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사법 리스크를 딛고 4년 만에 백악관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어떤 인물인지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946년 6월 미국 뉴욕 퀸스에서 3년 2녀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독일 이민자의 아들로 부동산 개발업자였고, 어머니는 스코틀랜드 이민자였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사립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를 졸업하고, 포담대학에서 2년을 공부했고, 이후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졸업 후에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아 뉴욕 맨해튼에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1980년에는 파산한 호텔을 인수해 새로운 호텔로 바꾸는 사업을 시작했고, 1983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타워’의 문을 열며 부동산 재벌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5월 트럼프 당선인의 순자산가치를 75억달러로 추산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사들여 2015년까지 미스유니버스와 미스 USA, 미스 틴 USA 등 미인대회를 주관했고, 2004년엔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견습생’의 공동 제작자이자 진행자 역할을 하면서 “You’re fired! 넌 해고야!란 독설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2015년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그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경선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을 받았고,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고 당선돼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정치 평론가들은 그의 승리를 일자리를 잃고 밀려난 백인 저소득층의 주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만과 변화 욕구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기치 아래 4년 재임 기간 중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며 철저히 미국의 이익과 미국민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쳤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시작으로 파리기후협약, 이란 핵 합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여러 국제협약에서 줄줄이 탈퇴했습니다.
동맹조차도 ‘거래’ 대상으로 간주해 한국에는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대폭 인상을 압박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들에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습니다.
또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와 중국 등을 상대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등 ‘무역 전쟁’을 벌였고, 한국에도 미한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요구해 재협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이어지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습니다.
또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뒤에도 이른바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김정은과의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지금 나는 그들과 잘 지냅니다.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습니다. 이제 북한은 다시 행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복귀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겁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백악관 재입성을 위해 와신상담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번에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어를 내걸었습니다.
당내 경선에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 경쟁자들을 초반부터 압도했습니다.
각종 사법 리스크들은 계속됐습니다.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 2020년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 총 4건에 이르는 혐의로 형사기소됐지만 그는 이런 사법 리스크를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건 그가 처음이었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혐의는 관련 1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7월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그에 대한 총 4건의 형사 기소 사건 관련 공판 절차는 모두 대선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에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치기만했고, 단상 아래로 몸을 피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상황 정리 후 이동하면서 주먹을 치켜들고 지지층에게 싸우자고 외쳐 극적인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제22대, 또 24대 대통령이었던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처럼 첫 임기 이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이면 78세의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