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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27일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징검다리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 서는 장면을 보고 있다.
27일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징검다리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 서는 장면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중국 당국이 홍콩 내 반체제 인사들을 처벌하고 외부 세력의 현지 문제 개입을 금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승인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이 법을 제정하면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중국에 경고했는데요. ‘홍콩 국가보안법’이 어떤 내용인지, 또 관련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 대중국 제재 경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24일 NBC 일요 시사 프로그램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에 나와, 강력한 대중국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홍콩과 중국 모두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제재 이후 “홍콩이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남아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설명했는데요. 곧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같은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미 당국은 홍콩을 중국과 구별해 부여해온 무역ㆍ금융 거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이런 조치들이 시행되면, 홍콩에서 자본과 인력이 빠르게 유출돼 경제 역량이 축소되고, 곧이어 중국 본토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홍콩 국가보안법’을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법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자치지역인) 홍콩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회 표결”

해당 법의 공식 명칭은 ‘홍콩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입니다. 현지에서 편의상 ‘홍콩 국가보안법’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요.

중국 당국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8일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회 표결을 통해 관련 초안을 승인했습니다.

“홍콩 내의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그리고 외국ㆍ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활동을 금지, 처벌”하는 것을 이 법의 목적으로 명시했는데요. 총 7개 조항으로 관련 법규를 구성했습니다.

먼저 중국 중앙정부의 안보 관련 기구가 홍콩 현지에 직무 이행 기관을 설립하도록 했고요. 홍콩 당국 수반인 행정장관이 이 법의 집행 상황을 중앙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관련 법규 위반 사범은 최고 30년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홍콩 주민들의 반발 가열”

홍콩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법을 통해,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민주파 진영에서 주장하는데요. 많은 시민이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지난해 이른바 ‘송환법’ 저지 시위 이후, 홍콩의 정세 불안이 다시 고조되는 중입니다.

지난 24일 보안법 제정 반대 시위 현장에서 180명 이상 체포됐다는 VOA 뉴스 들으셨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따라 군중 집회가 금지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수천 명이 시내 중심가에 집결했습니다.

현지 당국은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8인 초과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어기면 최대 2만5천 홍콩달러(미화 약 3천200 달러) 벌금과 6개월 실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진압 경찰에 맞서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습니다.

아울러 집회 참가자들은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함께 외치거나,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같은 구호를 제창했습니다.

2014년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 때처럼, 우산을 들고나온 사람도 많았는데요.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게 되더라도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 사회 지원 호소”

홍콩 민주화 운동가 웡 비서장은 보안법 시행을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관심을 높여달라며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24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문을 보냈는데요. “중국이 홍콩 자치권의 관 뚜껑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세계인들이 홍콩인들과 연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어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앞으로 역사에 독재의 수법이자 악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적었는데요. “홍콩인들의 행동하는 양심에 지지와 관심을 보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당성 주장하는 중국과 홍콩 당국”

하지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입법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더라도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다”고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는데요. “사람들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 등을 우려할 때마다, 홍콩은 그런 가치들을 지켜온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당국도 같은 입장입니다. “홍콩은 중국의 내정”이라고,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최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강조했는데요. “관련 사안에 대해, 외국의 간섭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안법 입법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자치권 훼손 우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서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수긍하지 못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 1997년 중국이 영국에서 홍콩을 돌려받은 뒤 50년간 보장하기로 했던 자치권이 이번 입법 때문에 유명무실화됐다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언론들이 비판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홍콩 국가보안법은 자치권의 ‘종말’이라고, 앞서 비난한 바 있습니다.

과거 홍콩을 ‘조차’ 통치했던 영국의 크리스 패튼 전 총독도 항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 지도부를 ‘열린 사회의 적’으로 표현하면서, 이 문제에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이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중국 지도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는 9월 입법회 선거에서 민주파가 압승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지적했습니다.

“계속되는 홍콩 정세 불안”

홍콩 야권과 시민사회는 ‘국가보안법’에 계속 저항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시위가 지속될 전망인데요. 현지 당국은 방역 규정과 질서 유지 관련 법규에 따라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천다오샹 사령원도 국가보안법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입장을 얼마 전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내놨는데요. 시위가 계속 가열되면 군병력을 투입할 계획을 중국 당국이 세워놨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 등이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을 떠나 타이완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는 보도도 나오는 중인데요. 오브라이언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그(홍콩 주민)들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홍콩에 머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스 속 인물: 마이클 팩

마이클 팩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 최고경영자(CEO) 지명자.
마이클 팩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 최고경영자(CEO) 지명자.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마이클 팩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 최고경영자(CEO) 지명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전, 연방 의회가 오랫동안 사실상 휴회 상태를 이어가는 데 답답함을 표시하면서, 팩 CEO 지명자를 비롯한 행정부 고위직 인준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후 상원이 공식 의사 일정을 재개하고,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팩 CEO 인준안을 가결해, 본회의로 보냈습니다.

미 글로벌미디어국은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비롯한 국제방송 5곳을 관장하는 연방정부 기관인데요. 새 CEO 취임이 확정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팩 지명자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입니다. 주로 공영방송인 PBS 등에 작품을 방영했는데요. 제작 활동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있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정책연구 기관) ‘클레어몬트 인스티튜트(Claremont Institute)’를 이끌었습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의 친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강한 보수 성향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 운영으로 유명세를 탄 뒤,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갔던 인물인데요.

두 사람은 다큐멘터리를 수차례 같이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이라크전쟁을 평가한 ‘마지막 600m(The Last 600 Meters)’라는 작품이 있고요. 핵 문제를 다룬 것도 있습니다.

공동 작업 이후 팩 지명자는 배넌 전 수석전략가를 “성공적인 보수 다큐멘터리 감독”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이력에서 드러나듯이, 팩 지명자는 보수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로 평가됩니다. 지난 2017년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내 다큐멘터리 업계가 오랫동안 진보 쪽에 치우쳐있다며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을 이끄는 책임을 맡게 되면, 보수-진보 진영 논리를 떠나, 정치적 독립을 직무의 기본으로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팩 미 글로벌미디어국 CEO 지명자] “The whole agency rests on the belief the reporters are independent, that no political influence is telling them how to report the news and what to say….”

“(VOA를 비롯한) 소속 기자들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관 전체를 운영하겠다”고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는데요. “어떠한 정치적 영향력도 뉴스 보도 방향을 제시하거나, 기사를 어떻게 쓰라고 지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백악관 등의 지시에 “노(noㆍ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의원이 물었는데요. 팩 지명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도 노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팩 지명자는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가인도주의 위원회(NCH)’에 지명돼 공직사회 경험을 했는데요. 앞선 1990년대 초반에는, ‘월드넷(WorldNet)’이라는 정부 텔레비전 방송을 이끌었습니다. 월드넷은 나중에 VOA 산하 조직으로 흡수됐습니다.

얼마전 트럼프 대통령은 VOA 보도 활동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브리핑 도중 “VOA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역겹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향해 역겨운 내용”이라고 말했는데요. VOA 보도에서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에 관해, 믿을 수 없는 중국 정부의 자료를 사용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VOA는 이런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어맨다 베넷 총국장은 “VOA는 사실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어느 측의 메시지도 확대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례는, VOA가 미국 정부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매체이지만, 보도 내용은 정부 승인을 거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VOA는 판단합니다.

소속 기자들의 독립성을 지켜나가겠다는 새 글로벌미디어국 CEO가 취임하면, 그 약속이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마이클 팩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 CEO 지명자를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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