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에 배치된 전투기를 5세대 최신형 전투기로 교체한다는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일동맹과 역내 억지력 강화를 강조했는데, 즉각적 위협인 북한과 장기적 위협인 중국을 모두 겨냥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미국 공군의 최신 5세대 F-35A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F-35A는 공기역학적 성능과 최첨단 통합 항공 전자장비를 갖췄으며, 차세대 스텔스 기능과 향상된 상황 인식 능력 등으로 적 핵심부를 은밀히 침투해 결정적 타격을 할 수 있는 최강의 전투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를 5세대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A로 교체하는 내용이 담긴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일본 내 여러 군사시설에 배치된 미국 전술 항공기를 현대화하기로 했으며, 이 계획은 향후 몇 년에 걸쳐 시행될 것이고 1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노후한 F-15 C/D 전투기 48대를 최신 F-15EX 전투기 36대로 대체하고, 아오모리현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36대를 F-35A 전투기 48대로 대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일본 교도통신은 4일 미국 전술 항공기의 현대화는 중국, 북한, 러시아가 제기하는 안보 도전 속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한국 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미국의 계획은 동중국해뿐 아니라 역내 전체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주로 점증하는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재래식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오랜 약속이었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이제야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특히 잠재적인 타이완 전쟁 시나리오에 대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일본에 배치된 항공기의 현대화나 확대는 동중국해뿐 아니라 역내 증가하는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입니다. 북한의 위협도 미사일과 핵 역량을 확장하고 개선하면서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도태평양에서 미군 전력을 확장하는 가장 큰 동인은 중국의 위협입니다.”

태평양 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VOA에,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즉각적인 위협은 북한이고, 가장 큰 장기적인 위협은 중국이라며 미국 국방부의 이번 계획 발표의 배경을 강조했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며 그중에서도 핵무기가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핵무기가 가장 큰 위협입니다. 이것은 미국이 핵무기 표적을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죠. 하지만 어떤 항공기로든 그렇게 하려면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해야 합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의 핵무기 대부분은 전투기의 사거리 밖 내륙 깊숙한 곳에 배치돼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도 탄도미사일과 토마호크 미사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핵무기 표적을 공격하려면 전투기로는 부족해 탄도미사일 등이 필요하지만 우선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에 노후한 전투기 교체와 같은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