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콜로라도주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하고 가담했기 때문에 주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에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안보 지원 예산안의 미 의회 상원 통과가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텍사스 주지사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오는 이주자 체포를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내년 대선 경선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가운데 콜로라도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출마 관련한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19일 주에서 치러지는 공화당 대선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제외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에서 치러지는 공화당 경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날 주 대법원은 법관 4대 3의 판결로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주 대법원이 왜 이렇게 판결한 거죠?
기자) 수정헌법 14조 3항에 따라 이렇게 결정했다는 것이 주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이 조항은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한 공직자' 또는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자'는 공직에 오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1년 1월 6일에 발생한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것이 이번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우리는 이런 결정을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라며 "우리는 두려움이나 호의, 혹은 대중의 반응에 흔들림 없이 법 적용에 대한 우리의 엄숙한 의무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안이 어떻게 해서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진 거죠?
기자) 지난 9월,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이라는 시민단체가 콜로라도 덴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단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 3항을 위반해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대선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을 빼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하급심에서는 대법원의 판결과 다른 결과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심에서 사라 월리스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 3항에 적용받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출마를 금지할 수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뒤집힌 겁니다.
진행자) 판결은 이렇게 나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콜로라도주 경선 출마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거죠?
기자) 맞습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할 수 있도록 이번 결정의 효력을 내년 1월 4일까지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또, 연방 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될 경우에는 효력 정지가 연장되도록 했습니다. 콜로라도주에서의 공화당 경선은 내년 3월 5일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방 대법원 항소가 받아들여져서 소송이 이어질 경우에는 콜로라도주 예비선거의 입후보가 허용됩니다.
진행자) 콜로라도주 경선이 치러지는 날은 전체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날은 콜로라도주와 더불어서 앨라배마주, 캘리포니아주 등 16개 주에서 경선이 치러집니다. 가장 많은 지역에서 경선이 치러져서 이날은 '슈퍼 화요일'이라고도 불립니다. 한편, 약 2천 470명의 공화당 대의원 중 콜로라도주에 할당된 대의원 수는 37명입니다.
진행자) 처음 이 소송을 진행했던 단체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의 노아 북바인더 회장은 "우리 헌법은 민주주의를 공격함으로써 그들의 서약을 위반한 자들은 정부에서 일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판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이 나온 날 아이오와주를 찾아 유세를 펼쳤습니다. 대법원 결정 발표 후 연설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2024 대통령 선거를 조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 대변인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완전히 결함이 있는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즉각 연방 대법원에 이를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대선 캠프의 알리나 하바 법률 대리인은 성명을 내고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결정은 미국 민주주의의 심장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연방 대법원이 이런 비헌법적인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14조 3항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에 제동을 건 것은 콜로라도주가 유일한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시간주와 미네소타주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는데요. 미시간주 법원은 수정헌법 14조 3항에 대해 반란이나 폭동으로 간주하는지, 그리고 여기에 누가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이 아닌 의회가 결정해야 할 몫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미네소타주 법원 역시 이 문제가 헌법적 자격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정당이 주관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비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이 외에도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 와이오밍주 등 10개가 넘는 주에서 비슷한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지원을 담은 예산안의 상원 통과가 결국 해를 넘기게 됐군요?
기자) 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대표는 19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 당의 협상이 고무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면서도 "도전 과제는 남아있다"며 예산안 통과가 해를 넘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지난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상원 휴회를 연기하고 이번 주 안보 지원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연내 처리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이 안보 지원 예산안이라는 것이 어떤 내용이죠?
기자) 안보 지원 예산안은 약 1천 110억 달러 규모인데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500억 달러,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140억 달러가 포함됐고요. 여기에 국경 안보 예산 등도 들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예산안이 상원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기자) 공화당은 안보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현재 미국의 개방적인 이민 정책에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개방적인 이민정책 시행 이후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이주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를 막기 위해 강경한 이민정책이 필요하고, 이것이 반영되지 않는 한 지원 예산안 통과는 없다는 것이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상원 의원들이 연말 휴회까지 미루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협상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백악관과 상원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이 모여서 국경 정책 등을 두고 논의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안보 지원 예산안의 연내 처리는 물 건너간 상황에서, 언제쯤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어떤 시간표에따라 이것을 처리할지는 불분명합니다. 슈머 대표는 단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로 복귀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코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민 정책에 대한 해법 마련에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상에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상원은 언제 다시 의회 복귀할 예정이죠?
기자) 네, 상원은 내년 1월 8일 다시 의회로 복귀하며 새 회기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예산안에 대한 논의는 상원 의회 복귀 이후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최근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인의 경우 10명 중 거의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또, 미 ‘뉴욕타임스’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유권자는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3명 만에 이를 지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텍사스 주지사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자를 주법으로 체포할 수 있게 했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최근(18일), 불법으로 텍사스 남부 국경을 넘으려고 의심되는 이주자를 경찰이 체포하도록 허용하는 포괄적인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SB4로 알려진 이 법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불법 이주자가 체포되면 그 뒤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체포된 불법 이주자는 현지 치안 판사의 명령이 나올 때까지 구금 시설에 있게 됩니다. SB4 법은 현지 치안 판사가 불법 이주자의 출국 명령을 지시할 권한을 주고 있는데요. 불법 이주자가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거부할 경우, 판사는 180일 구류에서 최대는 20년의 중범죄 혐의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자는 이미 미 연방법에 따라 불법 입국 또는 재입국 혐의로 기소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관련 법을 집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18일), 텍사스주 기금으로 운영되는 브라운스빌 국경 장벽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대통령의 “고의적인 무대응에 텍사스는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체포된 불법 이주자 58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텍사스주와 인근 뉴멕시코주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애벗 주지사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도 승인했다고요?
기자) 네. 애벗 주지사는 국경 장벽 건설 및 기타 운영을 위해 추가로 15억 달러 자금을 승인하는 법안에도 서명했습니다. 이 자금은 국경 단속을 위해 이미 배정된 50억 달러 주 기금에 추가로 더해진 것입니다. 실제로 텍사스주는 리오그란데 강변 저지대에 가시철조망과 수중장벽을 설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텍사스주의 이 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많은 법조계 전문가는 이민 집행 관련 권한은 연방 정부에 있다며, 텍사스 주법이 법적 도전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텍사스주의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애벗 주지사의 법안 서명 직후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20명 이상의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미 법무부에 해당 법 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서한에 서명했는데요. 서한에는 SB4는 텍사스 주민들에게 위험하며 이민과 외교 문제에 대한 연방 정부의 독점적 권한을 훼방한다고 명시됐습니다.
진행자) 과거 애리조나주에서도 비슷한 법이 나왔지만 연방 대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 애리조나주는 주 경찰이 시민들의 이민 신분을 검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요. 애리조나 주법은 2년 후, 연방 대법원에 의해 대부분 기각됐습니다. 당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불법체류 이주민과 관련한 애리조나주의 좌절감을 이해하지만 “연방법을 훼손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이민 정책을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이민 문제와 관련한 언급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고 하는데요.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17일) 뉴햄프셔주에서 행한 공식 대선 유세 현장에서 서류 미비 이민자들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혐오 발언을 했습니다. 또 “남미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도 미국으로 유입된다”면서 이는 “국경 재앙”이라고 말했는데요. 해당 발언이 순수혈통을 주창했던 ‘아돌프 히틀러와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자신은 히틀러가 쓴 책인 ‘나의 투쟁’을 읽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날도 또다시 불법 이주자들이 미국의 피를 파괴하고 있고 미국의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