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터너 특사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탈북민 역할 인정한 중요한 진전”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미주통일연대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제공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미주통일연대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제공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자 자유롭게 사는 북한 주민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터너 특사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탈북민 역할 인정한 중요한 진전”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8:49 0:00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한인 단체가 워싱턴 인근에서 개최한 기념행사에 참석해 탈북민들의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미주통일연대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 참석한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X 캡처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미주통일연대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 참석한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X 캡처

VOA가 이 행사를 주최한 미주통일연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터너 특사는 이날 축사에서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지정하기로 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은 탈북민과 탈북민 커뮤니티가 북한 인권 증진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터너 특사] “The Yoon Administration’s decision to designate today, July 14, as North Korean Defector Day is a significant step forward in recognizing the central role the escapee and defector community plays in advancing North Korean human rights. North Korean escapees are truly the reunification that came early and a testament to the vast potential of North Koreans living in freedom.”

터너 특사는 그러면서 “탈북민은 진정으로 ‘먼저 온 통일’이자 자유롭게 사는 북한 주민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탈북민은 북한 안팎으로 오가는 정보의 흐름을 촉진하고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를 문서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또한 미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탈북민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며, 이들이 미국 사회에 통합돼 자영업자, 군인, 공무원, 간호사, 학생, 예술가, 지역사회 지도자, 숙련된 근로자로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이어 “지난 수년 동안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면서 탈북민 커뮤니티의 끈기와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에 영감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터너 특사] “Over the many years I have been working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I have been inspired by the tenacity and courage, but most importantly hope, of the escapee community… Your insights are invaluable as we craft our policy and your voices convey a message back to North Koreans are authentic and impactful. Thank you for courageously speaking up and on behalf of the millions of North Koreans who are denied fundamental freedom that would allow their voices to be heard.”

아울러 탈북민들을 향해 “여러분의 통찰력은 우리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매우 소중하며, 여러분의 목소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성 있고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여러분 모두가 기여한 공헌에 대한 진정한 축하의 날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터너 특사는 이날 탈북민뿐 아니라 미국 내 한인들과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등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은 앞서 15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X’를 통해 터너 특사가 이날 “용기 있는 탈북민들과 인권 운동가들을 기리고 미국 내 탈북자들을 축하하는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념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14일 워싱턴 외에도 뉴욕,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등 여러 도시에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성윤 우드로 윌슨 센터 연구원.
이성윤 우드로 윌슨 센터 연구원.

이날 터너 특사와 함께 워싱턴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성윤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16일 VOA에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와 달리 탈북민의 존재를 상당히 중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호응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연구원] “윤석열 정부가 아주 의미 있고 상징적인 결정을 했다고 봅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3만 4~5천 명의 탈북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것은 참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은 일반 난민이 이니라 같은 동족으로 한국 사회가 포용해야 할 대상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심한 폭정에서 살다가 탈출한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인권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나라 안팎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미국 등 국제사회가 호응한 것처럼 한국 정부도 탈북민 등 인권 문제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이 연구원은 그런 의미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북한 정권의 폭정을 알리고 탈북민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향후 미국 내 다양한 관련 행사를 통해 북한인권에 대한 미국 조야의 관심을 환기할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단편적인 시각도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연구원] “북한 폭정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김정은은 미치광이다, 전쟁광이다. 정말 기이한 정권이란 이미지는 많지만 단면적으로 보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세대, 미국에 와서 정착하고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탈북민들이 그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미국 사회에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탈북민들을 그저 불쌍한 난민이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북한에 대한 의식 변화를 가져다줄 선생이다,”

탈북민의 날 행사를 개최한 미국의 한인 단체들은 탈북민 커뮤니티가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워싱턴의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를 개회한 미주통일연대의 김유숙 회장은 “미국 내 탈북민들에게 북한인권 운동은 과거 미주 한인들이 벌였던 독립운동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유숙 회장]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자체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롭고 행복한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탈북민 자체가 먼저 온 통일이기 때문에 독립운동이나 통일운동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미주 한인들의 통일에 대한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미국에서 더 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한인 단체장들을 많이 초청했어요. 우리가 같이 통일 운동을 하자. 인권 유린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출하자고요.”

탈북 난민 최한나 씨.
탈북 난민 최한나 씨.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던 탈북 난민 최한나 씨는 “감개무량하다”면서 탈북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한나 씨] “정말 감동입니다. 통일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아요. 우리 탈북민들에게 관심을 둔다는 자체가 감사하고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명백해졌어요. 윤석열 대통령도 (기념사에서) 그랬잖아요. 남북한을 모두 경험한 통일의 소중한 자산이라고요. 저는 하나님이 3만 명이 넘는 탈북민들을 한국에 보낸 이유는 통일을 먼저 연습시키기 위해 보냈다고 봐요. 이곳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그 사람들을 품지 못하고 서로 하나가 못되면 남북이 어떻게 합쳐지겠는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최초로 개최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 = 한국 대통령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최초로 개최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 = 한국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사에서 “남북한에 모두 살아본 북한이탈주민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통일의 자산”이라며 이들이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통로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북한 외교관 출신 고영환 씨를 지난해 9월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교육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또한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 태영호 전 국회의원은 17일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차관급)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과 관련해 여러 훌륭한 일을 해냈고 한국 외교부도 이를 의제의 일부로 삼고 있다면서 이제 관건은 지속가능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Yoon Suk Yeol administration has done some great things and now the Foreign Ministry of South Korea is making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issue part of its agenda. What we need is one thing, sustainability, both conservative and progressive administrations must address North Korean human rights issues.”

스칼라튜 총장은 향후 한국의 보수 정권과 진보 정권 모두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이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인류 보편적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일관성을 보일 때 미국 등 국제사회도 더 관심을 갖고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