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습니다.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적이고 반국민적”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강건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민주당도 이날 늦은 시각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긴급소집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비상계엄 발령 직후 곧바로 국회 입구를 폐쇄하고 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20분경(한반도 시각)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긴급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민주당의 국회 예산안 제동 등으로 국정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며, 이를 “반국가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제적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에게 해제를 요구할 수 있으며, 대통령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지난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44년 만에 처음입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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