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장병 등의 한국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가 장병과 장병 가족의 한국 이동을 13일부터 60일 간 제한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 본토 등의 병력이 주한미군에 배치되거나 주한미군 병력이 다른 지역으로 배치되는 것이 불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2일 “주한미군은 이런 정보를 미 국방부로부터 오늘 받았다”며 “이동 제한이 주한미군 인원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장병, 장병 가족, 군무원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3단계(여행 재고)로 지정된 국가로의 이동과 이들 국가로부터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한국을 여행경보 3단계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주한미군은 “이동 제한에는 부대 배치, 임시 임무, 출장 등 모든 형태의 여행이 포함된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여행경보 단계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방부 지침에 따르면 지휘관은 필수적인 인력이나 특정 상황에서 준비태세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동 제한 조치에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한국 이동 제한 조치의 대상엔 육군뿐 아니라 공군, 해군, 군무원 등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앞서 미 육군성의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한미군은 앞서 지난 8일 “미 육군성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모든 육군 장병과 가족, 미국에서 전문군사교육(PME)을 받을 예정인 장병의 이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2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한 데 대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으면서 진화에 들어가려는 한국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고,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희망의 힘이 필요하다며 방역 당국과 의료진, 국민 모두 지치지 말자고 독려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세계와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압도하는 희망 바이러스가 필요하고, 기승을 부리는 불안 바이러스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여행금지국에 단순히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데 더해 상황이 진전되면 기존에 부과했던 제한들이 제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너무 지나친 낙관보다는 계속 주의하면서 방역 노력을 강화하고 국제적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굉장히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미국 입장은 모든 가능한 조치를 검토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유럽 5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15일부터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특별입국절차 대상국가는 총 9곳으로 늘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입니다.
[녹취: 권준욱 부본부장] “국외로부터의 추가 유입 억제를 위해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델란드를 방문 체류 후 입국하는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오는 3월15일 0시를 기해서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합니다.”
한국 정부는 지역 내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에서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과, 이들 5개 나라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직항편이 있는 공항이 위치한 나라들이란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