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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선언’ 발표 탈북 청년들 “북한 인권 증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


22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한국 통일부, 인권 단체인 휴먼 아시아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 청년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 등이 담긴 ‘존엄, 희망, 자유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22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한국 통일부, 인권 단체인 휴먼 아시아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 청년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 등이 담긴 ‘존엄, 희망, 자유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최근 ‘존엄, 희망, 자유를 위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탈북 청년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탈북민들의 결속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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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탈북 청년 10명이 22일과 23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여러 북한인권 행사를 통해 ‘존엄, 희망, 자유를 위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탈북 청년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독재와 민주주의를 모두 경험한 사람들로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모든 세력을 단호히 배격한다”며 “북한 독재정권의 조직적인 반인륜적 모든 행위와 이를 정당화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세뇌 교육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의 대중화와 국제 연대를 통한 지속 가능한 운동을 위해 탈북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북한인권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언문에는 “문화 콘텐츠를 통한 북한 인권의 대중적 공감을 만들고, 젊고 전문성을 겸비한 공동체 구성하며, 북한 주민의 자결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안해 실행에 옮기고, 국제사회 활동가들과 연대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성주 조지메이슨대 방문연구원
이성주 조지메이슨대 방문연구원

워싱턴 선언을 공동 주도한 이성주 조지메이슨대 방문연구원은 23일 VOA에 탈북 청년들이 서울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각자의 비전을 나누면서 선언문을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주 연구원] “이 선언문이 북한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 Empowerment 즉 자결권을 우리도 갖출 수가 있구나 하는 그런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고요. 북한 정권에는 우리가 있는 한 북한의 인권은 잊히지 않는다. 우리가 반드시 그 인권과 자유, 존엄의 가치가 북한인들에게 쟁취될 때까지 늘 함께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이 연구원 등 탈북 청년들은 이 선언문을 한국의 옛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주도해 추후 3·1 운동에 이바지했던 2·8 독립선언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이성주 연구원] “2월 8일 한국 유학생들이 독립선언문 초안을 썼는데 그게 33인이 모여서 3·1운동 선언문을 쓰는데 기여했어요. 그 3.1운동 선언문이 저희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최초 헌법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선언문을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이번에는 워싱턴 선언, 다음에는 서울 선언, 그다음에 도쿄, 런던 선언,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이런 선언을 발표할 것입니다.”

워싱턴 선언에는 한국에서 예술가, 언론인, IT 기업인, 소셜 인플루언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탈북 청년들이 동참했습니다.

김금혁 씨가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금혁 씨가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유엔 안보리가 개최한 북한인권 회의에서 발언했던 김금혁 씨는 자유세계에 사는 탈북 청년들이 북한에서 이른바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으로 어느 때보다 고통받는 북한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김정은 정권이 장마당 세대를 타깃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악법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들이 바깥세상을 향해서 나아가고자 하는 그런 걸음들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때 같은 경험과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 같은 장마당 세대가 밖에서 먼저 그들을 향해서 희망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고 그 어떤 상황도 변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것은 북한 인권운동을 하는 우리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옥 씨.
전주옥 씨.

한국에서 웹툰 작가로 활동 중인 전주옥 씨는 생계형 탈북이 아닌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탈출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을 잘 아는 탈북 청년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전주옥 씨] “장마당을 통해서 생존해 왔기 때문에 자본에 대한 인식과 태도도 다르고 어떻게 하면 내가 살아갈지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요. 요즘 저희 젊은 세대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전에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각자의 역량을 가지고 그러면서 나의 사명에 따라서 인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라서 이제는 그 활동 범위는 상당히 다양해지고 이제 문화적 영역까지 이걸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광명 씨.
오광명 씨.

IT 스타트업 창업자인 오광명 씨는 향후 통일에 대비해 북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템 개발로 희망을 불어넣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광명 씨]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버리지 않았다. 또한 향후에 통일이 된다면 이런 IT 사업 적으로 그분들한테 많은 도움,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고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지 어드바이스를 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행사에서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중 절반 이상이 20·30 세대와 고위급 인사였다며 한류 영향력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강춘혁 씨가 23일 NED 주최 행사에서 직접 그린 그림.
강춘혁 씨가 23일 NED 주최 행사에서 직접 그린 그림.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래퍼와 화가,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강춘혁 씨는 “북한의 3대 악법 제정 배경에는 한류 문화예술의 힘이 존재한다”며 예술을 통한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춘혁 씨] “볼 권리와 표현할 권리가 모두 없는 그 나라에 대해 이런 예술 활동을 통해서 시각적이거나 청각적이거나 모든 것을 사용해서 북한 사회에 문화 콘텐츠를 더 많이 더 주입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일단 그 사회 안에서 변화가 시작돼야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혁명이나 사회 변화 속에서 항상 예술이 그 선두에 있었거나 동등하게 갔습니다. 북한 인권의 변화를 위해서도 예술로 국제사회에 알려주고 북한 사회에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인 유지태 씨와 ‘Unipivot’의 CEO로 활동하는 정서윤 씨.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인 유지태 씨와 ‘Unipivot’의 CEO로 활동하는 정서윤 씨.

비정부기구인 ‘Unipivot’의 CEO로 활동하는 정서윤 씨는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 인권마저 정치적 잣대로 바라보는 한국 내 시각도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서윤 씨] “한국 사회에서 아쉬운 부분은 북한 인권이라고 했을 때 보수와 진보가 갈라져 있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라 북한 인권, 북한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니다. 그랬을 때 진보나 보수와 상관없이 모두가 북한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인권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인기 배우로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인 유지태 씨는 23일 VOA에 탈북 청년들의 호소에 공감한다며 북한 인권의 비정치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지태 씨] “사실 저는 이게(북한인권) 정치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인권에 대한 얘기인 거고 우리가 꼭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제3국에서) 인신매매되는 탈북자들에게 붙여지는 단어가 ‘돼지’입니다. 사람이 아닌 돼지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 무국적자들에게 보호를 해주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런 보호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미국 전문가들은 탈북 청년들의 워싱턴 선언에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24일 VOA에 워싱턴 선언은 통일한국의 미래 지도자가 될 청년들의 훌륭한 구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This is an excellent initiative from future leaders of a United Republic of Korea. They will be among the founding mothers and fathers of a new free and unified Korea… it is important for Koreans remaining in the north to see this vision statement and to know it was written by fellow Koreans from the north. The example of their leadership and their success in the ROK and around the world is a powerful message of hope and inspiration to those who remain enslaved in the Guerrilla Dynasty and Gulag State of the north.”

맥스웰 부대표는 “이들은 자유롭고 통일된 새 한국의 건국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될 것”이라며 “북한에 남아있는 주민들이 이 비전 선언문을 보고 선언문이 동료 탈북민들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전 세계에서 그들의 리더십과 성공 사례는 북한의 게릴라 왕조와 굴락(수용소) 국가에 노예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희망과 영감의 메시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존엄, 희망, 자유를 위한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김씨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에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중요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했습니다.

이 선언은 전 세계 시민사회와 운동가들의 공헌을 인정하면서 정치적 성향이나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 인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을 촉구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 Washington Declaration for Dignity, Hope and Freedom is an important symbolic step in focusing world attention on the human rights violations perpetrated by the Kim regime in North Korea. While acknowledging the contributions of civil society and activists worldwide, the declaration calls for sustainability of efforts to address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situation, irrespective of political affiliation or the outcome of elections.”

스칼라튜 총장은 워싱턴 선언에 동참한 탈북 청년들은 고난의 행군을 겪었으면서도 한국에서 성공한 주인공들이라며 “이들은 젊은 세대로서 희망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로버타 코헨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북한을 탈출해 김씨 일가의 통치, 빈곤, 정치적 탄압, 대량살상무기 집중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Well, I would say that if there's anything that North Korea fears, it's those who escape the country and tell the truth about the Kim family rule, the impoverishment, the political oppression, and the focus on weapons of mass destruction. This declaration shows the growing unity of those who escape, not only to tell their stories but to join hands to speak directly to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ork to counter the oppression of the North Korean Kim regime.”

그러면서 이 선언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뿐만 아니라 손을 잡고 북한 주민들과 직접 대화하며 북한 김씨 정권의 탄압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탈북민들의 결속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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