호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며칠 동안 보좌관에게 이 문제를 거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를 아프고 지친 모습으로 내보내는 것은 정말 나쁜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토론 전에 충분히 쉬도록 했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참모들의 실수로 실패한 토론이 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대통령의 흠결이 아니라 참모들이 보좌를 잘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존 모건 변호사는 후보 교체 논쟁은 “전적으로 클라인, 바우어, 던에 관한 것"이라며 참모 3명을 직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백악관 선임고문인 아니타 던, 전 백악관 비서실장 론 클라인 그리고 모의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밥 바우어 씨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어 아니타 던 선임고문과 밥 바우어 변호사가 "영원히 해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보좌진 교체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진단하는 다른 사람들도 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도 토론 실패 원인은 "과도한 준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해서 "좋지 않은 토론이었다. 준비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입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년 반 동안 리더 역할을 훌륭히 해냈기 때문에 앞으로 4년 동안 재임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표는 과거 실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말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역할론이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기자)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요시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를 물려받느냐는 질문엔 “바이든-해리스 정권을 지지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대선에서 그 자리에 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한 걸까요? 상원의원들 중에서는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한 사람이 없었나요?
기자)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당연히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토론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보다 상대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기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민주당의 대응 문제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 발언에 대한 팩트 체크가 부족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세 살 위인 펠로시 전 의장은 MSNBC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을 잘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중에 사실과 다른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을 상대로 능숙하게 토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군가가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정당한 토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거짓말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81살이라는 숫자는 중요하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도 마찬가지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했습니다. 수년째 미국의 실업률이 4% 이하로 유지되면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물러나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요?
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은 지난달 28일 MS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CNN이 주관한 TV 토론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쁘고 끔찍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단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만 정치적 수소폭탄인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기자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어린 시절 이웃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도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버몬트주의 미들버리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제이 파리니 씨는 토론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CNN방송에 출연해서 “이제 떠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게 좋지만 이제 당신도 나처럼 노인이며, 우리 몸은 이전처럼 협조적이지 않고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민주당을 위해서 이제 물러나야 한다며, “사기꾼이자 협잡꾼인 트럼프가 또 다른 4년을 집권할 것이라는 위협은 실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유권자 생각은 어떤가요? 토론 이후 나온 조사가 있나요?
기자) 네 미국 유권자 70%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CBS와 유고브가 대선 TV토론 직후 유권자 1천1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72%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답했고 27%는 출마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출마를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어떤 문제를 지적했나요? 나이 문제인가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선 안되는 이유로는 나이 문제가 82%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정신적·인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72%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긍정 50%와 부정 49%의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54%의 지지자가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고 46%의 지지자가 '출마해선 안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본인의 생각도 중요할 텐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이후 첫 유세인 28일 노스캐롤라이나 연설에서 “예전만큼 말을 매끄럽게 하거나 토론을 잘하진 못하지만 난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직을 하는 방법과 완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토론 후 4개 주에서 7개의 행사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나마 이번 토론 시청률이 낮아서 다행이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기자) 미국 언론들은 낮은 시청률이 바이든 대통령에겐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시청률 데이터를 보면 이번 TV토론을 시청한 미국인은 4천800만 명 정도였습니다. 이는 2020년 시청자 7천300만 명보다 훨씬 적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씨가 수감됐다고요.
기자) 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일 코네티컷 연방 교도소에 출두했습니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환호하는 가운데 배넌 씨는 자신을 정치범이라고 부르면서 “오늘 감옥에 가게 돼서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후회는 없고, 내가 한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배넌 씨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입니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주역이라 불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인사입니다.
진행자) 배넌 씨 혐의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배넌 씨는 지난 2022년 10월 미국 의회를 모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혐의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2021년 1월6일 발생한 미국 의회 의사당 폭동 사건과 관련해 하원 조사위원회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한 혐의를 받고요. 다른 하나는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문서를 제공하기를 거부한 혐의입니다.
진행자) 항소를 하고 대법원에 상고를 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군요.
기자)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서 항소를 했는데, 지난달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이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연방대법원도 지난달 28일 형 집행을 연기해 달라는 긴급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1월 6일 하원 조사위원회가 부적절하게 구성됐으며, 배넌 씨가 받은 소환장이 불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던 인사도 비슷한 혐의로 복역 중이죠.
기자)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의사당 폭동과 관련해 의회 조사를 거부한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뒤 이미 복역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나바로 전 국장 역시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사로 거론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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