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단 3대밖에 없는 미군 공군 정찰기가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과거 북한 도발 때마다 등장했던 이 정찰기는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등에 특화된 최첨단 정찰기인데, 이번 출격 배경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전 세계에 3대뿐인RC-135S코브라볼입니다.
적외선 센서와 첨단광학·전자기기들을 탑재하고 녹화 통신장비 등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원거리에서 탐지하고 궤적을 정밀 추적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자산입니다.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와 군용기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엑스 계정 등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한반도 시각으로 21일 오전 10시 20분쯤 일본 돗토리현 북부 해상에 출현했습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던 코브라볼은 이날 낮 12시 24분쯤 같은 지역 상공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오키나와 가데나 미군 공군기지로 복귀하는 항적을 남겼습니다.
코브라볼이 약 2시간 동안 정확히 어떤 지역을 비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비행 방향이 북쪽, 즉 동해 방향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한반도 동해 상공을 날며 정찰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번 출격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징후와 관련된 정찰 활동인지 주목됩니다.
코브라볼은 지난해 3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을 때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었습니다.
또 지난 5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약 90분 전에는 한반도와 중국 사이의 중간 수역에서 출현했습니다.
당시 이 지역은 북한의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예상됐으며, 코브라볼은 발사 시각에 맞춰 해당 지역에서 여러 차례 선회 비행을 했습니다.
미군 정찰기들은 주로 항공기식별표지인 트랜스폰더를 켜고 비행하면서 민간 항공 추적 시스템에 위치를 노출합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다만 일부 군용기는 위치를 비공개로 유지한 채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민간 시스템에 포착된 정찰기 수가 미군의 실제 출격 횟수를 완전히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징후가 구체화될 경우, 미국의 정찰 활동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