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관리들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뢰가 약화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한 동맹과 미국이 추구해 온 한국과의 전략적 관계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6일 VOA에 미국이 한국의 계엄 선포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동맹 간의 신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의 계엄 사태를 이용할 경우 주한미군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에 사전 통보 하지 않은 채 계엄을 선포한 행동은 신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일부 신뢰를 약화시켰습니다. 미국은 매우 가까운 동맹국이고 한국에 28,000명이 넘는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를 이용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하이노 클링크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도 6일 VOA에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과의 상의 없이 한국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자신이 아는 한 미국은 이번 계엄 선포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도 4일 ‘아스펜전략포럼’이 개최한 대담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면서 윤 대통령이 크게 오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한 안보 협력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미 국방부는4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미한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또한 앞서 이달 중으로 추진 중이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 계획도 보류됐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부국장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 정부와 군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비판의 메시지를 조금 누그러뜨리더라도 비공개적으로는 한국군과 행정부 전반에 걸쳐, 또 입법부에도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미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와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민주적 행동 규범에 반하는 조치에 대한 비판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윤 대통령의 행동과 한국 전체의 정치적 체제를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계엄 선포 해제 과정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한국에 주재했던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분석관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역내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분석관
“당시에도 국가 안보와 한국과의 공동 군사 계획 및 협력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며 모든 것이 중단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미국이 바라보는 위협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북한을 바라보며 한국과 어떻게 협력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결정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근본적으로 한국과의 공조에 있어서 미국의 역내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제2의 계엄령과 같은 큰 돌발변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한 현 상황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있다며,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외교에 도전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