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념해 열린 서울의 한 행사장. ‘남북우정사랑봉사회’의 회원들이 손수 만든 북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행사장을 찾은 한국 시민들은 시식하며 탈북 회원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먼저 봉사회의 탈북민 박이순 회원은 단체를 소개하며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녹취: 박이순 회원] "남북우정(사랑)봉사회는 대구시에 있어요. 남북한 모두 합해서 한 120명 정도 북한 분들, 남북 분들이 해서 취약계층들, 연로하신 분들 봉사하고 통일의 리더로서 이 부스를 우리 봉사의 마음으로 해서 모든 구성원이 지금 북한식 오리지널 음식을 해서 오늘이 얼마나 좋은 날이에요. 정말 그 말만 들어도 진짜 눈물이 울컥하는데 정말 우리 날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저도 한국에 와서 어린이집에서 조리장을 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에 음식 솜씨를 또 한 번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뜻깊은 날인 것 같습니다.”
한 어린이집에서 조리장 일을 하는 박이순 씨는 요리 솜씨를 뽐내 다양한 북한 음식을 선보였는데요.
[녹취: 박이순 회원] “감자떡 이제 유과도 있어요. 북한식 유과, 과줄이라고 해요. 유과는 북한에서 귀한 유과예요. 여기 한국처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하기도 힘들고 결혼식, 아기들 돌잔치, 팔순 잔치 이런 데 환갑상에 올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이렇게 즐거운 날, 오전에는 북한식 식혜, 한국식 식혜 한 20kg씩 한 걸 오전에 다 시식이 끝나니까 오후에는 감자떡을 많이 했으니까 시식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어요.”
박이순 회원은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요. 봉사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바쁜 시간을 쪼개 대구로 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2021년에 설립된 ‘남북우정사랑봉사회’의 주요 활동은 뭘까요?
[녹취: 박이순 회원] "일하고 주말에 봉사하고 이런 개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예요. KTX 타고 가면 좀 시간은 걸리더라도 즐겁더라고요. 힘들어도 우리 고향 분들의 따뜻함이라 할까요? 6월에도 칠순 잔치에 한 번 내려갔다 오긴 왔어요. 노인복지관에 어르신들 식사를 도와주고 길거리 청소라든가 그리고 독거노인들의 칠순 잔치라든가 그리고 서울 쪽에 올라와서 하는 행사가 있으면 함께 참가하고, 자랑한다면 한 달에 두 번인가 세 번을 요양복지관에 가서 점심을 무조건 도와줘요.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런데 회장님은 늘 우리가 하던 흐름으로 계속하자. 엄청 활발하게 움직이는 단체예요.”
그러면서 박이순 회원은 봉사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박이순 회원] "봉사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탈북해서 한국에 왔을 때 맨몸으로 왔잖아요. 정부 지원이라든가 나라의 고마움을 생각하면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야 마음이, 서로 우정을 나누고 싶은, 근데 우리 분들은 작은 데에서도 크게 감동하고 또 작은 데서 많이 스트레스받아요.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푸는 게 이렇게 봉사라든가 이런 데에서 행복을 찾고 공부하는 데서 활력소를 찾고 이렇게 모두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에요. 으쌰으쌰가 홀로 현장에서 일하다 주말에 함께 모이면 고향 사투리도 같이 할 수 있잖아요. 통하는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어르신들 도와주면 고맙다는 이야기가 뿌듯하기도 하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니까 즐겁고 행복해요.”
또한 이날 부스의 이름은 ‘남북우정사랑봉사회’였지만 대부분의 회원은 서울사이버대학교에 다니는 ‘통일안보북한학과’ 학생들이었습니다. 재학생이면서도 봉사회 회원인 탈북민들이 함께한 건데요. 박이순 회원 또한 현재 3학년이고요. 훗날 북한, 통일과 관련한 인권 강의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박이순 회원] "작년인가 올림픽 경기할 때 우리 탁구 경기를 응원했는데 북한하고 하던 복식 경기 있잖아요. 한국이 이기니까 난 뿌듯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고향에 자식이 있어요. 근데 자식들은 고향에서 북한을 응원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하니까 통일이라는 두 글자가 우리에게 너무 와닿더라고요. 통일이 돼야 자식들을 볼 수 있고, 우리 행복이 북한의 일반 주민들도 다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할 때 자기 개발을 위하고 북한, 통일에 대한 인권 강의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통일안보북한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울사이버대의 통일안보북한학과를 다니는 탈북민 양시연 씨도 이날 봉사 활동에 힘을 모았는데요.
[녹취: 양시연 회원] "저는 봉사한 지 되게 오래됐어요. 한국에 오고부터 그냥 쭉 하고 있습니다. 한 10년 정도, 우리가 마음이 여기 와서도 채워지지 않는 거… 많은 것들이 안 채워지죠. 어쨌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니까 그래서 봉사하면서 또 나름대로 재밌어요. 즐겁고, 이 행사하면서 우리의 기념일을 정해주니까 한민족인데 한민족이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 오늘은 한민족 같은 느낌 그래서 너무 좋아요.”
특히나 양시연 씨는 북한과 탈북민에 관련한 일에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고요.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탈북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얘기했습니다.
[녹취: 양시연 회원] "저희 다 같이 봉사라기보다는 함께 성장하고 또 대한민국에 저희가 잘 정착해서 멋지게 또 우리가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먼저 온 통일이라는 이거를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언젠가는 통일이 될 때 준비한 거랑 안 준비한 거랑은 너무 다르잖아요. 함께 힘내서, 또 다 지금 힘든 시기잖아요. 다 같이 오신 분들 힘내고 파이팅 하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그리고 이날 또 다른 탈북민인 임영화 씨도 부스에서 북한 음식 시식 봉사를 돕고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누구보다 감격스러웠다고 합니다.
[녹취: 임영화 회원]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정부에서 ‘탈북민의 날’을 제정해줬을 때 참 그때는 뉴스 듣고 참 많이 울었어요.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너무 설레고 그래서 참 이날만은 우리가 평소에 일상이 힘들었던 거 다 내려놓고 정말 즐겁게 즐기면서 또한 저희가 다니고 있는 ‘통일안보북한학과’를 홍보하고 싶고 그래서 교수님과 학우님들이 총출동하였습니다. 저는 봉사하면서 힘듦보다는 봉사라는 자체가 너무 소중하고 거기서 얻는 힐링이 너무 커요. 그래서 봉사는 사랑이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지난해부터 ‘남북(우정사랑)봉사회’를 알게 되었고 남한 분들도 북한의 음식을 음식 문화로써 교류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드시는 분들도 밝게 웃는 모습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감사했습니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에 마무리됐습니다. ‘남북우정사랑봉사회’의 회원들은 시식으로 마련한 음식을 모두 비웠고요. 회원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부스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임영화 씨도 이날 앉을 시간조차 없었지만 나눔과 소통으로 얻어가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고요. 앞으로의 바람도 전했습니다.
[녹취: 임영화 회원] "우리 학과가 학과인 만큼 정말 남북한 사회통합이라는 큰 그림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 안에서, 일단 우리 학우들부터 남한 학생, 북한(출신) 학생 서로 소통하면서 작은 장을 만들어 가겠고요. 향후에 ‘남북우정(사랑)봉사단’은 큰 목표를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남한 사회에 더 잘 정착하는 멋진 봉사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가 너무 고맙고 감사한 날을 맞으면서, 보내면서 저희가 빈 주먹으로 왔는데 대한민국에서 저희를 안아줬고 품어줬고 기꺼이 내줬고 저희가 비록 많이 가져서 부자인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넉넉한 부자 함께하는 동행, 함께하는 나눔, 함께하는 사랑이 되고 싶고 함께하는 통일 미래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