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번째를 맞은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번 행사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탈북민들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70여 개 민간단체와 개인 활동가들, 탈북민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NKFW)이 주최하는 제21회 북한자유주간이 7일 워싱턴에서 개막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은 8일 VOA에 올해 북한자유주간의 주제는 “평화 통일로 가는 길은 김씨 정권의 종식입니다: 우리가 길을 보여주자!( The Road to Peaceful Unification is the End of the Kim Regime: Let Us Show the Way!)로 정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존엄성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탈북민들과 인권 옹호자들의 끈기와 용기, 그리고 북한 정부에 의한 수백만 북한 주민들의 지속적인 고통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On the occasion of North Korea Freedom Week, the United States recognizes the tenacity and courage of North Korean escapees and human rights advocates, as well as the continued suffering of millions of North Koreans at the hands of the DPRK government. This year’s North Korea Freedom Week culminates in the Republic of Korea’s North Korean Defector Day on July 14. In recognition of the critical role escapees play in advancing North Korean human rights, the U.S. reaffirms our commitment to supporting a survivor-centered approach to accountability and amplifying defector voices.”
이어 “올해 북한자유주간은 오는 14일 한국의 북한이탈주민의 날에 마무리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인권 개선에 있어 탈북민들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생존자 중심의 책임 규명 접근법을 지지하며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북한 정권은 강제 노동을 포함해 주민들을 계속 착취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위해 주민들의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The regime continues to exploit its citizens, including through forced labor, and divert resources from the country’s people to advance it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Ruthless crackdowns on foreign media and continuing rise in the number of public executions, including of youth, have heightened an environment of fear and repression. The United States continues to call on all countries to uphold non-refoulement obligations and to protect North Korean asylum seekers. We remain committed to highlighting the egregious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happening in the DPRK and to working with allies and partners to promote human rights, accountability, and access to information.”
또한 “외국 매체에 대한 무자비한 단속과 청소년을 포함한 공개 처형 건수의 지속적인 증가로 공포와 억압의 환경이 고조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국가들이 송환 금지 의무를 준수하고 북한 망명 신청자들을 보호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를 강조하고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권과 책임성, 정보 접근성을 증진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워싱턴을 찾은 16명의 탈북민 대표단은 8일 오후 국무부를 방문해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가 비공개로 주재한 미국 관리들과의 원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어 9일에는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담당 소위원회가 주최하는 ‘탈북민들과의 원탁회의’에 참석해 북한 주민들의 최근 상황을 전하고 개선 방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 기간 동안에는 ‘북한의 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KCC)’과 북한자유연합이 공동 주최하는 백악관과 미국 의회 앞 집회를 비롯해 링컨기념관 앞 기도회, 디펜스포럼이 하원 건물에서 주최하는 증언회 등 다양한 행사가 11일까지 열립니다.
북한자유연합은 2004년부터 워싱턴에서 탈북민들과 매년 북한자유주간을 개최해 왔으며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서울에서, 2015년부터는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북한자유주간은 탈북민 증언과 의회 청문회,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시위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탈북민 대표단의 실무를 담당하는 장세율 겨레얼 통일연대 대표는 8일 VOA에 북한자유주간 20주년을 맞아 탈북민들의 위상도 예전보다 달라지고 있다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세율 대표] “정말 예전에는 미국 정부나 유엔 방문도 그렇고 우리가 호소문 하나 전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었는데 이곳의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과 우리 탈북민들의 연합으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영향력이 많이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미 관리들 면담도 자주 있고요. 호소문도 잘 받아 줍니다. 우리의 말을 경청해 줍니다. 달라진 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던 허광일 탈북인권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도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북한인권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허광일 대표] “20년이란 세월 동안 우리 북한자유주간은 유일하게 탈북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북한의 현실을 직접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 사회에서 겪은 인생사를 거짓과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국제사회에 알렸기 때문에 세계 평화의 양심을 울리게 했다는 데 대해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자유주간이 “북한인권 운동에 동력을 제공했다”며 그 중심에 탈북민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에는 민간 단체들이 행사를 주최하고 탈북민을 증인으로 초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북한자유주간은 탈북민들이 행사를 직접 주최하거나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직접 각본이나 가이드라인을 받아서 더 세게 혹은 조절해서 우리 목소리가 나가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희도 어느 정도 남한 사회에 적응하고 다양한 학습을 통해서 우리가 북한에서 겪었던 모든 것을 우리 입으로 말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정말로 미 국회의원 등 정치권, 국무부, 사회, 각종 인사, 교회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기회가 됐고 이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회 북한자유주간 때부터 해마다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VOA에 “북한자유주간을 시작할 때는 북한의 독재가 김정일에서 끝나기를 바랐지만 3대 세습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3대 악법을 비롯해 인권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한 측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정권이 보낸 오물 풍선을 보면 치욕스럽기까지 하다”면서 “21회 북한자유주간를 통해 김정은 남매의 폭정을 알리고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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