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한 자원봉사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하나향기봉사단이 방문객을 대상으로 아로마 오일 손 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향기봉사단은 2019년 9월 남북한 출신 대학생이 함께 설립한 봉사단인데요. 먼저 자세한 소개, 하나향기봉사단 탈북민 양혜정 회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양혜정 회장] "저희 부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남북한 대학생들이 서로 공부하면서 소통해서 이웃에게 향기 그러니까 저희 그 마음을 담아서 그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봉사단이거든요. 처음에는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많은 배려를 받고 있다 보니까 저희가 받은 배려를 받은 것만큼 돌려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돌려드릴지 잘 모르니까 그래서 학교를 통해서 남한 대학생들하고 탈북민들하고 앉아서 공부를 같이하다 보니까 이분들한테 우리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점에서 의견을 내서 우리가 봉사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 지금 서로 학생들이 다 공부하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기부 같은 걸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무료 급식을 해서라도 손을 덜어드릴 수 있는 그런 마음에서 같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 하나향기봉사단에서는 무료급식소 봉사와 아로마 손 마사지 봉사하고 있는데요.
[녹취: 양혜정 회장] "무료급식소, 집에서 홀로 계시거나 독거노인들, 장애인분들 그분들을 위해서 무료 급식을 조리부터 시작해서 반찬을 다 해서 마지막 식사 다한 다음에 설거지하고 식사한 그 장소를 말끔히 청소까지 하고, 지금 고령화 시대다 보니까 어르신들이 많이 건강이 안 좋잖아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잘 주무시지 못하고 관절염도 있고 신체에 병이 많으시니까 저희는 그 아로마 오일이 신체에 흡수돼서 저녁에 수면도, 피로 회복도 해 줄 수 있고 관절염이나 거기에도 도모해 줄 수 있는 건강 그런 걸 찾아보다 보니까 특히 어르신들한테 더 효과적인 걸로 해서 저희가 아로마 오일로 해서 마사지를 어르신들에게 해 주면 고향에 계시는 저희 부모님들이나 가족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면에서 생각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하나향기봉사단은 2019년에 설립해 2021년 5월에는 부천시 자원봉사센터에 단체 등록을 마쳤고요. 현재는 10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녹취: 양혜정 회장] "지금은 한 120명 정도, 한 90%는 거의 탈북민들이고 한 10%는 한국분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긍지도 있고 저희가 한국에서 봉사할 수 있는 단체라는 게 있고 저희가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까 우리 동아리 회원들이 할 수 있는 것, 그 모든 거 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에서 그저 찾아가면서 하겠다는 그런 마음이거든요.”
하나향기봉사단은 부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회복지와 미용을 전공하는 학습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다수의 회원은 아로마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요. 그렇기에 전문적으로 손 마사지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봉사를 통해 양 회장은 어르신들을 만나며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양혜정 회장] "저희가 아로마 손 마사지로 부천시 삼강재가 노인복지센터에 가서 하거든요. 거기 어르신들이 예전에는 이런 마사지를 못 받으셨대요.
오래 사신 분들이다 보니까 손이 막 굵을 대로 굵고 몸이 망가지고 했는데 저희가 가서 봉사해 드리니까 이런 게 있냐고 그리고 눈물까지 글썽해서 저희가 또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막 마음이 안쓰러워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계속 저희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봉사하는 그 시간을 더욱 기다리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양혜정 회장] "봉사해 드렸지만, 다음에 봉사 갈 때는 저희 회원들도 많이 기다리거든요. ‘어르신들이 기다리는데 우리 빨리 가자.’하고 저희는 30분 전에 먼저 가서 기다려서 어르신들이 저희하고 자꾸 이야기하고 싶고 마음을 나누고 싶고 그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또 오라고 손을 잡아주고 항상 저희가 갈 적마다 눈물이 글썽해서 그저 자식 같은 마음, 부모의 마음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게 제일 그런 것 같아요. 솔직히 북한이라는 나라는 집에서 자기 부모님이라도 손을 만지거나 그런 게 힘들어요.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근데 여기에서는 어르신들하고 손을 만지고 할 때 진짜 따뜻한 온기가 서로 막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현재 이 봉사단은 한 달에 한 번 봉사하고 있는데요. 설립 초창기 때부터 함께 해 온 회원도 있었습니다. 탈북민 원혜란 씨 얘기도 들어봅니다.
[녹취: 원혜란 회원] "2019년도에 공부하면서 우리도 이 사회 오면서 많은 도움 받았거든요. 그 이후로 소외된 노인들이나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무료 봉사도 하고 하면 정말 뿌듯한 게 오히려 그분들이 저희의 손을 잡고 고맙다고 그런 것들이 더 뿌듯하고 아, 우리가 또 오늘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 줬구나, 그런 계기로 한두 건씩 하면서 점차 지속되고 하면 할수록 내가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 봉사가 쭉 이어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특히 원혜란 회원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이 될 때면 봉사하면서도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원혜란 회원]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제일 추울 때 무료 급식 봉사할 때 어르신들 밖에서 점심 식사를 받으시느냐고 아침 8시부터 와 계시는 어르신들 계세요. 그럴 때 제일 마음이 안 좋고 아프죠. 식당에 들어오실 때 손발이 다 얼어서 그게 많이 신경 쓰이고 이 봉사 문화가 좀 더 넓어져서 대기하는 어르신들이 좋은 곳에서 대기하다가 식사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많은 탈북민 봉사단체 가운데 하나향기봉사단만의 차별점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원혜란 회원] "2019년도부터 꾸준히 동아리를 이어가고 있고 또 하나는 그런 날도 있어요. 봉사에 갔는데 사정상 일이 생겨서 5명이 나오게 된 거를 2명 내지 3명 나올 경우도 있는데 일을 잘해요. 그래서 5명분이 할 일을 두 명도 후닥닥할 수 있는, 잽싸고 일도 잘하고 모두 마음이 너무 따뜻한 것 같아요. 그냥 이 마음을 그대로 쭉 이어가면서 우리의 작은 나눔이 전국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나눔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얘기 드리고 싶습니다.”
행사장 현장에서는 봉사단의 손 마사지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볐는데요. 이곳은 아로마 오일의 향기로 가득했고요. 방문객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마사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장미 회원] "지금은요. 혈액순환에 이분 약간 손이 조금 저리고 그런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혈액순환에 좋아지라고 이렇게 만져주고 풀어주고 있어요. 굳은살 뭐 이런 거 마디마디 이렇게 신경을 좀 풀어주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녹취: 서민채 씨] "너무 시원하고요.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불면증이 심해서 피로가 쌓였는데 되게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고요. 호강하는 것 같아요. 너무 좋죠. 이런 손 마사지 같은 경우는 심신에도 좋다고 하니까 이런 봉사단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용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11살의 이유빈 학생도 작은 고사리손을 내밀어 손 마사지를 받았고요. 또 다른 한국 시민인 정민영 씨는 탈북민과 처음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며 통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유빈 학생] " 처음 받아봤는데 정말 뭔가 편해지고 졸려지는 느낌이에요. 뭔가 엄청나게 막 재밌게 놀고 와서 집에서 침대에 누운 기분이에요. 너무 편해서요. 열 번은 더 받고 싶어요.”
[녹취: 봉사단 회원] "앞으로 또 와야지. 기다릴 거야.”
[녹취: 정민영 씨] "손목이 아파서 방문했는데 머리가 되게 맑아지는 느낌이 들면서 되게 묘하게 시원했어요. 그래서 한 번 더 받고 싶다. 직접 처음 뵙는 건데 손을 직접 만져주면서 교감하니까 진짜 우리가 원래 한민족인데 이렇게 분단되어 있다는 게 너무 슬펐어요. 진짜 통일이 빨리 돼서 다 같이 어울리면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