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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대북 외교’ 불투명…‘한국 중재자’ 역할 중국에 뺏겨”


[VOA 뉴스] “‘대북 외교’ 불투명…‘한국 중재자’ 역할 중국에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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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갈등으로 향후 대북외교는 교착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특히 한반도 중재자를 자임했던 한국 정부는 그 역할을 중국에 빼앗긴 상태이며, 대북외교의 돌파구도 한국이 아닌 미-북 사이에서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영국에 본부를 둔 외교 연구단체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5일 발표한 ‘2020년 아시아 태평양 역내 안보평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미중 간 신냉전 망령 때문에 향후 대북외교에 상당 기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있었던 한반도의 낙관적 외교 전망이 대부분 소멸한 상태라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대외 관계가 6자회담 핵심당사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에 치중해왔다는 점에서 선대인 김정일 시대의 전형적인 ‘분열과 정복 전략’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미국과 한국, 중국과의 정상회담 등 개별 관여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 간 내재적 상호관계 때문에 외교적으로 교착 국면에 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김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북중 관계 복원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북 정상 간 직접 소통로가 구축된 뒤 남북대화의 가치는 급격히 낮아졌고 이후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미북 관계가 소원해지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아닌 시 주석에게 조언을 구하고 경제적 원조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경우 최근 대북 외교적 성과의 부재가 경제 등 국내 도전 과제들과 맞물려 대통령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5년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문 대통령이 주창한 한반도 중재자 역할은 시 주석에게 뺏긴 상태라면서, 한반도 문제가 2018년과 같은 짧은 평화를 다시 맞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한국이 아닌 미북 관계에서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향후 대북 외교관계의 핵심이 될 미-중 관계가 신냉전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대북 외교가 교착국면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이 이미 20기에서 6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플루토늄 기반 핵시설인 영변과 베일에 가린 우라늄 기반 시설들을 통해 매년 최소 5~6기의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만큼은 전통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지만 미중 간 갈등이 계속 악화될 경우, 북-중 관계 밀착이라는 전혀 반대 방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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