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는 약 3만4천 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북한에서 탈출했는데요. VOA가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자유를 찾아서’ 오늘은 아코디언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이효주 씨의 네 번째 이야기, 동예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의 교직 생활 17년, 그리고 한국에서 전쟁기념관 교육 강사로만 9년을 보낸 이효주 씨. 오랜 시간 아코디언을 가르치고 또 한국 시민을 대상으로 북한 실상을 알린 이효주 씨가 최근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돕는 봉사단체에 뜻을 함께했는데요.
[녹취: 이효주 씨] “제가 지금 생각하는 건 그냥 강의만 하는 게 전부가 아니고 일단 탈북민으로서,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서, 북한 사람들의 생각을 글로 전하고 사회에 알리고 이런 걸 많이 해야 하는데 좀 제한적이고 또 저는 무슨 일을 하면 잘하는 스타일이라 그걸 하면서 이쪽 일을 하려고 하니까, 그러니까 이쪽 일이라는 게 탈북민 관련 일이거든요. 그래서 (동시에) 하는 게 조금 어렵더라고요.”
그러면서 이효주 씨는 성인이 된 자녀들을 얘기하며 이제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효주 씨] “지금 우리 애들도 '엄마는 너무 프리해.' 이러고 있는데 고등학교까지만 전 애들한테 계속 주입을 줬거든요. 고등학교까지만 내가 너희들을 케어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너희들이 알아서 하는 거다. 그래서 저는 그게 확고해요.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연구도 하고 그다음에 탈북민 관련해서 지금 ‘미래(를위한)사랑나눔협회’라는 데서 교육 이사를 하면서 탈북민들의 심리 정서적으로 이런 것들에 대한, 그러니까 뭐랄까 자격증은 없잖아요. 근데 탈북민들이 보니까 저한테 계속 와서 이렇게 이야기도 나누고 있고...”
탈북민과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는 '미래를위한사랑나눔협회', 이효주 씨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걸까요?
[녹취: 이효주 씨] “‘미사협’이 2018년에 생겼어요. 비영리 법인 통일부에서 법인을 받은 건데 그때부터 비영리를 할 때부터 제가 서류도 작성해 주고 대표님하고 관계가 있어서 그때부터 쭉 한 거였죠. 창시자로 같이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왔죠. 협회 자체는 봉사를 통해서 탈북민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하는, 어떻게 보면 봉사라는 게 자기 주머니 걸 꺼내주는 것처럼 보는데 우리 협회는 그냥 이(미사협) 대표님이 영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영리 단체가 '엘티케이'라고 카드 단말기 회사 그쪽에서 나오는 수익을 30%로 돌리고 있잖아요.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연탄이나 이런 것들은 다 협회에서 맡고 탈북민들은 와서 노력 지원만 하는 거죠. 그런데 그 노력 동원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그런 데서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탈북민들만 하는 곳이 아니고 남한 주민하고 같이하다 보니까 그런 데서도 자긍심 같은 게 생기는 거죠.”
사실 이효주 씨는 한국에서의 봉사 활동은 쉽게 상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탈북민 이영철 대표가 운영하는 탈북민 자립회사, '엘티케이'와 함께 '미사협'이라는 봉사단체의 활동을 지켜보며 봉사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녹취: 이효주 씨] “'미사협'때문에 눈 떴죠. 나 살기도 바쁜데 뭐 봉사하냐 이런 마인드가 있었죠. 이게 사실이에요. 내가 봉사에 대해서도, 내가 바쁜데 누굴 봉사하고 있어, 근데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확 바뀌지 않았어요. 사람 바뀌는 게 힘들잖아요. 확 바뀌지 않았고요. 차츰차츰 보면서 조금씩 저도 달라져서 지금은 조금 더 열심히 하는… 우리 음악실도 있어요. 거기 그러니까 장소를 '엘티케이' 이영철 대표님이 하나 장소를 해줬어요. 그래서 거기 임대료도 그렇고 관리비도 그렇고 '엘티케이'에서 맡고 저는 (아코디언) 가르치는 거죠. 탈북민들이 와서 띄엄띄엄하다 보니까 뭐 하는 분들도 있고 안 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그냥 이게 치유잖아요. 그냥 하고 싶으면 하고 그런 거죠.”
얘기를 나누던 중, 이효주 씨는 한국에 정착하며 자신이 참 많이도 바뀐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더 큰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건데요.
[녹취: 이효주 씨] “한마디로 말하면 시간이 참 귀중하잖아요. 소중하고 그 시간에 봉사할 때면 희열까진 아니더라도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면 나도 이런 일을 함으로 해서 나의 존재감이랄까? 근데 이런 생각은 북한에서는 늘 가지고 있던 생각이죠. 내가 조직과 집단을 위해서 그런 것들이 아주 자연스러운데 여기 와서는 그게 일단 체제가 다르다 보니까 이런 것도 함으로 해서 이 사회도 뭔가 남을 위해서 이런 끈끈한 정이라는 게 있구나, 이런 걸 느끼기도 하고요. 아무튼 봉사하고 나면 개운하고 뭔가 그런 게 있어요.”
현재 '미사협'의 교육 이사로 활동하는 이효주 씨, 앞으로 한국에서의 더 큰 목표는 무엇일까요? 아코디언 강사 탈북민 이효주 씨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