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국가비상사태’가 공식 종료됐습니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은행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펜타닐 불법 공급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 큰 변화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국가비상사태’ 종료를 요구하는 의회의 결의안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코로나 국가비상사태가 공식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가 처음 선언된 게 언제인가요?
진행자) 약 3년 전입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20년 1월 31일, 코로나 대응을 위한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처음 선포했고요. 이후 사망자가 급증하자 그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을 국가비상사태로까지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의 공식 해제가 예상보다 좀 빨리 이뤄졌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공중보건비상사태’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에 반대하며, 오는 5월 11일에 종료할 뜻을 의회에 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비상사태도 이때 같이 종료될 예정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는 결의안에 서명하면서 국가비상사태가 먼저 해제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관련 비상사태 해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여전히 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2월,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통과한 후 지난 달 상원에서도 68대 23으로 통과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결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되면 정부가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나요?
기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정부는 질병에 대응하고 보건, 복지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전면적인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연장도 가능한데요. 공중보건비상사태도 비슷합니다. 심각한 질병 등으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공중보건법에 따라 9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고요. 필요에 따라 90일 단위로 연장되는데요. 코로나 대응을 위한 비상사태도 이런 식으로 계속 연장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변화가 좀 있겠군요?
기자) 네, 정부는 의회가 비상사태 종료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위한 준비에 이미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긴급 조치 가운데 일부는 이미 마무리됐고요. 또 일부 조처는 중단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 해제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의 변화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코로나로 경제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연방 주택도시개발부의 코로나 모기지, 즉 주택담보대출 상황 유예 프로그램이 5월 말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공중보건비상사태가 종료되면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보건 관련 서비스가 중단됩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백신과 검사, 치료제 등이 무료로 제공됐는데요. 이제 민간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코로나 백신이나 검사, 치료에 대한 본인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고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전액 본인 비용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진행자) 코로나 대응 비상사태가 이민정책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불법 입국자를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이틀42’ 정책을 발동했고요. 현재까지 유지돼 오고 있습니다. 해당 정책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닿은 미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에서의 강경한 불법입국자 단속에 근거가 돼 왔는데요. 이 타이틀42 정책은 5월 11일에 만료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 약 3년간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이 희생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13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코로나 사망자는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주간 사망자 숫자는 1천770여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가비상사태와 공중보건비상사태가 종료되면 이제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정부의 노력은 완전히 중단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백악관은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후생부 대변인과 행정부 당국자는 10일, ‘워싱턴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넥스트젠’으로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가속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5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또 총격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부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은행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최소한 8명이 다쳤습니다. 총격범은 이 은행에서 일하던 전직 직원으로, 자신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어떻게 일어난 건지 경위를 살펴볼까요?
기자) 총격이 발생한 시점은 10일 오전 8시 35분쯤입니다. 루이빌 시내에 있는 ‘올드내셔널은행’ 건물에 총격범이 들어와 소총을 난사했는데요. 경찰은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요. 총을 쏘고 있던 총격범을 향해 대응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루이빌 경찰은 총격범이 현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격범 신원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경찰은 용의자가 이 은행 전직 직원인 23세 남성 코너 스터전 씨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정직원으로 입사했고요. 최근에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뭡니까?
기자)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독범행으로 보고 현재 자세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CNN’ 방송은 사건 전 스터전 씨가 총격 범행을 암시하는 메모를 부모와 친구에게 남겼다고 전했는데요. 스터전 씨는 자신의 총격 장면을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총격 희생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사망자 5명 모두 이 은행 직원들이고요. 사망자 나이는 40세~64세에 이릅니다. 그리고 부상자 가운데는 경찰관 2명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다친 경찰관 중 한 명은 최근 경찰학교를 졸업한 26세 신참으로 범인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수술받았으며 현재 위독한 상황이라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진행자)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크레이그 그린버그 루이빌 시장은 이번 사건을 “특정 대상을 노린 사악한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또 총격 현장을 찾은 앤디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총격 희생자인 토머스 엘리엇 수석 부사장을 포함해 일부 피해자를 알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참기도 했는데요. 특히 엘리엇 수석 부사장에 대해 자신의 ‘정말 좋은 친구’였다며, “내가 주지사가 될 수 있게 도와줬을 뿐 아니라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에 관해서도 조언해줬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격이 발생하기 얼마 전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7일,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의 기독교 사립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총격으로 9살 난 학생 3명과 교직원 3명 등 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약 2주 만에 또 총기 참사가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성명을 내고 “공화당이 우리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죽어야 하느냐”며 강력한 총기 규제를 위해 공화당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총기의 안전한 보관과 총기 판매에 대한 신원 조사를 강화하고 총기 제조업체의 책임 면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4월 초순을 지났지만, 올해 들어 총기 난사 사건 소식을 여러 차례 전해드린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비영리 연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는 올해 들어 최소한 146건의 ‘매스 슈팅(mass shooting)’, 즉 ‘대규모 총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 단체는 총격범을 제외한 사상자가 4명 이상 나오는 경우를 대규모 총격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GVA에 따르면 올해 수치는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미국이 불법 마약 공급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백악관이 11일 성명을 내고 불법 펜타닐 공급망을 겨냥한 제재와 추가 조처를 통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펜타닐은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데요. 백악관은 “범정부적 차원의 접근 방식”을 통해 불법 펜타닐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마약 단속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지난해 4월 ‘국가마약통제전략(National Drug Control Strategy)’을 발표하고 미약 밀매 문제와 치료받지 못한 약물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불법 펜타닐 생산과 판매, 그리고 밀매를 단속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죽음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11일) 발표한 조처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전염병”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마약통제정책실이 감독하는 국가마약통제프로그램 기관에 461억 달러를 투자해 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약 종류가 꽤 다양한 것으로 아는데요. 바이든 정부가 펜타닐을 콕 짚어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펜타닐이 다른 마약류 약물보다 생산과 유통이 쉽고 인체에 훨씬 치명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펜타닐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그리고 공중 보건에 위협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는데요. 특히 불과 10년 전에는 헤로인과 코카인 같은 식물성 약물이나 메스암페타민과 같은 불법 합성 각성제 등이 유통되는 불법 마약 가운데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미국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데 가장 책임이 큰 약물이 펜타닐과 그 유사 약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이번 조처를 통해 미국인들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타닐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 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를 보면 2021년에 합성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7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펜타닐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만 7천여 명 정도 되니까 여기에서 펜타닐로 목숨을 잃는 비율이 70%에 달하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펜타닐 단속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펜타닐 단속 강화를 위해 부처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국제 파트너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마약 위원회를 통해 전 세계적인 연합을 구축하고 양자나 다자간 접근법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최근 마약 밀매업자들이 합법적인 상업 유통망에도 진입했다면서 해외 민간 부문과 협력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그 밖에 마약 밀매업자들이 미국 자본 체계나 불법 자금 흐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핵심 인물을 겨냥한 금융 제재를 포함해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국제 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멕시코 안보 내각 의원들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는데요. 미국이 그동안 멕시코가 펜타닐 밀매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0일 안보 내각 의원들이 미국 관리와 펜타닐 밀매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3월 22일 자 서한을 읽으면서 중국에 마약 선적 단속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관리들이 멕시코 내정에 간섭한다는 불만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최근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이 미국 안에서 유통되는 펜타닐 대부분을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이 대량 생산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더 강력한 조처를 요구해 왔는데요.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가 마약 생산 중심지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대통령이 중국에 마약 단속을 요청했다고 했는데요, 이에 대한 중국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6일 멕시코와 불법 펜타닐 밀매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멕시코 정부로부터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 압수와 관련해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수만 명이 사망하는 것은 미국 책임이라면서 미국이 문제를 직면해 감독을 강화하고 수요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