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어서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철수를 위해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이 중국에게 ‘북한을 압박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것은 미 CNN 방송이 29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철수하게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시에 따라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에 북한의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정세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에도 중국의 움직임을 끌어내도록 설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도 비슷한 얘기를 했죠?
기자)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에 북한의 파병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확실하게 전달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불안한 행위에 대해 인접국인 중국도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도 북한 파병 문제에 중국이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북러 야합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파병에 대해 편하지 않은 심정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며 “한미일 3국은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 대해 좀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국제전으로 확전시키는 것이니, 중국이 나서서 말려달라는 것인데,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이 나서는 것이 건설적이지만 실효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중국에 대해 ‘주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국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이 그런 말을 해도 북한이 듣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또 중국이 설득을 했는데 북한이 말을 듣지 않으면 중국의 체면만 깎이게 됩니다. 따라서 중국이 이 문제에 나서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진행자)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인데, 중국 외교 수장이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났군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0일 베이징에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놓고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파병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군요.
기자) 최선희 외무상이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습니다. 최 외무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국방 협력 등 현안을 논의했는데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이 “전략적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궁금한 것은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 측과 무슨 얘기를 했느냐 여부인데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 모두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의 면담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지난 23일 이틀 간 평양을 방문한 다음에 최선희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의 전임 국방장관이었습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쇼이구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파병과 관련해 병력 규모와 시기, 경제적 보상 같은 모종의 주문을 하고 이에 따라 최선희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그 문제를 마무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으로 가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딸이죠. 김주애의 정치적 위상이 격상됐다면서요?
기자) 국가정보원이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국정원은 "김주애는 노출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김주애의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주애의 위상 강화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요?
기자) 국정원은 북한 영상을 근거로 이런 추정을 했는데요. 한 가지가 지난 8월5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인수식 장면입니다. 영상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는 정장을 갖춰 입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영상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단상으로 걸어 올라가는 김주애에게 허리를 살짝 숙이며 깍듯하게 의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는 두 사람 관계가 고모와 조카가 아니라 간부와 지도자 관계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다른 영상이 있나요?
기자) 있습니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 공연 장면인데요. 당시 김주애는 경축연회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 이날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도 자리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딸의 등을 툭 치자 김주애는 마체고라 대사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정원은 “전담 경호원을 대동하는 등 확고한 입지가 감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면서요?
기자)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인 김주애는 후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29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중국·러시아에서 지금까지 여성 지도자가 나온 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11살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를 두고 후계자다, 아니다, 논란을 벌이는 것이 잘 이해 안 되는데, 북한 주민들은 김주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자) 북한 주민들은 김주애에 대해 호기심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딸을 데리고 공식 석상에 나오는 것이 드문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생겼나’ 이런 수준의 호기심이 많다고 합니다. 동시에 북한은 남성 위주의 가부장 문화가 뿌리깊은 사회입니다. 따라서 김주애가 지금처럼 아버지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은 괜찮지만, 아버지 뒤를 이어 권력을 4대에 걸쳐 세습을 할 경우 주민들과 당정군 엘리트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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