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진 레이저 대공 무기는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통합돼 한국의 방공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아직은 사거리가 짧고 날씨에 취약한 것이 단점이지만 향후 기술이 발달하면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31일 한국군이 올해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레이저 대공 무기가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레이저 대공 무기를 주요 거점 주변에 배치하면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추가적인 통합 방어망이 될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날아오는 표적을 더 많이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You could place these around those critical nodes and it becomes an additional integrated layer within a missile defense architecture. And so it basically gives you more shots at the incoming target.”
한국이 보유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기존 방공망에 레이저 대공 무기가 더해질 경우 촘촘한 방공망을 구축해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군은 영화 ‘스타워즈’처럼 레이저를 쏴 드론이나 소형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I’을 올해 안에 실전 배치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 군이 실전 배치할 계획인 레이저 대공 무기는 레이더 등으로 드론 등 표적을 탐지하면, 표적의 위치를 확인해 드론 1대당 10초 정도의 레이저를 쏴 열에너지를 700도 이상으로 높여서 드론 안의 배터리∙엔진∙전자장비 등을 과열시켜 격추하는 방식입니다.
‘블록-I’은 지난해 4월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내려져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 방위사업청이 양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해 실전 배치돼 ‘대드론 무기’로 운용될 예정인데,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1회 발사 당 비용은 미화2 달러 미만으로 저렴합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레이저 대공 무기는 미사일 요격보다 저렴하고 반응이 빠르고 정확한 것은 장점인 반면 사거리가 짧고 날씨에 취약한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빛의 속도로 발사되기 때문에 회피가 어렵고 탄환이나 포탄처럼 포물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직진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저렴한 것은 장점인 반면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내리면 열에너지가 줄어 요격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한계란 지적입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방공) 역량은 사드 등 다양한 단거리∙중거리 방어를 포함해 상당히 강력하다”면서 “레이저 대공 무기를 사드 등 다른 방공 체계와 통합해 다층의 방공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면에서 한국은 훌륭한 방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t is a system that incorporates a nascent laser capability THAAD, patriate other types of systems as well. And you integrate them together to create, like I said, a multi layered architecture. In that sense, South Korea's got a good system.”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일본 등과 미사일 발사 정보 공유 등 방어 시스템을 통합∙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사오 달그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레이저 대공 무기가 한국의 방공 역량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달그렌 연구원은 “이 같은 레이저 시스템은 처음에는 소형 드론이나 소형 항공기 등 저급한 위협을 겨냥하겠지만, 잠재적으로 미래에는 사드나 패트리어트와 같은 고급 자산을 위협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드론이나 소형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데 그치지만 향후 기술이 발달하면 사드나 패트리어트 주변에 배치돼 사드 등을 노리는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달그렌 연구원은 “이런 시스템들은 사드나 패트리어트와 같은 고가의 자산을 저급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공 방어에는) 저가의 드론부터 최고급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전체 범위의 방어가 필요하다”면서 “(레이저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는 그 조합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달그렌 연구원] “And so these systems are valuable for protecting these high value assets like THAAD and Patriot from these low end threats. You need the full spectrum of defense from low end drones all the way through the highest end ballistic and hypersonic missiles and directed energy is an important part of that mix.”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레이저 대공 무기는 향후 북한의 드론 공격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2년 말 북한 드론이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때 한국 군은 낙탄 등으로 인한 민간 피해를 우려해 격추에 소극적이어서 결국 실패했지만, 레이저 대공 무기가 실전 배치된다면 이런 우려 없이 북한 드론을 격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다만 레이저 대공 무기는 초기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현재 1세대 레이저 대공 무기는 고정식이어서 기동성 부족으로 적에게 노출돼 포격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1세대 레이저 대공 무기의 역량은 제한적이지만, 2세대, 3세대가 되면 미사일과 항공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가 커지고 기동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그러면 한국이 레이저로 방어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고 북한의 공격 시도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its synergies increase and it will be mobile in future generations. That's going to make it a lot easier for South Korea to defend the lasers and to cause a problem for North Korea trying to carry out an attack. (중략) I think what you'll see is as the overall network of air defense improves, Kim is potentially deterred.”
그러면서 “향후 전반적인 방공망이 개선됨에 따라 김정은은 잠재적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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