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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탈북민들 코로나 봉쇄로 생활고...민간단체 지원 나서


런던의 탈북민 지원단체 '커넥트: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탈북민들을 위해 준비한 쌀과 라면. 사진 제공: '커넥트: 북한'.
런던의 탈북민 지원단체 '커넥트: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탈북민들을 위해 준비한 쌀과 라면. 사진 제공: '커넥트: 북한'.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 가운데 신분이 불안정한 이들은 일자리도 끊기고 정부 지원도 제한돼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현지 민간단체가 이들에게 식품을 전달하고 컴퓨터 화상으로 영어 교육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앤드루 씨는 매주 일요일 오후 탈북민 엘리엇 씨를 컴퓨터 화상으로 만나 영어를 가르칩니다.

전에는 직접 만나 박물관과 축구장 등 여러 곳을 다니며 영어 수업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에는 정부 방침에 따라 모두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앤드루 씨입니다.

[녹취: 앤드루] “We’ve actually changed the way we organize our meetings..”

코로나 사태 이후 “영어 수업 진행 방식을 바꾸었다”는 설명입니다. 예전에는 직장과 사회 생활과 관련해 서로 이야기 나눌 거리가 많았지만, 이제는 단조로워진 삶 속에서 영화나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만난 뒤 소감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탈북민 엘리엇 씨는 앤드루 선생님으로부터 생활영어를 익히고 영국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젊은 만큼 앞으로 진로를 위해서도 영어는 꼭 잘 배우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엘리엇] “어디에 거주하던지 영어는 제2의 외국어로 필요하잖아요. 지금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공부를 하다 보면 조금 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두 사람은 런던의 탈북민 지원단체 ‘커넥트: 북한’을 통해 처음 만나 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커넥트: 북한’의 대표 마이클 글렌디닝 씨는 탈북민들을 영국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영어 교육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탈북민 여성은 마사지사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데 의사를 비롯해 3명의 자원봉사 영어교사들의 도움으로 시험을 치렀다는 것입니다.

‘커넥트: 북한’은 영어 교육 외에도 정부 복지 신청, 집 대여, 전기.가스 관리 등 탈북민들의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글렌디닝 대표는 현재 코로나 봉쇄로 경제 활동이 마비된 가운데 특히 신분 문제가 불안정한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글렌디닝 대표] “Significant amount of the community do not have visas. So when out of employment it becomes really difficult even the most basic needs are not being met, food housing or whatever..”

영국 내 많은 탈북민들이 비자가 없어서 실직할 경우 식량과 주거 등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기도 힘들어 한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이에 따라 런던 시의 ‘시티 브리지 트러스트’로부터 4천 파운드, 미화 5천 달러를 지원 받아 탈북민들에게 한인 슈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커넥트:북한’의 박지현 간사입니다.

[녹취: 박지현 간사] “각자가 본인이 갈 수 있는 곳을 선정해서 쌀이나 라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먼저 탈북자 분들께 여쭤봤어요. 무엇이 필요한가. 쌀만 있으면 된다고, 다른 것들은 해결하면 되니까.”

우선 지원 대상은 영국 체류비자가 없는 이들과 홀부모 가정, 노인들입니다.

손녀와 살고 있는 70대 탈북민 김금옥 씨도 지원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금옥] “이번에 쌀도 주고 라면도 주고 하니까 그게 너무 큰 도움이에요. 세상에서 나한테 배려도 있고, 나한테 관심도 돌려주고 너무 행복감이죠.”

박지현 씨는 4월 중순에는 개인적으로 40가정에 쌀과 라면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탈북민들이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박지현 간사] “일반 주민들은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영국은 국가에서 80% 월급을 다 지원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탈북민들은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주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나 식당이나 청소 이런 걸 하시는 분들이라 봉쇄되면 모든 것이 중단돼서..”

‘커넥트: 북한’의 글렌디닝 대표는 탈북민 대부분이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일용직들로 코로나 봉쇄가 일부 해제돼도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개월 간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박지현 씨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이야말로 탈북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연결망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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