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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 보기] 탈북민 다결 작가의 '코스믹 앙상블: 공존과 조화' 전


[탈북민의 세상 보기] 탈북민 다결 작가의 '코스믹 앙상블: 공존과 조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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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주적 조화와 합주를 주제로 그래픽 아트와 유화 등의 작품을 선보인 탈북 작가가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나고 자란 탈북민 강지현 씨인데요. 현재는 패션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면서 미술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다결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고 있는 탈북민 작가의 얘기를 전해 드립니다.

최근 우주적 조화와 합주를 주제로 그래픽 아트와 유화 등의 작품을 선보인 탈북 작가가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나고 자란 탈북민 강지현 씨인데요. 현재는 패션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면서 미술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다결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고 있는 탈북민 작가의 얘기를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작품 설명 현장음]

다결 작가가 한 관람객에게 자신의 작품, ‘에그 플랜트 샤인’을 소개합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 5층 특별전시관에 마련된 이번 전시는 '코스믹 앙상블: 공존 과 조화'라는 주제로 기획된 다결 작가의 특별 전시인데요. 남북통합문화센터 통합체험팀의 박근희 연구원은 다결 작가를 섭외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습
니다.

[녹취: 박근희 연구원] "그동안 특별 전시를 진행하면서 순수 미술 쪽 작가님을 많이 섭외했는데요. 이번에는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상업 미술도 하고 계신 작가님을 선보임으로써 색다름을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살펴보시다시피 보라색,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보라색의 가지 그림이 메인으로 걸쳐져 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이번 작품을 구성하시면서 인간과 자연, 동물, 식물 다양한 것들이 하나로 연결된 우주적 관점에서 공존을 그려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유화도 있고 그래픽 아트도 있고 혼합 재료로 만든 오브제 작품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우리가 다 다른 물성을 가지고 있고 성품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공통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또한 패션 회사의 대표이기도 한 다결 작가는 작품의 그림을 옷에 담아내, 탈북민의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함께 제작하고 있는데요. 박근희 연구원은 그런 부분이 신선하고 대중에게 더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결'이란 예명은 어떻게 지은 것일까요?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다결 작가] "이게 많을 다(多)에 물결 결을 쓰고 있는데 물이 많아서 흘러내리듯이 저도 활동을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면 좋겠다는 의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결 작가가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21년부터고요. 기존에 그렸던 작품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조화들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녹취: 다결 작가] "기존에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것들을 소개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더불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가 담긴 작품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꽃군복'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담고 싶다고 하셔서 흔쾌히 하게 됐습니다. 사실 거대한 우주가 있지만, 사실 우리는 그 안에서 먼지에 불과하죠. 그렇지만 각자의 캐릭터를 가지고 본인의 삶을 살아가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들을 놓고 보면 굉장히 다 다르죠. 하지만 우주 전체를 봤을 때는 사실 저희는 너무나 똑같은 사람들인 거죠. 그런 의미를 담고자 했고요. 서로 다른 오브제들을 사용하면서 그 안에서 전체적인 의미에서는 우리는 같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어요.”

그래서 다결 작가는 이번 전시의 메시지를 담은 신작, ‘가지’ 시리즈를 선보였는데요. 가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취: 다결 작가] "제가 말씀드렸던 주제랑 부합하지 않나 싶기는 해요. 가지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잖아요. 식재료로도 굉장히 많이 쓰이지만, 나라마다 가지의 형태가 다 다르더라고요. 오이처럼 생긴 가지가 굉장히 많은데 해외 쪽에 가면 호박처럼 생긴 모양도 있고요. 병사리(병)처럼 꼿꼿한 모양의 아이도 있고 중국 쪽에 가면 동글동글하게 애호박처럼 생긴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가지 형태가 너무 다양한데 가지가 가진 특색 중의 하나라고 하면 색깔인 것 같아요. 보라색을 띠고 있어요. 보라색 아시잖아요. 빨간색이랑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나와요. 근데 이러한 걸 섞지 않아도 천연으로 가지가 가진 색깔이 있기 때문에 가지를 작품에 넣었는데…”

보라색의 조화로운 색을 가진 평범한 가지에 영감을 받은 다결 작가. 작가는 작품에 가지를 그려 넣고 또 패션 재료 중에 흔한 비즈, 즉 구슬을 활용했습니다.

[녹취: 다결 작가] "제가 전공이 패션이에요. 그래서 비즈를 많이 활용했어요. 패션 재료 중에 비즈도 되게 흔한 재료 중의 하나이거든요. 그래서 흔한 패션 재료에다가 가지를 섞어서 모양을 만들었어요. 지구에 존재하는 재료이고 또 흔한 재료이지만 가지랑 비즈가 무슨 소리야? 이럴 텐데 작품을 해놓고 보니까 그렇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도 않아요. 참 잘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표현하고자 담았습니다.”

또한 남북통합문화센터의 박근희 연구원은 다결 작가의 특별한 점을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작가라고 말했고요. 전시장에는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아트 작품, 9점이 선보여지고 있었습니다.

[녹취: 다결 작가] "원단에다가 프린팅해서 걸어두었는데 저는 초반에 아이덴티티(정체성)에 대해서 되게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대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너는 고향이 어디야? 이렇게 물어본 거죠. 갑자기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그때는 강원도 쪽이다. 거짓말할 수밖에 없었고요. 나중에는 거짓말할 수밖에 없는 나의 상황이 안쓰러운 거예요.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또 살자고 보니 할 수밖에 없었고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내렸던 결론이 이거였던 것 같아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친구들에게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나도 너랑 같은 사람이야. 너랑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고,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서 얘기하면 어떨까? 싶어서 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을 생각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사람의 이름을 작품 제목으로 했는데요. 다결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강지현’이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결 작가는 작품을 위해 주위의 탈북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다결 작가] "그래서 친한 친구 몇 명한테 연락해서 내가 이번에 이러한 걸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그랬더니 친구들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너무 좋고, 협조해 줘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점점 넓혀가기 시작했죠. 막상 얘기하다 보니 그 친구가 가진, 내가 모르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인터뷰를 정식적으로 했더니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왔었어요. 그래서 공감이 너무나 많이 됐고 같이 눈물도 흘렸고 그러다 보니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디자인 아트 작품 중 ‘박유성’이라는 작품을 소개했는데요.

[녹취: 다결 작가] "저는 이 친구랑 옛날에 알게 된 사이이기는 한데 작품을 통해서 다시 공식적으로 인터뷰하면서 스케치하게 됐었는데, 이 친구는 고향에 돌덩이가 굉장히 많대요. 그렇고 이 친구는 한국에서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통일되면 고향에 가서 영화 한 편을 꼭 찍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고향을 배경에 담았습니다. 돌덩이가 많은 친구의 고향에서 감독이 되어서 영화를 디렉팅(감독)하는 모습을 그 카메라 렌즈 안에 담은 작품인데 굉장히 비전이 좋잖아요. 그래서 인상에 남았습니다.”

이 밖에도 유화와 오브제 작품까지 모두 19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작품을 통해 작가는 수많은 ‘우리’가 각각 다른 경험과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로 공유하는 본질을 관람객들과 나누고 있었습니다. 끝으로 다결 작가를 응원하는 관람객 그리고 작품 소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설 씨] “남한 사람들에게도 북한의 상황이라든가 그런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을 것 같아요. 저희 때는 먹고 살기 위해서, 먹고 사는데 근근해서 여기까지 넘어왔는데 이분은 패션을 위해서 자기 희망을 위해서 넘어왔는데 여기 와서 자기 꿈을 펼치는 분들 보면 너무 멋있네요.”

[녹취: 유은지 씨] "전시회를 열든, 작품 전시를 하든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탈북민들이 어떤 활동이 됐든 활동한다는 게 너무 좋거든요. 제 분야에서 저도 활동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힘들거든요. 자기 전공 분야에 꾸준히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저는 너무 응원해 드려요.”

[녹취: 이현빈 씨] "작품은 작가의 철학이나 스토리가 반영돼서 표현되는 거잖아요. 일단 우주라는 큰 틀 안에서 우리는 다 같은 존재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고 심플하면서도 그 안에 메시지를 잘 담아내는 게 정말 대단한 능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님 북한 쪽 출신이잖아요. 그 분야에 있어서 통일 관련한 활동이나 한국에 입국해 있는 북향민들 위해서 목소리를 잘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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