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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 보고관들, 북한에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 서한… 북한 “’정치도발’ 거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본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본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유엔 보고관들과 실무그룹 수장들이 북한 정부에 탈북민 강제북송과 자의적 구금, 고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북한은 이 서한이 허위 사실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 보고관들, 북한에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 서한… 북한 “’정치도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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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림 알살렘 ‘유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특별보고관’, 가나 유드키브스카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부의장, 아우데 발데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 의장, 도로시 에스트라다-탱크 여성과 소녀 차별에 관한 실무그룹 의장이 지난 5월 22일 북한 정부에 탈북민 강제북송과 구금 시설에서의 비인도적 처우에 대해 우려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 발송 60일 뒤 공개하는 관행에 따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1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서한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사람들의 자의적 구금, 강제 실종, 젠더기반 폭력, 고문, 초법적 살해 위험 등 심각한 인권 침해와 관련해 유엔이 입수한 정보와 국제법 위반 혐의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며 여러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이들은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WGEID) 제131차 회의에서 제기된 3건의 긴급한 사례를 북한에 보냈으며, 관련 사본을 중국에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에 접수된 정보에 따르면 “2023년 10월 초 수백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북한을 강제 송환됐다”며 이 외에도 “수백명이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같은 운명에 처해진 채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서한] “According to information received: In early October 2023, hundreds of escapee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he vast majority of whom are women, including and , were forcibly repatriated from China to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undreds of individuals reportedly remain in detention in China as well as other countries facing the same fate.”

또 인신매매, 강제 임신, 강제 결혼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강제 송환된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살고 있는 탈북 여성이 탈북민 인신매매 피해 싵태를 조사하는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살고 있는 탈북 여성이 탈북민 인신매매 피해 싵태를 조사하는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사진)

2019년 중국 지린성 퉁화시 외곽의 한 시골 마을에 팔려가 감금된 채 강제로 임신을 하고 심한 출혈로 입원했다가 퉁화시 구치소, 바이산시 구치소를 거쳐 2023년 9월 경 강제 북송된 여성이 소개됐습니다.

2013년 중국에서 강제 결혼한 뒤 인신매매 혐의로 지린성 창춘 교도소에 수감됐다 바이산시 구치소로 이송된 뒤 2023년 10월에 강제 북송된 여성의 사연도 있었습니다.

2016년 인신매매범을 통해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 두 자녀를 임신하고, 2022년 5월 북한에서 마른 명태를 포함한 밀수품을 받은 혐의로 랴오닝성 단둥 교도소에 구금됐다가 바이산 구치소로 이송된 뒤 2023년 10월 첫째 주경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도 있었습니다.

또 북중 국경에서 붙잡혀 심한 구타와 고문으로 손과 발에 붕대를 감은 채로 마지막으로 목격된 남성의 사연도 소개됐습니다.

특별보고관들과 실무그룹 수장들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사람들이 국가보위성의 초기 심문 과정에서 몸 수색과 구타를 당하며 여성들은 젠더기반 폭력에 시달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초기 심문은 탈북 이유, 해외에서의 활동, 체류 기간, 한국 혹은 종교 단체와의 관계, 탈북을 도움 사람을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반역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되거나 한국으로 도피 의도가 발견되면 국가보위성 구금 시설에 계속 머물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한] “Reportedly, those who are sent to kwanliso will be held incommunicado in circumstances that may amount to enforced disappearance, will not be released, and will be subjected to harsh punishment, in certain cases, extrajudicial killings.”

한국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동영상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동영상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이들을 관리소, 즉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는 결정은 국가보위성이 단독으로 내리며, 관리소에서는 강제 실종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락이 두절된 채 구금되고 석방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초법적 살인을 포함한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별보고관들과 실무그룹 수장들은 “언급한 개인들의 심각한 인권 침해의 위험에 대해 최대한의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언급된 개인의 혐의에 대한 추가 정보, 그들의 운명과 소재, 현재 건강상태, 사법적 보호 장치, 북한의 기본적 이동의 자유 보장 여부, 수감 중인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60일 이내로 답변해 줄 것을 요청하며 기한이 지나면 특별보고관들이 발송한 최초 서한과 북한 정부의 답변 모두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는 6월 17일자로 발송한 답변에서 “특별보고관들의 공동성명은 진정한 인권 증진과 보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허위와 날조, 음모로 가득 찬 일관된 반북 정치도발 문서”라면서 “이를 단호히 부인하고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서한] “The joint communication of the special mandate holders is a consistent anti-DPRK political provocation document full of falsehood, fabrication and plot that has no relevance with genuin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and the DPRK categorically denies and rejects it. This act to follow hostile forces to tarnish the dignified image of socialist system of the DPRK which enjoys the absolute trust and support of the entire people is unacceptable.”

또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적대세력을 추종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유엔 인권 기구들이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2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유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특별보고관이 공동으로 서한을 작성한 것이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North Korea, just like some other U.N. member states, has a problem with country specific rapporteurs such as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human rights in the DPRK. Less so with that thematic rapporteurs such as Reem Alsalem. So I think this collaboration is a very powerful on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은 일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별 보고관 제도를 문제 삼고 있다”며 “림 알살렘 보고관과 같이 국가별 보고관이 아닌 주제별 보고관에 대해서는 덜 그런 경향이 있기에 이번 협력은 매우 강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서한을 거부한데 대해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자국의 참혹한 인권 상황과 관련된 모든 것을 거부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e big problem with North Korea, of course, is that the North Korean regime will reject, anything related to the abysmal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country. Nevertheless, they do care. We remember ten years ago after the report of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they dispatched the foreign minister to the General Assembly for the first time in ten years.”

그럼에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적에) 신경을 쓴다”며 “10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온 후 북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외무상을 유엔 총회에 파견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 시민사회와 유엔 기구들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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