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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코로나로 어려움 처한 탈북민 돕기 온라인 모금운동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 모자를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 운동이 진행됐다. 고펀드미 사이트 캡쳐.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 모자를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 운동이 진행됐다. 고펀드미 사이트 캡쳐.

탈북민 출신 북한 인권 운동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탈북민 모자를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 운동을 벌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미국인들도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탈북민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가 지난 11일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 모자의 사연을 올렸습니다. 워싱턴 DC에서 홀로 3살된 아기를 키우는 젊은 탈북민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박연미 씨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여성이 청소직에 종사하며 살림을 꾸려 왔지만, 최근 미국 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아들에게 우유를 사먹일 돈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아기가 2주 동안 우유를 코스트코에서 37불 짜리 비타민 우유를 먹고 있었대요. 근데 그것을 못 먹는다는 거에요. 저도 아이를 소아과에 데려가 보면 알지만, 크는 아기들에게 칼슘이 필요해서 우유를 꼭 먹여야 되거든요. 북한도 아니고, 여기서 애들이 필요한 영양소를 못 받는다는 게… 저도 못 먹고 자라서 되게 작거든요. 탈북자 분들 보시면 한국 사람보다 되게 많이 작아요.”

그 뿐 아니라 월세를 내지 못해 살던 집에서도 쫒겨나기 직전까지 몰렸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지하방, 베이스먼트, 그런데서 사신데요. 그 아기랑. 렌트도 스크린샷을 보내오신 거에요. 다른 분을 통해서. 그런데 원래는 5월부터 집 주인이 나가라고, 월세를 못 내고 계시니까, 이제는 나가셔야 된다고. 이제 거의 막 집에서 쫓겨날 상황이었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이 사정을 하다가, 결국은 그쪽이 너무 완강하게 나오니까, 더 이상 사정을 못하겠다고, ‘알겠습니다’라고 한 상황이었더라고요.”

본인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박연미 씨는 이 모자를 돕기 위해 목표 모금액 5천 달러를 설정하고 인터넷에서 모금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1일 밤9시 모금이 시작된 후 10시간 만에 목표액 5천 달러를 넘긴 5천 469 달러를 모았습니다.

덕분에 탈북민 모자는 살던 집에 지불할 월세도 우유값도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 박연미] “그런데 그게 많이 한 게 아니에요. 저도 좀 더 하고 싶었는데, 그 코로나 때문에 지금 너무 힘드신 분들이 많잖아요.”

특히 미국 내 탈북민들이 상당수 종사하고 있는 이른바 ‘블루칼라’ 노동직종이나 레스토랑 등 서비스업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타격이 크다보니 그 영향도 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다른 여성 분은 이제 나이가 60대 지나셨는데, 출근도 못하시고. 그 분도 청소를 하시나봐요. 정부 보조를 신청해도 그 분 나이가 62세여서 정부는 65세부터 도와줄 수 있다고 알고 있고. 전화비도 없고 식비도 안되고 자동차도 못 타고 다니고. 되게 다 어렵게 살고 계시더라고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미국인들도 실직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탈북민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박연미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탈북민들이 되게 어려운 게 일단 신상 공개가 잘 안되잖아요.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전 때문에. 신상 공개를 못하니까 공개적으로 나와서 펀드레이징(모금)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가 있거나 가족 분들이 있어서 기댈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영어가 되는 것도 아니라서, 영어가 안되니까 어떤 지원, 리소스가 있는지 그런 것도 모르고. 저도 푸드뱅크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어요. 굿윌 같은데 가면 옷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미국 생활이 낯설다 보니까, 이 나라에서 그런데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정보력이 달리지요. 그리고 서포트(지원) 그룹이 없잖아요, 탈북자 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북한 인권 활동가로 일하는 박연미 씨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올해초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졸업식이 잠정 취소된 상황입니다.

또 그동안 미국 내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젊은이들에게 북한 문제를 알려오는데 중점을 둬 왔는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수십 개의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대신 지금은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노력을 온라인 상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녹취: 박연미]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새롭게 많이 변했으니까, 새로운 환경에 좀 적응하려고. 카메라하고도 친해지게…”

박연미 씨는 오는 16일 40년 전통의 시몬스 리더십 컨퍼런스가 올해 처음 화상으로 개최하는 행사에 연설자로 나설 예정입니다.

박 씨는 미국 내 여성 지도자들을 키우기 위한 목표로 세워진 이 연례 컨퍼런스에서 탈북민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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