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물질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을 법정에서 증명할 것이라고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이자 법률 사무소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최고경영자(CEO)가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피해를 본 미국인들이 북한과 이란, 시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대리인인 ADL의 그린블랫 CEO는 3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린블렛 CEO는 대북 소송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이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증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린블랫 CEO를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ADL의 소장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 내 테러 공격과 연계된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를 지원해 왔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북한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 단체를 지원하고, 10월 7일 공격에선 물질과 재원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그린블랫 CEO) 북한과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 및 무장 세력 간 관계가 있다는 것은 수년 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그 증거가 밝혀졌습니다. 첫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을 죽이려고 총을 쏘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북한산 군수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두 번째, 훈련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훈련은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세 번째는 기술 지원입니다. 이 또한 문서화돼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거리 밑에 터널 시스템을 건설해 인질을 붙잡아 두거나 무기를 저장하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북한 기술자들과 정부가 지원했다는 사실을 공개 법정에서 증명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이고 일부는 처음으로 밝혀질 것입니다.
기자)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 무기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VOA에 “북한 무기가 과거는 물론 최근에도 하마스에 의해 사용됐다는 공개적인 일련의 증거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 협력의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직접 제공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인 것인데요.
그린블랫 CEO) 해당 관계자가 관계나 협력을 어떻게 정의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이를 ‘기술 원조, 훈련 및 지원, 군수품, 가자지구에서 발견된 북한 무기’로 정의할 것입니다. 우리는 상당한 확신이 있습니다. 대중도 납득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판사도 납득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 끔찍한 폭력 행위에서 이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기록에 남게 될 것입니다.
기자) 과거 승소한 유사 사례가 있나요?
그린블랫 CEO) 그렇습니다. 이란, 리비아, 수단 등의 국가를 상대로 한 다수의 이전 사건에서 판결을 받거나 합의한 회사와 단체가 있습니다. 실제로 ADL이 이번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법률 사무소는 유사한 소송에서 180억 달러 이상의 성공적인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을 대신해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저는 매우 낙관합니다. 원고들에게 금전적 보상도 받게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유대주의와 증오를 저지르는 데 있어 이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심의 여지 없이 결정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자) 북한과 같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북한에 소장을 보내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계획입니까?
그린블랫 CEO) 북한에 있는 피고인에게 서류를 송달하는 데에도 분명히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경우의 소송을 전에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할 일을 할 것입니다. 그들이 서류를 송달받았고 소송에 대한 공식 통지를 받았으며 117페이지 분량의 고소장 사본을 받는 등의 절차가 완료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입니다. 이란이나 시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이 워싱턴 DC에 변호사를 보내 연방법원에서 우리를 상대로 변론할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이 그러든 말든 그것은 그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의 계획은 그들이 우리와 법정에 서든 안 서든 간에 그들이 한 역할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한 일을 증명하고 피해자들이 금전적 보상을 받게 할 것입니다.
기자) 원고가 승소하더라도 북한으로부터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인데요. 그런데도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린블랫 CEO) 소송을 제기하는 데에는 세 가지 핵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이번 소송은 합리적 의심을 넘어 이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증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이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피해자들에게 재정적 보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 테러지원국 피해) 기금에 접근하면 이들 나라의 자산에서 돈을 빼낼 수 있으며 미국 납세자들은 한 푼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정의입니다. 우리가 이런 잔학 행위를 저지른 야만인인 하마스를 감옥에 넣거나 수년 동안 하마스를 확장하고 지원하는 것을 승인한 이들 나라 정부의 사람들에게 받은 대로 갚아주겠다는 의미의 정의가 아닙니다. 법원이 공정하고 옳다는 것을 단번에 증명할 때 정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와 이번 소송에 유사한 부분이 있는데요. 웜비어 부모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하고 압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계획이 있나요?
그린블랫 CEO) 솔직히 그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배심원단이 심리하지 않습니다. 판사가 사건을 검토하여 판결을 내릴 것입니다. 판사가 유죄 또는 무죄라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 테러지원국 피해) 기금에 비추어 사실을 평가해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는 4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금전적 보상을 제공해야 하는지 여부는 판사가 스스로 결정할 것입니다.
기자) 다른 피해자들이 북한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그린블랫 CEO) 아마도요. 이 소송은 지난해 10월 7일 사건의 영향을 받은 미국인들에 관한 소송입니다. 130명의 원고가 있습니다.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미국인이 있을 수 있어 조치를 취하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해외에도 법원이 있는데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과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십 개 다른 국적의 사람들도 공격을 받은 사건입니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이 처음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한 국가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제 소송의 다음 단계는 무엇이며 어떤 절차가 남아 있고 최종 판결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그린블랫 CEO)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과의 서신 교환은 복잡합니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만 소장 등 서류 전달은 쉽지 않습니다. 몇 달이 걸릴 겁니다. 이후 판사가 배정되고 판결을 받으려면 아마 2년 이상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 다음 판사가 배상 금액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따라서 이 과정은 2~3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2024년 여름인데, 빠르면 2027년 여름까지 이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미국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CEO로부터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북한과 이란, 시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편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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